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 서울세계불꽃축제
페어몬트 서울 대기자 120명
글래드 마포 객실 전부 만실
한강뷰 호텔들 대목 맞아
수요 몰리자 가격 치솟아
콘래드 서울은 방값 미책정
중고거래 플랫폼서 웃돈 거래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직장인 박수영(33)씨는 다음 달 8일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일 호텔을 예약하기 위해 하루에 몇 번씩 중고거래 플랫폼 게시글을 확인하고 있다. 그는 "여자친구에게 불꽃축제날 호텔에서 프러포즈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불꽃 뷰' 객실 예약이 쉽지 않다"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주고라도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로 서울 여의도·마포·용산 등 인근 호텔 대부분이 객실 만실을 기록하는 등 대목을 맞이했다. 일부 호텔은 수요가 오르자 호텔 가격을 책정을 미루고 있어 '부르는 게 값'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 예약 사이트 기준으로 다음 달 8일 불꽃축제를 볼 수 있는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콘래드 서울, 글래드 마포의 한강 전망 객실은 매진된 상태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예약 대기 명단은 이날 기준 120명이 넘는다. 글래드 관계자는 “불꽃축제 관련 패키지를 오픈한 지 일주일이 채 안 됐는데 객실이 전부 마감됐다”고 말했다. 용산 서울드래곤시티도 전날 한강뷰 객실 1박 패키지를 내놓은 지 하루 만에 50% 이상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드래곤시티 관계자는 "패키지 출시 사흘 만에 객실이 마감됐다"고 밝혔다.
가격도 치솟고 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이 공개한 다음 달 토요일 기준 1박당 기본 룸 가격은 50만원대이나 축제 당일 토요일의 경우 60만원대로 10만원가량이 뛰었다.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서울 용산은 40만원대 방이 50만원대로 뛰었다. 여전히 방값을 책정하지 않은 곳도 있다. 콘래드 서울의 경우 한강뷰 객실 일부를 유선 예약 고객에 한해 선착순 판매할 예정이나 객실 가격은 미정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몰리는 수요를 지켜보고 방값을 책정하려는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3년 전 축제 당시 콘래드는 50만~60만원대 방을 100만원대에 내놨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 축제 날짜가 나오지 않은 4~5개월 전부터 예전 축제 날짜를 참고해 호텔 여러 개를 미리 예약하는 '베팅'도 벌어졌다. 가족들과 불꽃축제를 즐기기 위해 용산과 여의도 호텔 예약에 모두 성공했다는 김 모 씨는 "예전 불꽃축제 날짜를 참고해 5개월 전 해당 날짜로 여의도와 용산 호텔 두 곳을 모두 예약했다"며 "객실 결정이 끝나면 다른 곳은 양도할 생각이다. 비싸게 팔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가겠다는 수요가 생기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도 숙박권이 등장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당일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숙박과 조식을 포함한 패키지를 당일 가격인 62만원에 내놓는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불꽃 같은 예약 열풍에 호재를 맞이했지만, 호텔업계는 오히려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한강뷰 객실이라고 다 같은 전망을 보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콘래드는 "불꽃놀이가 완전히 보이는 전망이 아닐 수 있다"며 사전 고지를 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공사 중인 건물로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항의가 들어와 환불 조치에 들어간 사례가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3년 만의 행사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여의도에 파크원 등 새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완벽한 전망을 보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예약 고객들에게 사전고지를 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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