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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두려워서, 미안해서" … 시청 직원들의 침묵

수정 2020.08.02 09:36입력 2020.08.02 09:30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시가 방조했다',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 같은 말이 나오면서 말단 직원인 저조차 죄인인양 주눅이 들더라고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이후 시청 고위 간부부터 직원들까지 일제히 입을 닫았다. 박 전 시장의 측근이나 책임자급 공무원들이 "나는 몰랐던 일이다"며 침묵하는 것과는 달리, 일반 직원들은 뒤숭숭하고 혼란한 상황 속에서 답답한 심정을 숨기며 3주째 말을 아끼고 있다.


본청에 근무하는 한 주무관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상부에서 2차가해가 발생하면 당사자 뿐 아니라 부서장까지 엄중하게 징계한다는 경고가 나온터라 이후 사석에서조차 찌라시나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을 거론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문책도 두렵지만, 같은 직원으로서 피해자가 받고 있을 고통을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더 조심들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번에 '6층 사람들(정무라인)'의 세계가 철저히 폐쇄적인 성역이었다는 게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그 정도는 아니지만, 대부분 평생을 동료로 지내야 하는 공무원 사회의 특성상 성추행 피해를 당했을 때조차 문제를 제기하기 쉽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과 관련해 "침묵을 강요받은 적은 없지만 침묵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있다"고도 했다.

외부에서 서울시청 전체를 '문제집단'으로 여기는 따가운 시선이 두렵지만 화를 낼 수도, 변명을 할 수도 없는 처지다. 시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아내나 부모님마저 회사에서 괜한 오해살 처신은 하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하니 착잡하다"며 "지인들의 안부 전화나 메시지에도 회사 이야기가 나오면 딱히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시장 궐위와 성추행 의혹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서울시는 처음엔 경찰의 수사 결과를, 나중엔 여성가족부의 현장점검 결과를, 이제는 국가인권위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합동조사단을 꾸리려 했으나 여성단체가 참여를 거부해 무산됐다는 해명도 냈다.


하지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내부에서조차 아무런 설명도 없이 외부기관의 조사·수사 결과만 기다리겠다는 태도가 과연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될지, 진정 피해자를 위한 일인지 묻고 싶다. 이미 직원들 중엔 제대로 된 진상 조사나 처벌이 이뤄지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다 또다시 실효성 없는 대책들만 남게 될까 염려하는 이도 있다. 시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은 '공직자의 책무'를 강조하며 각자의 역할과 업무에 충실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직원조차 안전하지 못한 서울시청이 과연 1000만 시민의 안전과 미래를 위한 시정을 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청으로 자리를 옮겨온지 4년째라는 한 직원은 "조직의 한 사람으로서 '침묵도 2차가해'라는 말을 곱씹을수록 마음이 괴롭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부디 제대로 된 조사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시청 뿐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에 강력한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이 마련되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를 위해서도, 또다른 피해자가 될까 두려운 다른 구성원들을 위해서도 서울시 스스로의 노력과 개선안이 신속히 나와줘야 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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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4.7m 악어에 끌려간 14세 소년…엿새 만에 악어 뱃속서 확인
수정 2020.08.02 16:33입력 2020.08.02 16:33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색당국이 포획한 악어의 배를 갈라 실종 소년 흔적을 확인하는 모습. / 사진=사라왁주 소방당국 인스타그램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말레이시아령 한 섬에서 실종된 10대 소년이 4.7m짜리 악어에게 희생된 사실이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복수의 말레이시아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섬 사라왁주 사리케이 마을에서 리키(14)가 친구들과 함께 강가에서 달팽이를 잡다 실종됐다. 목격자들은 "악어가 끌고 간 것 같다"며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말레이시아 소방 당국과 경찰 공무원 주민 등은 수십명이 함께 조를 짜고 보트를 타 집중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엿새째 리키를 찾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31일 악어는 수색팀이 놓은 미끼와 덫에 걸려 붙잡혔다. 포획된 악어는 몸통 길이 4.7m, 넓이 1.7m의 대형 악어였다. 수색팀이 악어의 배를 가르자 리키가 실종 당시 입었던 옷과 시신 일부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르네오섬에서는 악어가 사람을 끌고 가 실종되는 사고가 종종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에도 인근 스리아만 마을 강가에서 배를 창조하던 40대 남성이 악어에 끌려가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19일에도 강가에서 일하던 한 남성이 악어에 끌려가 실종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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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도 영끌'…시장 충격 줄 부동산 공급대책 나온다
수정 2020.08.02 06:00입력 2020.08.02 06:00

정부, 이르면 이번주 초 '주택공급 방안' 발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정부가 이번 주 부동산 공급대책을 내놓는다. 용적률 완화와 재건축 층수 규제 등을 포함해 전방위적인 대책을 담아 시장에 확실한 효과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2일 정부 관계자는 "서울 외에도 경기, 인천 등을 포함한 수도권 종합 부동산 정책이 나올 것"이라며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 안전장치 등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벨트 해제 건이 풀리지 않으면서 서울권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경기·인천에 공급 가능한 부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물량은 20만 가구 이상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부동산 관계 장관들은 주택 공급대책 태스크포스(TF) 실무기획단을 꾸려 주택 공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안으로는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공공 재개발·재건축 등이 거론된다. 용적률을 높여 층수를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엄격한 용적률 적용으로 아파트 최고 층수도 35층으로 제한한 서울시가 당정과 협의를 통해 얼마나 이견을 조율할지도 관건이다.


재건축의 경우,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 재건축 1순위로 꼽히는 단지들에 대한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또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등 정부 소유 부지 활용이 유력한 방안으로 떠올랐다. 이외에도 안양교도소와 의왕구치소를 이전한 뒤 해당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심도하게 논의하고 있다.


다만 국공유지로 물량이 부족한 것을 감안해 용적률 완화 대상과 지역, 이에 따른 이익 환수 방식은 막판 조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해 다양한 수요층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관계 부처 간 최종 조율을 거친 후 이르면 내주초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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