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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횡령 혐의' 승리·유인석 구속영장 기각…기각 뜻은?

수정 2019.05.15 07:53입력 2019.05.15 07:53
구속영장이 기각된 빅뱅 전 멤버(29·본명 이승현) 승리가 14일 밤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석환 인턴기자]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빅뱅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14일 기각되면서 ‘기각’의 뜻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기각이란 법원이 영장 발부를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거나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면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구속영장 기각이 사건 종결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재조사 과정을 통해 필요할 경우 체포영장이나 구속 영장 재발부도 가능하며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간다.


서울중앙지법(신종열 부장판사)은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승리와 함께 영장이 청구된 유인석(34) 전 유리홀딩스 대표 역시 기각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신 판사는 “횡령 부분은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성매매 알선 등 혐의에 대해선 "혐의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의 관여 범위, 피의자 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석환 인턴기자 ccccsh01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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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달창' 발언 이어 '문노스'…JTBC "'문노스' 표현, 일베서 시작"
수정 2019.05.15 15:28입력 2019.05.15 11:40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가연 인턴기자] '문빠', '달창' 등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노스'라는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선거법·공수처법·민생파탄 저지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영화 '어벤져스'에서 '타노스의 장갑'이 있는데, '문노스의 장갑'이라는 패러디가 유행"이라며 "방송 장악, 사법부 장악과 헌법재판소 장악, 그리고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으로 문노스의 장갑이 완성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게 절체절명의 책무"라고 밝혔다.


'문노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과 '어벤져스'의 악당 타노스의 이름을 합친 것으로, 타노스가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 장갑에 끼워 전 우주의 파멸을 기원하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이날 JTBC '뉴스룸'은 나 원내대표의 해당 표현에 대해 "문노스 패러디가 유행이라고 했는데 지난해도 잠깐 유행한 적이 있지만 최근에 문노스 패러디의 유행지는 바로 극우성향 사이트인 일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의 경우는 이제 문노스라는 표현이 전혀 다른 의미로, 예를 들어서 적폐 청산을 잘해야 된다는 의미로 쓰인 바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 이후, 일베에는 문 대통령과 타노스를 합성한 사진이 여러 장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일 나 원내대표는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대담을 언급하며 "방송사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같은날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가연 인턴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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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하루 한 번 내 똥의 가치는 3000원?
수정 2020.02.04 17:25입력 2019.05.15 06:30
똥을 분말로 만든 후 에너지를 생산하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윤동주 화장실' [사진=UNIST]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하루에 화장실 몇번 가시나요? 화장실은 여러 번 가셔도 똥은 한 번 정도 누시죠?


이렇게 매일매일 누는 내 똥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아 절약한 물과 똥으로 만든 에너지 등을 활용할 경우 하루에 한 사람이 누는 똥을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3000원 정도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인구 5000만이 하루에 한 번 똥을 눈다는 가정하에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는 무려 54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실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똥입니다. 도대체 똥의 가치를 어떻게 화폐로 환산했을까요? 단순히 인구수에 3000원을 곱한 것이 아닌 연료화 등으로 활용될 때의 가치 등을 종합해 환산한 것입니다.


조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팀이 만든 '비비(BeeVi)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나면 즉시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짜 돈은 아니고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꿀'을 나눠줍니다.

벌을 뜻하는 'Bee'와 미래에 대한 목표나 꿈을 의미하는 'Vision'의 첫 음절을 따서 만든 비비(BeeVi) 화장실에서 똥을 누면 변기 아래 설치된 건조기와 분쇄기가 대변을 가루로 만듭니다. 비비화장실에는 최소한의 물로 인분을 처리하는 스마트변기, 인분 재처리 시스템과 바이오메스 시스템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가루가 된 똥은 함께 설치된 미생물 반응조로 보내지는데 여기서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는 고압력과 분리막 등을 이용해 분리되는데 메탄가스는 연구실의 난방연료로 바로 사용되고, 이산화탄소는 미세조류를 배양하는 먹이로 사용합니다.


이 미세조류를 압착해서 화학처리를 거치면 바이오디젤이 생산됩니다. 메탄가스는 식당 등 도시의 일상 연료로 사용할 수 있고, 바이오디젤은 마을버스 등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분말가루(똥가루)가 많으면 많을수록 꿀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대체로 똥 한 번 누면 '10꿀'을 나눠준다고 합니다. 10꿀의 가치는 3000원 정도된다고 합니다. 처음 비비화장실이 만들어졌을 때인 2016년 10꿀의 가치는 500원 정도에 불과했는데 3년여 만에 6배 정도나 뛴 것입니다. UNIST에서는 화장실서 큰 일 한 번 치루면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지갑이 두터워지는 것이지요.


UNIST는 똥을 돈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이 꿀을 '똥본위화폐'라고 부릅니다. 똥을 재처리해 에너지로 전환하고 생산된 에너지가 가진 가치만큼의 화폐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배변 활동만으로 소득이 생기는 것이지요.


비비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니어서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경오염 없이 말끔하게 똥을 사라지게 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는 의미로 비비화장실을 '윤동주 화장실'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내부에 자리잡은 '사이언스 월든 파빌리온'의 모습. [사진=UNIST]

그나마 몇 안되는 국가의 보배같은 분의 성함이 지방자치단체(윤동주市)나 귀한 시설(윤동주도서관, 윤동주공원)의 이름이 아닌 화장실의 이름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약간 씁쓸하긴 하지만 UNIST의 전환적 발상의 승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 분야의 갇힌 사고를 능가했기에 훌륭한 이름을 선점할 수 있었겠지요.


연구팀을 주도하고 있는 조재원 교수는 2017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절반 정도(55%)만이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북한의 전기와 물이 부족 문제를 똥본위화폐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똥을 에너지로 사용한 뒤에는 퇴비로도 사용할 수 있어 일석삼조라는 주장입니다.


똥본위화폐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건설을 추진 중인 조 교수는 "단순히 수세식 화장실의 물을 아끼는 것뿐만 아니라 하수처리장 건설비와 운영비를 절감하고, 에너지까지 만들어내는 과학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UNIST 안에 있는 '과일집(과학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집, Science Cabin)'에는 비비화장실과 바이오가스 처리장비 등 연구시설이 구축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는 '사이언스 월든 파빌리온'에는 비비화장실에서 만든 퇴비로 기른 보리인 '황금보리' 조형물도 전시돼 있습니다. 이 보리 새순으로 만든 샐러드는 똥본위화폐인 꿀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UNIST 교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사회 전반에서 이 꿀을 사용할 수는 없을까요?


UNIST는 내년까지 똥본위화폐의 가치를 10꿀당 3600원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연구팀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이언스월든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똥본위화폐를 기반으로 공동체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UNIST는 사이언스월든프로젝트를 실현할 연구실인 '사이언스 월든 파빌리온'을 운영합니다. 평일과 주말 사이언드 월든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할 경우 방문할 수 있습니다.


조만간 가난한 가족이 공중화장실이 된 윤동주화장실을 이용하고 받은 꿀로 함께 외식하는 날이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이런 문화를 부끄러움 없이 받아 들이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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