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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수렴 하겠다더니…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 박순애

수정 2022.08.04 15:40입력 2022.08.04 11:51

학사운영방안 발표 후 다급히 자리 떠나
브리핑 후 통상 소화하던 질문 모두 거부

4일 박순애 부총리가 세종청사에서 2학기 학사운영방안 브리핑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이동하고 있다. 박 부총리가 다급히 이동하던 도중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다. (사진제공=세계일보)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제개편안 발표 이후 논란이 지속되자 기자들의 질문을 거부하고 침묵을 이어갔다.


4일 박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2022학년도 2학기 학사운영방안' 브리핑에서 인사말만 낭독한 후 자리를 떴다.


통상 브리핑 직후 2개 내지의 질문을 받는 것이 상식이지만 박 부총리는 이날 기자단의 질문을 받지 않고 서울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황급히 자리를 떴다.

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2학기 학사운영방안 발표 후 박순애 부총리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이동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날 브리핑 직후 기자들이 박 부총리에게 '질문을 왜 받지 않느냐', '학제개편안이 공론화 되지 않으면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을 했지만 박 부총리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기자들을 피해 다급히 이동하던 박 부총리의 신발이 벗겨지자 신발을 신으면서 "죄송하다"고 발언한 것이 전부였다.

학제개편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아달라는 요구에 박 부총리는 "좀 쉬고 오시면 답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박 부총리는 4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지만 사전 논의 없이 발표한 학제개편안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지명 직후 음주운전 논란, 논문 중복 게재 의혹, 자녀 입시컨설팅 의혹 등이 제기됐다.


박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학제개편안을 발표했고 4일 만인 지난 2일 학부모 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정말 이 정책(만5세 취학 연령 하향)이 아니라고 한다면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은 수정, 변경,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시도교육청과 교육부가 논의하지 않고 무심코 발표하는 정책은 교육 현장에 혼란만 가져다준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학생들이 받는다. 교육부도 이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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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나가는 돈 부담스러워"…고물가시대 구독 끊는 고객들
수정 2022.08.04 15:36입력 2022.08.04 06:26

넷플릭스·멜론 등 구독 서비스 비용 부담↑
OTT이용자, 평균 2.7개 구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1년 차 직장인 윤지영씨(26·가명)는 최근 카드 결제 내역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매월 정기 결제되는 구독 서비스료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윤씨는 넷플릭스·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해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여기에 쇼핑 혜택을 위해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도 가입해놨다. 그는 "영화 보는 게 취미라 OTT 서비스를 여러 개 가입해놨는데, 막상 바빠서 한 달에 1~2편도 못 볼 때가 많다"며 "매달 나가는 돈이 부담스러워 구독 서비스를 일부 해지할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고물가 시대에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구독 서비스를 해지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최근 OTT·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등이 월 구독료를 인상한 데다 복수의 OTT를 교차구독한 경우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구독료를 줄이기 위해 하나의 계정을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이용하거나 구독 공유 플랫폼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달간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구글의 인앱결제(앱마켓 자체 결제 시스템 이용) 여파로 구독료를 줄줄이 인상했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은 지난 6월 말부터 월 6900원·7900원·1만900원 요금제를 각각 월 7600원·8700원·1만2000원으로 10% 가량 올렸다. 앞서 플로와 바이브 또한 월 이용료를 각각 15%, 16%씩 인상했다.


그런가 하면 쿠팡은 지난 6월부터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변경했다. 기존 가격에서 약 72% 인상된 셈이다. 또 OTT 서비스 넷플릭스 또한 지난해 11월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구독 서비스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껏 시간에 구애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초 '알뜰한 소비'로 주목받았다.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보다 매달 1만원 안팎의 비용을 지불하고 여러 편의 콘텐츠를 보는 게 더욱 합리적인 소비라는 의견이다.


다만 구독료가 몇 달 새 빠르게 인상된 데다 외식비 등 전반적인 물가까지 함께 상승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대다수 이용자가 OTT 서비스를 2개 이상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은 더욱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간한 '디지털 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들은 평균 2.7개의 OTT를 구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자들은 OTT 이용 중 불편한 점으로는 '경제적 부담'을 42.5%로 가장 많이 꼽았다.


매달 지출하는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OTT 계정 공유 플랫폼도 등장했다. 이는 홀로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계정을 제3자와 공유해 구독료를 나눠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 주요 OTT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적게는 4000원대, 많게는 1만원대 후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면 비용이 'n분의 1'로 줄어들어 경제적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구독 공유 플랫폼 '피클플러스'는 이용자 수가 20만명 이상을 넘어선 상태다.


다만 이 같은 공유 플랫폼이 OTT 서비스의 이용약관을 위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넷플릭스 이용약관에는 "(서비스를) 가구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


한편 전문가는 치솟는 물가 등으로 인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때 '욜로', '플렉스' 등 현재를 중시하는 소비 사례가 많았다"며 "그러나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미래 상황을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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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세번 값 올리고도…가구업계 한숨
수정 2022.08.04 11:25입력 2022.08.04 11:25

원자재값·물류비 오르는데 이사 작년의 3분의 1 수준
가구·인테리어 수요 급감 "3분기 전망도 암울"

한샘 리하우스디자이너(RD)가 홈플래너2.0 프로그램을 사용해 3D 설계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가구업계가 1년새 제품가격을 세 번이나 올리고도 여전히 울상이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주택매매 감소로 이사 가구마저 줄면서 가구 구매나 인테리어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가구업체들은 올들어 최소 두 번 이상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한샘은 이달부터 인기 침대 모델인 유로 시리즈 일부 프레임 가격을 5~10% 올렸다. 한샘은 지난 4월 소파와 침대, 책상 등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했고, 앞선 2월과 3월에는 창호와 마루 등 건자재 제품과 주방, 욕실 제품도 평균 5% 가량 올린 바 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주방과 욕실 제품, 소파와 침대 등의 가격을 3~5% 인상했고, 퍼시스그룹 계열사인 시디즈와 일룸 등은 지난 4월과 5월 의자 190여개 품목과 침대와 소파 등의 가격을 3~4% 가량 올렸다. 부엌가구 전문 에넥스는 지난 5월 주방가구 가격을 5~10%, 에몬스는 이달부터 침대·소파·식탁 등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6.5% 각각 인상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품목의 가격을 평균 3~25% 올렸고, 씰리코리아는 7월에 베스트셀러 매트리스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7.4%, 템퍼코리아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이달 등 세 차례에 걸쳐 매트리스 가격을 3~5%가량 각각 인상했다.

주요 가구업체들은 하나같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의 상승으로 판매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세 차례에 걸친 판매가격 인상에도 가구업계는 여전히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주택매매 급감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로 인한 전국 집합건물(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 소유권이전등기 신청건수는 6만9543건으로 2013년 9월(6만974건) 이후 최저치다. 1년전인 지난해 7월(11만7779건)에 비해서는 반토막 수준이다. 한달 전인 6월(8만3500건)에 비해서도 1만5000건 가까이 급감했다. 주택매매가 이뤄지지 않으니 이사 수요가 줄고, 이사를 다니지 않으니 가구나 인테리어·리모델링 수요가 없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샘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0.2% 감소했고, 매출도 526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9% 줄었다. 실제 이 기간 인테리어 공사현장 패키지 세트수는 517건으로 전년동기(588건)대비 12% 가량 감소했다. 한샘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상승은 하루이틀로 끝날 문제가 아니고 그동안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감당해 나가고 있다"면서 "지금 가장 큰 어려움은 주택매매가 안된다는 데 있다. 이사가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면서 인테리어·리모델링 수요도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전망도 어둡다. KB증권은 한샘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1% 줄어든 5225억원,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대비 77.0% 감소한 64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매매거래량 감소라는 부정적인 시장 환경 속에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부담, 외형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게 KB증권의 전망이다.


다른 가구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29억원)이 전년동기대비 70.3% 감소한 현대리바트와 같은기간 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에넥스 등도 주택시장 활성화 외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월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를 출시하자마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직격탄을 맞았고, B2B(건설사 대상 특판)에 치우친 사업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 2분기는 물론 3분기까지 어려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부동산 규제완화와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면서 "기업이 실적 방어를 위해 판매가격을 올리는 데도 한계가 있는 만큼 지금은 정부의 정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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