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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 왕좌의 게임…가벼운 '테슬라','카스처럼' 흔든다(종합)

수정 2019.05.15 15:30입력 2019.05.15 14:50

테슬라, 신조어 생기면서 인기 고공행진…소맥 '카스처럼' 위협
테라 초기 성적 '역대급 판매량'…공급 차질 '다음주 정상화 기대'
'밍밍하고 라이트한 맛' 통했다…가벼운 한잔·소맥용으로 '제격'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이 제대로 된 경쟁상대를 만났다.


소맥의 독보적인 강자 카스처럼의 대항마는 '테슬라'. 테슬라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붙여 만든 신조어다. 오비맥주의 맥주 '카스'와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을 붙인 카스처럼은 소맥의 대명사다. 2012년 카스에 왕좌를 내준 이후 하이트진로는 '하이트'로 계속 재기를 노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하이트를 사용한 소맥 관련 신조어가 없다는 것 자체가 완벽한 패배를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소맥 시장의 판세가 급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2년간 공을 들여 6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맥주 브랜드 테라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다. 시장에서는 최근 몇년 새 나온 맥주 신제품 중 테라만큼 폭발적인 반응은 없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는 초기 성적표에서도 알 수 있다.


15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3월21일 출시한 테라의 판매량은 50일만에 130만 상자를 기록했다. 첫 달 130만 상자 판매 기록은 맥주 신제품 중 한달 기준 최대 판매기록이다. 시장은 물론 하이트진로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하이트', '맥스', '드라이피니시d' 등의 첫 달 판매량이 20만~30만 상자인 것과 비교하면 3~4배에 이른다.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 부족 현상까지 빚어졌다. 하이트진로는 14일 전국 주류도매사에 테라의 공급지연 및 조기 정상화에 대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가 예상 수요를 크게 뛰어넘어 물량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면서 "다음 주쯤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출시 보름 만에 전체 판매 목표를 조정하고 2배 이상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생맥주 등의 제품군의 출시 일정을 6월로 조정하기도 했다.


테라의 성공은 운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치열한 전략에 의한 것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5년째 지속되고 있는 맥주사업 적자(누적 적자액 900억원)를 끝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힐 정도로 주력모델을 테라로 바꾸며 철저하게 맛과 마케팅으로 승부했다.


습관처럼 바꾸기 쉽지 않은 기호식품으로 불리는 술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돌아세운 가장 큰 요인은 맛이다. 테라는 진한 에일맥주 일색인 수제맥주와 텁텁한 수입맥주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밍밍하고 라이트'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특유의 청량감으로 소폭으로 만들어 먹기 딱 맞게 설계된 맥주라서 통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4캔 1만원' 행사로 수입맥주와 저렴한 발포주만을 구매한다는 박혁권(45) 씨는 "시음 행사를 통해 테라 맛을 처음 접해보고, 깔끔한 끝맛과 가벼운 목넘김이 좋아 구매를 하게 됐다"면서 "집에서 맥주 한 잔만 마시고 싶을 때나 소맥을 만들어 먹을 때 테라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도 한 몫했다. 1990년대 이후 국내 맥주 브랜드의 운명을 갈랐던 문구는 바로 '100% 천연암반수, 하이트'와 '소폭에는 카스, 카스처럼'이다. 하이트진로는 천연암반수 마케팅으로 카스를 잡았고, 이후 하이트는 카스처럼이라는 소폭 마케팅에 의해 왕좌를 빼앗겼다. 즉 맥주 시장은 '물'과 '소폭' 두 프레임 마케팅에 의해 판세가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절치부심한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출시하면서 '청정라거'를 강조함과 동시에 '테슬라'라는 소맥 프레임도 들고 나왔다. 우선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청정라거'로 표현한다.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리얼 탄산만을 100% 담아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강화했다"라는 게 공식 소개 문구다.


1993년 당시 조선맥주 즉 지금의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하이트를 출시했을 때 '지하 150m에서 끌어올린 천연 암반수'라는 광고 문구로 시선을 사로잡은 것과 똑같은 전략이다. 실제 하이트는 출시 3년 만인 1996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소맥 프레임을 들고 나온 '카스처럼'에 의해 무너진 것. 2000년대 후반부터 카스에 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2012년 카스에 1위를 내줬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이에 따라 청정라거와 함께 하이트진로가 승부수를 띄운 부분이 바로 소맥 프레임. 물론 테슬라는 하이트진로의 작품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테라와 참이슬 모두 하이트진로 제품인 탓에 자작한 작명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테라가 초기 안착에 성공한 것 역시 테슬라의 영향이 크다.


하이트진로는 장기적으로 하이트를 버릴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테라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테라가 카스를 이기기 위해서는 업소용과 가정용 시장 두곳에서 승리해야 한다. 가정용 시장에선 수입맥주와 발포주의 장벽을 깨야 하고, 업소용 시장에선 카스처럼의 벽을 넘어야 한다.


가정용은 '청정라거'로 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업소용은 테슬라로 승부를 볼 작전이다. 국내 맥주 시장은 가정용과 업소용 매출 비중이 4 대 6 정도로 업소용이 높다. 때문에 일단 업소용에서 제대로 된 자리매김이 필요하다. 카스가 맥주시장 1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는 것도 카스처럼의 덕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 중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장민수(58)씨는 "가게에서 소폭을 먹는 사람 대부분이 카스처럼을 찾았는데 최근엔 테슬라를 찾는 고객이 절반 가까이 된다"면서 "맛이 좋아야 오래 사랑 받는데, 진하지 않은 맛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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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값만 빠졌나, 악성 미분양도 쌓였다"…일산의 비명
수정 2019.05.15 14:52입력 2019.05.15 08:2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3기 신도시 지정의 최대 피해지로 꼽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이 악성 미분양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준공 후 8년여가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 수백여가구가 쌓인 상황에서 인근 덕양구 창릉동이 새롭게 신도시로 지정되자, 관련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국토교통부 및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일산동구·서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총 376가구로 고양시 전체 미분양의 92%에 달한다. 가장 큰 문제는 다 지어진 뒤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준공후 미분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산 호수공원, 이마트 타운 등을 끼고있는 일산서구 덕이동의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2010~2011년 사이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던 덕이동에 신동아건설이 지은 하이파크시티가 대표적이다. 2011년 2월 준공된 이 아파트는 2단지의 경우 1208가구 가운데 153가구, 3단지는 432가구 가운데 13가구, 4단지는 1676가구 가운데 112가구가 현재 미분양 상태다. 준공 후 8년여가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한 셈이다. 일산동구의 풍동 역시 마찬가지다. 요진건설산업이 2013년 준공 한 '요진 Y-HAUS'는 258가구 가운데 89가구가 불꺼진 채 남아있다.


그러나 올해에도 일산(일산동구·서구, 덕양구) 일대에서 3573가구 수준의 신규 분양이 예정돼있다. 다음달 덕양구 덕은동에 대방건설이 640가구 규모의 '덕은 1차 대방노블랜드'를, 8월에는 덕양구 토당동과 행신동에 각각 '능곡 두산위브(두산건설, 626가구)', '행신신동아파밀리에(신동아건설, 136가구)'를 분양한다. 9월 일신건영이 풍동에 662가구 규모의 '고양풍동2지구 휴먼빌'을 분양하고, 10월에는 1509가구 규모의 대단지(덕은중흥S클래스)가 덕은동에서 분양될 예정이다.

신규 분양과 신도시 개발 소식에 기존 미분양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2억~3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할인분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덕이동 A공인 대표는 "일부 미분양 아파트들은 현재 분양가 대비 35% 이상 할인분양을 진행하고 있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이라면서 "창릉 신도시 소식에 해당 단지 집주인들은 거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 B공인 대표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초상집 분위기"라면서 "단지별로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집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산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 12일에 이어 주말인 오는 18일 2차 집회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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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사유 인정 어려워" 승리 '영장 기각'…신종열 판사 누구길래
수정 2019.05.15 08:02입력 2019.05.15 07:31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수 승리가 14일 밤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인턴기자]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하고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혐의를 받는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유인석(34) 유리홀딩스 전 대표의 영장이 14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승리는 과거 해당 클럽 사내이사로 재직하면서 이른바 ‘버닝썬 사태’ 중심에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가운데 영장이 기각 되면서 서울중앙지법원 신종열 영장 전담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판사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해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사법연수원 26기다. 그는 200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구지법, 서울고법, 대법원 재판 연구관 등을 거쳐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 신임 영장 전담 부장으로 배정됐다.


그는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를 받는 버닝썬 MD 애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과 관련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8) 씨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한 바 있다.

당시 MD 애나의 영장 기각에 대해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되지만 유통 혐의는 범죄사실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소명도 부족하다"며 "마약류 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주거 현황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자 윤 씨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피의자조사를 위한 48시간의 체포 시한을 넘겨 피의자를 계속 구금하여야 할 필요성 및 그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수사를 개시한 시기와 경위,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범죄 혐의의 내용과 성격,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신 판사는 14일 승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에서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도 증거 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승리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와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 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의 관여 범위와 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 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인석(34) 유리홀딩스 전 대표 역시 같은 이유로 이날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일본인 외국인 투자자 접대 자리와 같은 해 크리스마스 파티, 2017년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파티에서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을 불러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승리는 2015년 국내에서 직접 성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또한 지난 2016년 7월 강남에 '몽키뮤지엄'이라는 주점을 차린 후,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클럽 버닝썬의 자금 2억6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가연 인턴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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