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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성공단 설비 몰래 이전해 생산·수출 중"
최종수정 2019.05.23 09:12기사입력 2019.05.23 08:43
RFA "몰래 의류 생산하면서 외화벌이 중"
3년만에 승인된 남측 기업인 방북 어려워질 가능성
"北 당국, 무단 이전 들킬까 허용하지 않을 것"
17년 몰래 가동설 땐 北 "상관 말라" 사실상 시인

15일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폐쇄된 개성공단에 있는 설비를 무단으로 이전해 의류를 생산·수출하며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개성공단에 남겨진 1조원에 육박하는 시설과 장비는 남측 기업인들과 한국 정부의 재산이다. 북한이 기업인들과 한국 정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설비를 이전·가동했다면 재산권 침해이자 불법 행위다.


RFA는 중국 주재 북한 무역상을 인용해 "북한 무역회사들이 개성공단 남한기업 소유의 설비를 협의도 없이 딴 곳으로 이전해 임가공의류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의류를 가공하는 회사는 평안북도 동림군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있으며 지금도 임가공의류로 벌어들이는 외화수입이 짭짤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설비 이전은 북한 당국의 허가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무역상은 "국가무역회사들은 외화벌이 사업에서 개성공단설비를 적극 이용하라는 중앙의 허가를 받고 개성공단설비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임가공의류업체를 신설하거나 증강했다"고 했다.


이전된 설비에서 생산된 물품들은 지금도 해외로 수출되며 북한에 외화공급을 하고 있다. 무역상은 "개성공단설비로 생산된 다양한 임가공 의류들이 중국 밀수선을 통해 중국을 거쳐 일본과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016년 폐쇄된 개성공단의 물품을 몰래 빼돌리고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도 북한이 공단내 19개 의류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이 제기됐다. 또 개성공단에서 사용되던 출·퇴근용 버스가 돌아다니는 모습과 공단 내 주차된 차량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정황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된 바도 있다.


당시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상관할 바 아니다"라면서 "개성공단 공장들은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몰래 재가동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승인과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800만 달러 공여 추진을 발표하고 있다.

'개성공단 몰래 가동' 주장이 다시 제기되면서, 남측 기업인들의 방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이후 3년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지난 17일 "자산점검을 위해 방북이 필요하다"는 기업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방북을 승인했다.


기업인 방북에는 정부의 허가뿐만 아니라 북측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그러나 북측의 공단 설비 무단 이전이 사실일 경우, 북측이 방북을 받아들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


중국 주재 북한 무역상은 "만약 가까운 기일 안에 남조선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들어온다면, 기업인들은 공단설비들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되고 우리(북한)는 망신당할 처지에 놓인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당국이 남조선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당장은 허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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