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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이 돌기 시작했다'…한은 환수율 3년만 최고[BOK포커스]

수정 2023.04.04 13:18입력 2023.04.04 06:10
오만원

2021년 8월 이후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높아지면서 장롱과 금고 속에 쌓여있던 5만원권이 다시 환수되기 시작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의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은 56.5%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전년(17.4%)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5만원권 발행액은 총 20조642억원으로 이 가운데 11조3346억원이 환수되면서 60%에 육박하는 환수율을 기록했다. 5만원권 10장을 발행했다면 5장이 넘는 5만원권이 한은으로 되돌아왔다는 얘기다.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화폐가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2009년 6월23일 36년 만에 새 고액권인 5만원권 발행을 시작했다. 발행 첫해인 2009년 10조7067억8700만원이던 발행액은 2019년 26조7373억원까지 꾸준히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20조642억원으로 발행액이 줄어들었다.


5만원권 환수율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인 2018년 67.4%로 사상 최고에 달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면거래가 급감하면서 2019년 60.1%로 감소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는 24.2%까지 쪼그라들더니 급기야 2021년 5만원권 환수율은 17.4%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는 5만원권을 처음 발행했던 2009년(7.3%)을 제외하면 역대 최저다.

특히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고액권을 집에 쌓아두려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5만원권 환수율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한때 5만원권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일부 시중은행은 5만원권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동입출금기(ATM)에 '5만원권 인출 불가'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개인과 기업 고객의 5만원권 입금이 줄어든 데다 낮은 금리 탓에 은행에 예금해도 이자가 거의 붙지 않게 되자, 관리가 용이한 5만원권으로 현금을 쌓아두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21년 8월부터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무엇보다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반 동안 기준금리가 3%포인트나 올랐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치솟으면서 집안 장롱이나 개인 금고에서 잠자고 있던 5만원권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 코로나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난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한은 정복용 발권기획팀장은 "5만원권 환수율은 2021년 17.4%로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지만 지난해 이어진 금리인상에 방역 완화 이후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높아지고 있다"며 "금리가 인상되면 화폐 사용이 줄면서 금융기관으로 환수되는데 은행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집안 금고에 쌓아두느니 저축하자는 심리가 작용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 다음으로 고액권인 1만원권의 지난해 환수율도 127.6%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1만원권 발행액은 5조2344억원이었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는 6조6813억원이 환수됐다. 이자수익을 생각하는 개인·기업이 늘고, 코로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대면 거래가 활발, 회수율이 증가했을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과거 5만원권 환수율이 급감한 이유를 코로나19 상황 이외에도 정부의 세금 정책에서 찾기도 한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고액 자산가들의 세부담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쉽게 추적할 수 있는 형태의 자산 운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저금리 상황이 장기간 이어져온 데다 세금정책까지 가세해 5만원권 품귀 현상을 빚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세 대상임에도 정부의 규제를 피해 이뤄지는 경제활동인 지하경제와의 상관관계도 언급된다. 이에 대해 한은 김근영 발권국장은 "현금 고액권은 익명성으로 인해 지하경제에서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나 환수율과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내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만원권의 환수율이 최근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타 권종의 수준으로 오른 것이고, 5만원권은 저액면 권종과 다른 수요가 꾸준히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면서 "몇 년간 많이 공급됐던 화폐가 환수되는 영향이 있는 것이지 이런 경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리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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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당했다' 신고男…경찰차 4대 출동하자 "거짓말인데"
수정 2023.04.04 13:34입력 2023.04.04 13:34

거짓 신고 혐의로 즉결심판 회부

충남 천안에서 한 남성이 경찰에 거짓 신고를 해 즉결심판에 회부됐다고 조선일보가 4일 보도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충남 천안에서 남성 A씨로부터 "강간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남성은 위치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나 제주도", "거짓말인데 하하하"라면서 장난스러운 언행을 보였다.


지난달 14일 충남 천안에서 남성 A씨로부터 "강간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나 이는 거짓으로 판명됐다. 이에 해당 남성은 즉결심판에 회부됐다.[사진출처=경찰청 유튜브 채널]

경찰은 만일의 피해 가능성을 대비해 경찰차 4대를 동원해 출동시켰다.

그러나 신고한 남성에게선 "아무 일도 없다"는 뻔뻔한 대답이 돌아왔다. 모두 거짓 신고였던 것이다.


당시 출동한 경찰이 녹화한 영상을 보면 A씨는 경찰에 "아무 일도 없어"라고 말한다. 이에 경찰은 "아무 일도 없었냐?" "강간 자체가 없었느냐"고 묻자 A씨는 "아, 별일 없었어. 그냥"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다.


경찰이 재차 묻자 A씨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며 횡설수설했다. 이후 결국 거짓 신고를 인정했다.


A씨는 거짓 신고 이후에도 A씨는 "그럼 끝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고 경찰은 "끝난 것 아니다. 왜 강간 안 당했는데 신고하느냐"며 "순찰차 4대 온 건 아시냐. 진짜 강간 피해 당했을까봐 4대나 왔다. 근데 이렇게 거짓 신고하면 어떡하냐"고 되물었다.


이에 A씨는 "그냥 없었던 걸로 하자"고 했고 남성은 결국 거짓 신고 혐의로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즉결심판은 2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에 해당하는 경미한 범죄 사건에 대해 경찰서장 청구로 약식재판을 받게 하는 제도다.


경찰이 "재판 받으면 60만원 이하 벌금"이라고 알리자 남성은 "예??"라며 그제서야 후회하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아무 생각 없이 한 거짓 신고로 인해 경찰이 실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지 못하고 있다"며 절대 허위·거짓 신고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경범죄처벌법 제 3조에 따르면 있지 아니한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할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받는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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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기준금리 0.25%p 인상 가능성 56%"…국제유가 6% 급등에 물가 자극 우려(종합)
수정 2023.04.04 08:39입력 2023.04.04 05:53

"연방준비제도(Fed)의 일을 조금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주요 산유국의 예상치 못한 감산 발표로 국제유가가 6%대 급등하면서 Fed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까지 치솟을 경우 그간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최우선순위를 둬 온 Fed의 행보에 새 변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Fed 내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이러한 우려를 확인했다.

◆유가 6%대 급등…약 1년만에 최대 오름폭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6.28% 오른 배럴당 80.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일일 상승폭 기준으로 작년 4월12일 이후 최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7%(4.56달러) 오른 84.45달러를 기록했다. 이 또한 작년 3월 말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장중 한때 WTI와 브렌드유는 8%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회원국들이 오는 5월부터 하루 116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여파다. 러시아가 일일 50만배럴의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을 포함하면 전체 감산 규모는 일 160만 배럴 이상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브렌트유 가격이 연말까지 최고 배럴당 1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올 연말과 내년 말 브렌트유 전망치를 각각 배럴당 95달러, 100달러로 5달러씩 상향했다. CMC 마켓츠의 티나 텡 애널리스트는 "OPEC플러스의 추가 감산 계획에 중국의 경제 재개와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의 러시아 감산이 합쳐지면서 유가가 다시 100달러대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인플레 압박 우려 커져…불러드 "Fed 일 어려워질 수도"

이러한 유가 급등은 최근 둔화 조짐을 보여온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쏟아진다. 자칫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고 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금리인상 스탠스를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피닉스캐피털은 이번 감산 결정을 "인플레이션의 문제"라고 평가하며 "인플레이션 지표상 지난 12개월 동안 하락한 항목은 에너지가격과 중고차뿐"이라고 짚었다. SYZ 프라이빗 뱅킹의 루크 필리프 투자책임자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에너지 가격으로 인플레이션이 재반등할 경우 중앙은행에는 좋은 시나리오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결정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이유도 이러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기인한다.

Fed 내 대표 매파 인사인 불러드 총재 역시 이러한 우려에 동의를 표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OPEC+의 감산 결정은) 놀라운 일이었다"며 "유가는 변동이 심해 정확히 따라잡기 힘들다. 일부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하는) Fed의 일을 조금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불러드 총재는 올해 미국의 최종금리가 5.625%까지 올라야 한다고 밝혀왔다. Fed는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75~5.0%로 0.25%포인트 인상한 상태다.


시장에서도 산유국들의 감산 발표 이후 금리 전망이 한층 강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오는 5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56%이상 반영하고 있다. 전날 48%대보다 높아진 수치다. 금리 동결 전망은 43.6%다.


다만 Fed가 주로 주시하는 물가지표가 변동성이 높은 유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라는 점에서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도 나온다. 향후 상승세는 원유 수요 불확실성 등에 따라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JP모건체이스의 나타샤 카네바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실제로는 (산유국들의) 감산 규모가 더 작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 중개회사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Fed가 현 경로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유가 여파를 크게 받지 않는 근원 물가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주에는 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여파를 미칠 수 있는 미국 3월 고용보고서, 구매관리자지수(PMI), ADP 급여보고서 등 주요 지표들의 발표도 줄줄이 예정돼있다. 월가에서는 오는 7일 예정된 고용보고서에서 3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24만명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월 31만1000명에서 추가 감소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3.6%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2분기 첫 거래일인 이날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급등 속에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0.98%, 0.37% 상승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7% 하락 마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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