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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면 바지에 싸라"…수치스러운 동작 강요하고 동료 재소자 괴롭힌 격투기 선수

수정 2023.06.04 15:11입력 2023.06.04 15:02

수치스러운 동작 강요하고 안마까지 하게 해
재판부 "반성 않는 점 고려" 징역 1년 선고

과거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이력을 앞세워 구치소에서 다른 재소자들을 괴롭힌 30대 재소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인천지법 형사14단독 이은주 판사는 A씨(33)에게 상해 등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3월18일부터 5월28일까지 인천구치소에서 동료 재소자인 B씨(29)와 C씨(25)를 상습적으로 괴롭히거나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자신이 수감되기 전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사실을 과시해 다른 재소자들에게 공포감을 갖게 했다. 그는 B씨와 C씨에게 수치스러운 행동을 하게 만들었는데, 이들은 양손으로 귀를 잡고 엎드린 상태에서 "귀뚤"이라고 소리치고, 흉기로 찌르듯이 손을 앞으로 뻗으며 "강도"라고 외쳐야 했다. 또 A씨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엎드린 채 성행위를 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기까지 했다.

구치소.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출처=연합뉴스]

피해 재소자들은 A씨의 명령에 따라 서로 복부를 때리기도 했고, A씨가 'KCC'라는 이름을 붙여 만든 운동클럽에 가입해 강제로 운동도 해야 했다. B씨는 "운동을 그만하고 싶다"고 호소했으나 A씨는 "다른 재소자들한테 복부 10대를 맞고 탈퇴하라"고 윽박질렀다.


B씨는 2개월 동안 A씨의 전용 안마사 노릇도 했다. "야. 여기 와서 마사지 좀 해봐"라는 말이 떨어지면 20분 동안 A씨 몸 구석구석을 주물러야 했다. 평소 아침마다 화장실에 가던 그는 A씨로부터 "앞으로 화장실 가면 죽여버린다. 급하면 바지에 싸라"는 협박까지 받았다. 하루는 A씨가"야 이리로 와봐"라며 B씨와 C씨를 부르더니 갑자기 "기분 좋게 기절시켜 주겠다"며 다리로 목을 졸랐다. B씨 등이 "뇌에 피가 안 통할 것 같다"고 호소했으나 A씨는 이를 무시했다. 이에 실제로 기절까지 한 피해자들은 상대방의 목을 졸라서 호흡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뇌로 향하는 혈액의 흐름을 막아 상대방을 실신시키는 격투기 기술인 이른바 '초크'를 10차례나 당했다.

결국 A씨는 상해와 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B씨 등은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B씨는 "A씨가 무서워 (수치스러운 행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며 "안마도 하기 싫었지만 맞을까 봐 두려워 요구대로 했다"고 말했다. C씨도 "인천구치소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사람이 없어 고립된 상태였다"며 "A씨는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재소자에게 때리게 하는 방법으로 괴롭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A씨는 "엎드리게 해서 시킨 행동은 장난이었고 서로 때리게 한 적은 없다"며 "안마도 B씨가 스스로 했고, 기절시킨 적은 있지만 피해자들이 원했다"고 주장했다.


이 판사는 "피해자들은 A씨가 범행할 당시 상황 등을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구치소에 수용돼 반성하며 생활해야 하는데도 다른 재소자들을 상대로 범행했다"며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과 피고인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며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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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오는게 걱정”…주택착공 불황에 현장인력 1.9만명 줄어
수정 2023.06.04 09:19입력 2023.06.04 08:00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분양 경기 악화로 주택 착공 현장이 줄어들면서 건설업 종사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1~4월 누계 주택 착공 실적은 전국 6만7305가구로 전년 동기(11만8525가구) 대비 43.2% 감소했다. 수도권은 3만754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4.5% 급감했고, 지방은 2만9759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1.6% 줄었다.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분양 경기 악화로 주택 착공현장이 줄어들면서 건설업 종사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공사현장 전경.

착공 현장 감소는 건설업 근로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4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설업 종사자 수는 144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146만8000명) 대비 1만9000명(-1.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주택사업과 관련된 현장 건설기능인력, 분양·마케팅 인력 등의 이탈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분양 경기 악화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비용 및 인력 관리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분양 시장이 어려운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지속되고 있어 본사 차원의 타이트한 관리가 실시되고 있다”며 “주택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는 인력 운용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올해 채용 규모도 전년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올해 건설업에서는 매달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채용 규모를 이어오는 중이다. 건설업 채용 인원은 ▲1월 18만2000명(전년 동월 대비 3000명 감소) ▲2월 19만6000명(6000명 감소) ▲3월 22만4000명(7000명 감소) ▲4월 27만7000명(1만1000명 감소) 등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인력 이탈과 신규 채용 감소가 공사 품질과 안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공사 현장 A소장은 “현장 인력은 계속 줄고 있지만, 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이라 인력 충원 자체가 쉽지 않다”며 “지금이야 어떻게든 버티지만 앞으로 인력 이탈이 더 심화될 경우 공기 등을 맞춰야 하는 현장은 안전사고 등에 대한 부담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사 현장의 관계자는 “무엇보다 현장 건설기능인력에 대한 신규 채용 감소가 걱정된다”며 “장치 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등 기능원 종사자는 지금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이들에 대한 신규 채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건설 경기가 살아났을 때 심각한 인력난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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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사외이사 대책위, 한국판 폭스콘 조치 할 수 있나
수정 2023.06.04 11:50입력 2023.06.04 06:30

사외이사들, ESG 현안해결 나서
쇄신안 낼 수 있을지 주목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들이 하기로 한 팀장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 활동이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 최대 협력업체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노동자 사망 사건 이후 애플과 미국 노동감시단체가 진상조사를 해 개선책을 내놨던 것처럼 사외이사가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서 경영진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 문두철, 강정혜, 오정석, 박상희 등 4명은 정호영 대표이사 사장이 관여하지 않는 가운데 직원 사망 대책위를 가동하기로 했다. 사망 원인, 전후 상황 파악, 근본 대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고 활동 기간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대책위원회에 참여하는 사외이사 4인 모두 회사의 모든 자료를 열람할 권한이 있는 감사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상법 412조에는 감사는 언제든 회사의 업무와 재산 상태를 조사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2022년 LG디스플레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보면 사외이사 4명 모두 작년 감사위원회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및 고용노동부 조사와 별개로 사외이사들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의 심각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사외이사가 발 벗고 나서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현 한국ESG기준원) 원장을 지냈던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료 열람 권한이 있는 감사위원들이 이사회 보고도 올라오기 전에 스스로 보고서를 써서 경영진에게 전달하겠다고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폭스콘 진상조사'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비슷한 사례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2010년 한 해 폭스콘에서 직원 13명이 자살하자 애플은 미국 노동감시단체 공정노동위원회(FLA·Fair Labor Association)와 함께 폭스콘 노동조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폭스콘이 중국 노동법 50건 이상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임금을 기존보다 2배 올리고 60시간 넘던 주당 근로 시간을 49시간까지 줄이기로 했다.


김동수 김앤장법률사무소 ESG경영연구소장은 "사건 발생 전 리스크 예방 활동보다 발생 후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 대책위 활동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사외이사 대책위 활동이 애플과 FLA가 펴낸 보고서만큼의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회사 외부 인력이 독립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한국 ESG 경영에 긍정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이사회 회의 출석률 등을 통해 기업 ESG 경영활동을 평가하는 기관에서도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 대책위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기관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굉장히 파장이 큰 사내 ESG 문제, 그중에서도 'S(사회)'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사측이 실행에 옮길 경우 한국 ESG 경영 개선에 굉장히 중요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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