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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딸 손 못 놓는 아버지…전세계가 울고 있다

수정 2023.02.08 14:59입력 2023.02.08 11:04

무너져내린 폐허 더미 속 딸 손 못 놓지 못해
시리아에서도 자녀 잃은 부모의 눈물 이어져

숨진 15세 딸의 손을 꼭 붙잡은 아버지 메수트 한제르 [사진출처=AFP·연합뉴스]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에 사망자가 하루 만에 630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시시각각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7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한 한 장의 사진에 많은 이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딸의 손을 놓지 못하는 아버지의 사진이다.


이 사진 속 남성은 메수트 한제르 씨로 이번 강진으로 딸을 잃었다. 그는 무너져내린 아파트 폐허 더미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15세 딸 이르마크 한제르의 손을 차마 놓지 못한 채 붙잡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진 발생 당시 침대에 누워 있던 이르마크는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콘크리트, 창문, 벽돌 등 잔해에 깔려 숨졌다. 구조 당국과 시민 여러 명이 이르마크를 비롯한 잔해 속 희생자를 빼내려고 애썼다.

그러나 구조대가 들어올 도로가 파괴된 데다 악천후까지 덮쳐 생존자들은 잔해 속 가족을 두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사진 속 안타까운 부녀의 모습만큼 카라만마라슈의 고통을 잘 드러내는 건 없을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카라만마라슈는 이번 지진의 진앙 부근인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져 있다.


시리아에서도 자녀 잃은 부모의 눈물 이어져
이번 지진으로 숨진 아기를 품에 안은 아버지 [사진출처=AFP 연합뉴스]

튀르키예와 함께 지진 피해를 본 시리아에서도 지진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의 눈물이 이어지고 있다. 북서부 알레포주 아프린시 잔다리스 마을에서 한 시리아인 아버지가 이미 숨진 아기를 품에 안고 애통해하는 장면이 AFP 사진에 담겼다.


아프린시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해 구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다. 사진 속 아버지는 붉은색 담요로 아기를 감싼 채 폐허가 된 건물 잔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숨진 이들은 8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집계한 수치로 수색·구조 작업이 계속 진행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악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자 2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르포]'유리섬유 테이프 4장 합치니 철보다 단단'…플라스틱 전기차 시대 연다
수정 2023.02.08 14:56입력 2023.02.08 08:38

SK지오센트릭, 'UD테이프' 개발
전담부서 신설·올해부터 본격 사업화

[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전기차는 무겁다. 배터리 때문이다. 차가 200kg 더 무거워진다. 배터리 팩을 담는 케이스 덮개도 무거운 철로 만든다. 전기차의 생명은 한 번 충전해서 얼마나 오래, 멀리 달리는가다. 최대한 주행거리를 늘리는 게 중요한데, 무거우면 연비가 떨어진다.


UD테이프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2030년부터 미국과 유럽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제품 자체 및 포장지에 재활용 플라스틱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영국의 경우 1t당 30만원을 내야 한다.


각국 정부가 탈탄소 정책을 강화하면서 기업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석유화학 계열사 SK지오센트릭이 오랜 고민 끝에 답을 내놨다.


철을 대체할 친환경 플라스틱 ‘UD(Unidirectional) 테이프’다. 철만큼 단단한데 5배 가볍다. 열에 녹아 100% 재활용할 수 있다. 복원력도 높다. 충격을 받아도 부러지지 않고 원상 복구된다. 꿈의 소재다. 2012년께 세상에 알려진 소재다. 친환경, 탄소감축, 경량화가 전 산업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UD테이프는 회사 주력 생산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PP)을 유리섬유와 합쳐 만드는 소재다. 고기능성 폴리프로필렌(HCPP)을 바탕으로 고성능 UD테이프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SK지오센트릭 차별화 지점이다. SK지오센트릭 HCPP는 범용 PP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10%가량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다.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다. 재료만 좋은 게 아니다. 고객사 사정에 맞게 PP를 설계해 UD테이프를 만들어준다. PP를 직접 만들어서 가능하다. 올해 ‘CES 혁신상’도 받았다.


UD테이프를 개발한 문용락 SK지오센트릭 경량화솔루션사업부 마케팅팀장이 UD테이프 샘플을 보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철보다 강한 플라스틱은 어떻게 만들까. 지난 1일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을 찾았다. 실험실 한 쪽에 길게 늘어뜨린 하얀 실이 압출기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유리섬유다. 유리를 섬유처럼 가늘게 뽑은 물질이다.


유리섬유 4000가닥을 뭉쳐야 머리카락 굵기만 해진다. 이 유리섬유를 기계를 이용해 넓게 펼쳐 면을 만든다. 면 사이에 PP를 도포한다. 220도 고온에서 유리섬유 사이사이에 PP를 침투시킨다.


테이프 형태로 만든 뒤 열을 식히면 얇은 실 모양 유리섬유가 장판처럼 널따란 UD테이프가 된다. 무한정 길게 뽑을 수도 있다. 이 회사만의 노하우다.


0.25mm UD테이프 4장을 합치면 철보다 단단해진다. UD테이프 인장강도(파괴될 때까지 견디는 힘)는 800~1000㎫(메가파스칼)이다. 자동차 경량화 핵심인 고장력 강판 인장강도는 570㎫이다. 1㎫은 1㎠당 10㎏을 견디는 수준을 의미한다. 철보다 최대 75% 강도가 높다는 얘기다. 무게는 철보다 가볍다. 1㎤ 직육면체로 똑같이 만들면 철은 7.6~7.8g이고 UD테이프는 1.5g이다. 더 단단하고 가볍다는 뜻이다.


UD테이프에 들어가는 유리섬유 [사진=최서윤 기자]

일반 철보다 최대 65% 경량화할 수 있다. 주원철 환경과학기술원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 연구원은 “유리섬유 함량이 많아질수록 기술 난이도도 높아진다”며 “시제품 수준에선 유리섬유 함량 비율을 조절하는 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UD테이프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UD테이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UD테이프를 개발한 문용락 SK지오센트릭 경량화솔루션사업부 마케팅팀장이 이끈다. 연구만 하던 문 팀장을 회사가 사업부로 보냈다. 제품을 개발한 그에게 사업까지 맡겼다. 회사는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생산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문 팀장은 “특정 업종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모든 업종으로 친환경 솔루션 사업 고객군을 넓혔다”며 “올 초 오토모티브 사업부에서 경량화솔루션사업부로 부서 이름도 바꿨다”고 했다.


주원철 환경과학기술원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 연구원이 방금 뽑아낸 UD테이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SK지오센트릭은 고객사에 친환경 솔루션을 제공한다. 통상 석유화학회사가 소재를 납품하면 제품은 고객사가 알아서 만든다. SK지오센트릭은 틀을 깼다. 정책 당국에 밝혀야 하는 탄소배출 기여도 수치 등을 대신 계산해 고객사에 제공하고, UD테이프로 고객사 물품을 만들어 준다. 최근 국내 택배업체와 실증사업도 했다.


철로 된 택배차 적재함을 UD테이프로 바꿨다. UD테이프 2장을 합치면 철과 강도가 같아지는데, 아직 UD테이프에 낯선 고객을 위해 4장을 적층했다. 차 무게가 100kg 줄었다. 물건을 100kg 더 실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차가 가벼워져 연비도 높아졌다. 문 팀장은 “유류비를 연 41억원, 이산화탄소를 연 5750t씩 줄이는 효과를 냈다”며 “UD테이프를 쓸수록 비용을 절감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세계 알만한 기업들이 사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상위 10위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차 내외장재 개발을 협업 중이다. 이미 유럽 완성차 업체와의 협의는 상당 수준 진행됐다. 물류기업과 철강 컨테이너를 대체하는 가벼운 UD테이프 컨테이너도 개발하고 있다. 경량화 기술이 필수인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UD테이프 시장은 연평균 11.4%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마케츠는 2021년 1억9400만달러(약 2427억원)였던 글로벌 UD테이프 시장 규모가 2026년 3억3200만달러(약 415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사진=최서윤 기자]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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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계획서_양궁_기보배.hwp'…서울대 수강신청 '광클' 전쟁
수정 2023.02.08 13:13입력 2023.02.08 08:03

교양 1학점 과목 강사 소문 돌아
수강신청 경쟁률 10대 1 넘어
서울대측 "아직 확정되지 않아"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기보배(35)가 서울대 교양과목 강사를 맡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학생들이 기대감에 들썩였다.


소문이 시작된 연유는 이러했다. 2023학년도 1학기를 앞둔 지난달 26일 서울대 수강 신청 시스템에 1학점짜리 '양궁' 교양과목에 대한 강의계획서 하나가 올라왔다.


파일명은 ‘강의계획서_양궁_기보배.hwp’였다. 상세정보를 보면 금요일 오전 9시와 11시에 각각 수업이 진행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으나, '대표 교수'란은 비어 있다.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기보배.

그러나 파일명을 보아 해당 수업을 담당할 강사가 기보배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학생들 사이에서 삽시간에 퍼졌다. 곧 1학기 강의에 대한 수강 신청 기간이 시작됐고,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광클'(미친 듯 클릭) 전쟁이 벌어졌다.

정원이 30~31명인 강의에 장바구니 기간 오전 9시와 11시 강의에 각각 310명, 328명이 몰렸다. 전체 3800여개 과목 가운데 상위 4~5번째로 신청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수업에 대한 기대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수강신청 시스템에 1학점짜리 '양궁' 교양과목에 기보배 이름이 기재된 강의계획서가 올라왔다. [사진출처=서울대 수강신청 시스템 화면 캡처]

서울대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수업과 기보배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서울대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기보배 양궁 과목 수강 신청 성공했다” “기보배 효과 대단하다” “기보배 교수 양궁이 10:1 경쟁률을 보여줬다” 등의 글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다만 대학 측은 아직 해당 과목의 강사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기보배 측은 경향신문에 “통지를 기다리는 중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강사 인선은 이달 말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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