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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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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보다 빨리 슝” 가수 태양씨가 지난달 발매한 'Down to Earth‘ 앨범에 수록된 ’슝!‘의 가사 일부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연인에게 가겠다‘라는 뜻을 스포츠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에 빗대 표현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람보르기니 차량은 ’매우 빠르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씨는 정말 람보르기니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까요?
이 회사가 자랑하는 엔트리급 스포츠카 우라칸 STO를 일반도로와 서킷에서 각각 시승해봤습니다. 두 군데 모두에서 이만큼 빠르게 갈 수 있는 차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곡예 주행에서도 주행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12일 일반 도로에서 먼저 시승해봤습니다. 시동을 걸 때는 ‘민폐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차장 내에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바로 엔진 때문이죠. 자연 흡기 5.2ℓ V형 10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습니다. 10개의 실린더가 ‘열일’하면서 대기 중 공기를 그대로 받아들여 내는 소리가 여타 기존 차들과 다릅니다. 예를 들어 기어를 내릴 시 ‘푸슉’ 소리가 납니다. 자연흡기 방식은 소리뿐 아니라 차량의 반응속도도 높여줍니다. 특히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즉각적인 가속은 즐거움을 주는 요소입니다. 신호등 앞에서 대기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마치 레이스 경기를 시작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STO는 'Super Trofeo Omologata'의 준말입니다. Omologata는 ‘승인하다’라는 뜻이 담긴 이탈리아어입니다. 즉, 일반 도로에서도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뜻입니다. 다만 시승하는 6시간 동안 시속 100㎞를 넘기지 않은 채 시내 주행을 했을 때, 허리 통증을 느꼈습니다. 전고(도로면에서 차체 가장 높은 부분까지 높이)가 1220㎜로 매우 낮아, 노면 소음부터 진동까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일에는 이 차량을 서킷(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타봤습니다. 특히 짐카나(빈 주차장에서 복잡한 코스를 도는 주행)에서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을 오간 후, 콘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 속도를 내 급정거하는 코스입니다. 출발하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자 STO는 황소처럼 앞으로 튀어 나갔습니다. 핸들 반응도 민감해 바퀴와 사람이 한 몸이 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첫 구간을 지나 속도를 줄인 후 한 바퀴를 도는 구간에 다다랐습니다. 랩타임을 측정했기 때문에 기록 욕심에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며 회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차량이 이른바 ‘털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으며 부드럽게 지나갔습니다. 이후 가속 구간을 거쳐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바로 멈췄습니다.
서킷에선 우루스 S, 우라칸 에보 RWD 스파이더를 번갈아 타봤습니다. 두 차량 모두 서킷에서 빠르게 달리고, 커브 길도 잘 빠져나왔습니다. 다만 STO 만큼 서킷에 최적화되진 않았습니다. STO는 가속 구간에서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잘 달렸습니다. 짐카나 주행과 마찬가지로 제동 성능 또한 훌륭했습니다.
우렁찬 황소의 울음 같은 배기음을 가진 이 차량. 곧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람보르기니도 전동화 계획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얼마 전 공개한 브랜드 역사상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레부엘토’가 다음 달 한국에서 공개됩니다. 이후 내년부터 우라칸과 우루스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아시아태평양지역 CEO는 “자연 흡기 엔진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우리의 헤리티지인 12기통 엔진 등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 중이다. 전동화 시대가 온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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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5만여 명을 채용했다. 올해 초 빅테크 발 감원 한파 여파로 1만 명 이상의 해고 조치를 단행했지만, MS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재택근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구성원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신입 직원뿐 아니라 경력 직원까지 속속 MS라는 조직에 합류했다.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에서는 당신의 매니저가 이제 '풀서비스 컨시어지(full-service concierge)'입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애덤 그랜트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교수의 팟캐스트에 나와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새로운 구성원을 받아들일 때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컨시어지는 호텔 로비에서 투숙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일종의 집사 역할을 하는 직원을 말하는데, 입사자의 바로 위 상사인 관리자가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A부터 Z까지 회의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조직 문화, 대화 방식까지 공유하는 '맞춤형 비서'가 돼야 했다.
나델라 CEO는 "많은 직원이 참여하는 (대면 상태의) 완전한 온보딩 시스템에 의존했던 때와는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새로 입사한 직원이 다른 직원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두 사람을 잇는 MS 화상회의 시스템인 팀즈 창을 열고 자신은 소개만 하고 빠져나왔던 한 매니저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일부 상사는 일이 번거롭겠지만 재택근무 환경에서도 사람들 사이에 유대감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신입사원의 교육만큼이나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경력 직원의 '온보딩(Onboarding)'이다. 영어로 '배에 탄다'라는 뜻의 온보딩은 처음 조직이라는 배에 타는 직원이 능숙한 선원이 되도록 돕는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새로운 구성원이 기존 조직에 수월하게 적응해야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어 조직 차원에서는 온보딩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참고 기사 : 2023년 5월 20일자 '[찐비트]"저연차 직원들 사무실 나와야"…재택근무 '신입 교육'[오피스시프트](26)'
팬데믹 이전까지는 메신저를 사용하는 방법부터 관계 형성, 업무 영역 조율과 조직 문화, 대화법을 익히는 일까지 조직에 적응하는 전 과정을 오프라인에서 해왔다. 하지만, 재택근무하는 기업이 원격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 사무실로 출근하면 새로운 공간에서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유·무형의 언어로 소통하며 온몸으로 분위기를 익힐 수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 환경에서는 노트북 화면 속에서 만나고 대화하며 모든 것을 경험해야 한다.
자칫 신입 구성원이 온보딩에 실패하면 조직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쓰디쓰다. 열악한 온보딩은 새로 들어온 직원들이 퇴사하는 요인이 된다. 실컷 비용을 들여 인사 절차를 밟고 어렵게 모셔온 인재를 제 발로 내쫓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업체인 인사 솔루션 서비스 제공 업체 페이첵이 지난해 직장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제대로 된 온보딩 절차를 밟지 못했다고 느끼는 응답자의 80%가 '조만간 회사를 그만둘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다니던 직장을 나와 이직해 들어간 새 회사에서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고 생각해보자.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궁금한 걸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회사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파악하기 어려워 당사자도, 회사도, 동료들도 힘들 수밖에 없다. 회사를 뛰쳐나가고 싶을 거다.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첵 설문조사 응답자 3명 중 1명은 온보딩 과정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아 혼란스러웠다고 답했다. 특히 재택근무로 온보딩을 한 경우에는 이 응답률이 36%로, 대면 근무나 하이브리드 근무자와 비교해 비교적 높았다. 재택근무하는 응답자가 사무실 출근 응답자보다 퇴사할 의사를 표현한 경우가 117% 많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페이첵은 분석했다.
재택근무 환경 속에서는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기보다는 기존 관계를 공고히 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인사를 건네고 잡담을 나누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켄지가 지난해 미국 남녀 직장인 5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직장 안팎의 사회적 관계망이라 할 수 있는 일명 '네트워크'가 확장됐다고 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답변은 28%, 기존에 알고 지내던 관계를 강화하는데 집중했다는 답변율은 31%로, 관계 구축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기존 관계를 강화하는 것에 좀 더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재택근무 중인 직장에 새로 합류하는 구성원에게 적절한 온보딩 과정은 그야말로 조직에 무사히 안착하는 '필수 코스'인 셈이다.
나델라 MS CEO가 언급한 것처럼 일명 컨시어지 전략은 재택근무 제도를 운용하는 기업의 온보딩 프로그램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 멘토, 버디 등 다양한 명칭이 붙지만 결국 핵심은 새로 들어온 직원과 같은 팀 내 직원을 일대일로 매칭해 맞춤형 도움을 줄 전담마크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재택근무 중에도 대면 온보딩 전략을 사용한다. 직원이 자유롭게 근무 장소를 정할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운용 중인 네이버는 신규 입사자에게 입사 직후 3개월간 최소 주 1회 사무실로 출근하라고 한다. 주 5일 내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타입 R'과 주 3일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는 '타입 O'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적어도 입사 후 3개월은 사무실 출근 규정을 지켜야 한다.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혼자 사무실에 나온다고 해서 회사 일을 알아서 척척 스스로 깨달을 순 없다. 신규 입사자가 속한 팀 내에 멘토 역할을 하는 '버디'도 3개월간은 최소 1회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회사는 권장한다. 함께 식사하거나 카페를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타입 R을 선택한 직원은 배정하지 않는 고정좌석도 이 기간에는 신규 입사자와 버디 모두 받게 된다고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3개월간 함께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적응을 돕도록 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실시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슬랙 등 다양한 기술 도구를 활용해 온라인 소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새로 합류한 구성원이 팀과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같은 팀 구성원이 한 달간 '돌보미'가 되는데, 의무적으로 사무실에 나오거나 하진 않는다.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서 원격 환경이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다양한 업무 공유 툴이 있고 소통 도구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오프라인으로 만나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아한형제들이 조직 문화를 흡수하고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입사 시점에 맞춰 월 2회 오프라인으로 '배민컬쳐캠프'를 진행해 동기들 간에 유대감을 쌓고 조직 문화와 서비스를 이해하는 자리를 갖는다고 한다.
꼼꼼한 온보딩 자료 마련에 진심인 기업도 있다. 2011년 창업 당시부터 전원 재택근무 방식을 택했던 미국 나스닥 상장사 소프트웨어 업체인 깃랩이다. 깃랩의 원격근무 총괄이었던 대런 머프(현재 글로벌 취업 알선 업체 안델라의 부사장)는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4월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온보딩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를 문서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소개했다. 직원이 불과 10명일 때에도 문서화의 중요성을 깨달아 일찍 시작했고, 이를 통해 일종의 백과사전 같은 엄청나게 구체적인 가이드를 만들어 뒀다는 설명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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