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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성욕 범죄' 정병국은 왜 길에서 음란행위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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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착증 범행 중독성 강한 것이 특징
가벼운 처벌 수위 피해자 고려 못한다는 지적도
전문가, 공연음란범죄 무거운 죄 인식 필요

'변태성욕 범죄' 정병국은 왜 길에서 음란행위를 했나 도심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프로농구 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소속 정병국(35) 선수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를 나와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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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정병국(35) 전 선수가 도심 길거리에서 음란행위하다 경찰에 붙잡혀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이른바 성도착증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정 씨는 지난 4일 오전 6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길가는 여성들을 보며 바지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벌이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과정서 정 씨는 지난 3월에도 공연음란 혐의로 약식기소 돼 5월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벌금 300만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1년 취업제한 등을 선고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정 씨의 이런 범행은 일종의 성도착증에서 비롯된 범죄로 중독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성도착이란 성적 욕구를 비정상적으로 충족하는 행위로 변태성욕이다. 자신의 성적 환상을 행동화하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는 것이 특성이다. 노출증, 관음증, 의상 도착증, 접촉 도착증, 소아기호증, 가학증, 등 30여 가지가 있다.


낯선 사람에게 신체 주요 부위를 드러내는 행위는 노출증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의학계에선 노출증을 정신질환 중 하나인 성도착증의 일종으로 본다.


이런 성도착증에 따른 노출증 등 공연음란범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공연음란 혐의로 검거된 사람은 2013년 1,471건에서 2017년에 2,989건으로, 지난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하루에 8건 정도 발생한 셈이다.


'변태성욕 범죄' 정병국은 왜 길에서 음란행위를 했나


한 대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출증 가해자는 남성이 압도적이고, 대부분이 자위행위를 동반했다.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의 '성적 노출증 및 접촉도착증의 유병율 및 임상특성'(2015)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2015년 지하철 및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10~50대의 일반인 568명을 대상으로 노출증 및 접촉증 피해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노출증 피해군 109명(19.2%) 중 여성은 102명(93.6%), 남성 7명(6.4%)이었다. 성적 노출행위를 당한 곳은 학교 혹은 직장 37명(33.3%), 도로 28명(25.6%), 집/집근처 20명(18.3%)이었다.


노출증 가해자에서 자위행위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는 46.8%이었다. 또 2회 이상 노출증 피해군도 49명(50.0%)이나 됐다.


성적 노출 행위 이후 가해자의 반응으로는 각각 '아무런 반응 없이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 52명(47.6%), '멀리 도망갔다'와 '웃거나 비웃는 표정이었다' 15명(13.7%), '다가와서 나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5명(4.6%), '가까이 다가왔다' 4명(3.7%), '겁을 먹거나 두려워하는 표정이었다' 1명(0.9%) 등이었다.


또 공연음란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있다. 공연음란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형,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게 돼 있다.


하지만 거의 벌금이나 집행유예에 그친다. 특히 초범의 경우 훈방이나 벌금 5만원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실제 구속까지 가는 사례도 적다.


'변태성욕 범죄' 정병국은 왜 길에서 음란행위를 했나


2013~2015년 전국에서 검거된 공연음란 행위자 4372명 중 구속 인원은 58명(1.32%)에 불과했다.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충격 등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성도착형 범죄는 일종의 정신병으로도 분류한다. 미국정신의학회 진단기준을 보면 △증세가 반복적이고, 6개월 이상 지속되며, △성도착증세로 행위자 또는 대상자가 고통을 느끼고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심각하면 '성도착 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경미한 처벌 수위를 높여 해당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중독성이 심한 범행인만큼 주변인들의 중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공연음란 범죄는 명백한 성폭력"이라며 "경미한 처벌 등이 피해자를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연 음란행위는 무거운 죄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팀은 "피해자들에 대해 경찰에 의뢰하거나 전문가 치료자에게 의뢰하기 위해서는 주변 가족과 친구들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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