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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치 월급 받고 명예퇴직"…선택 기로에 선 은행원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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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명예퇴직 신청
SC제일은행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최대 38개월치 임금 지급
대구은행도 추가 10명, 총 41명 명예퇴직 신청

"3년치 월급 받고 명예퇴직"…선택 기로에 선 은행원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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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산업에 충격을 받은 가운데 비교적 영향을 덜받은 은행들이 본격적인 감원 작업에 들어갔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과 초저금리로 은행 수익은 급증했지만 비대면 서비스 확대와 업무의 디지털전환(DT)에 따른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명예퇴직 신청자 수가 370명이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특별퇴직금 지급 조건이 좋아 그 수가 더 늘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다음달 또는 내년 1월 안으로 명예퇴직ㆍ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노사 협의를 거쳐 곧 퇴직 신청 관련 공고를 낼 예정이다.


퇴직 신청은 외국계, 지방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SC제일은행은 외국계 가운데 가장 먼저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한 SC제일은행은 신청자에게 최대 38개월치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DGB대구은행은 최근 만 56세 직원 10명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추가로 받았다. 지난 7월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31명과 함께 41명을 연말 안에 퇴직 처리할 방침이다.

"3년치 월급 받고 명예퇴직"…선택 기로에 선 은행원들(종합)


은행권 감원 한파 본격화하나

은행권의 올해 명예퇴직ㆍ희망퇴직 신청 인원은 예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시중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농협은행은 지난해와 비교해 퇴직자 대상 특별퇴직금 지급액을 크게 상향 조정했다.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게는 퇴직당시 월평균 임금 28개월치와 전직지원금 4000만원 및 농산물상품권 1000만원이 지급된다. 일반직원의 경우 80년생부터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데, 67~72년생의 경우 월평균 임금 39개월치와 농산물상품권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일반직원의 경우 퇴직 당시 월평균임금의 20개월치만 받았던 것과 비교해 조건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농협은행은 2017년에 538명, 2018년에 597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데 반해 2019년 그 수가 370명으로 줄었기 때문에 올해 특별퇴직금 지급액을 크게 높인 것이 전 연령대의 고른 퇴직 신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명예퇴직ㆍ희망퇴직 조건은 각 은행 내부 상황에 따라 달리 정해지겠지만 퇴직금 지급액을 예년보다 높인 것은 그 만큼 적극적으로 퇴직자 신청을 받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며 "올해 순익이 줄어든 은행의 경우 비용 문제 때문에 퇴직자를 대폭 늘릴 수는 없겠지만 여건이 되는 곳은 지금의 영업환경을 반영해 곧 관련 노사 합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신용등급도 부정적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기계가 단순 업무를 대신하고 직원을 없앤 지점이 신설되거나 기존 지점은 통폐합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직원들이 배치될 수 있는 은행권 영업점 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2015년 7281개였던 국내은행 점포수(지점ㆍ출장소 포함)는 올해 상반기 말 6592개까지 떨어졌다.올해 국내 은행권의 신규 입사자 수는 지난해 대비 30% 정도 줄었다.

은행권 내년 더 어렵다…곳곳에서 터지는 경고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은행권 신용전망과 관련해 어려운 영업환경과 저금리 지속에 따른 수익성 악화 탓에 내년도 국내 은행권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는 대부분 요소가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대출 레버리지 비율이 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편에 속해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한다면 정책적 지원이 줄어들 수 있는 내년부터 자산건전성 악화 위험이 높아진다. 또 국내 은행은 이자 이익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 대비 높은 편이어서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는 국내 은행 이자 이익 부문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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