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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보편적이지만 한국 관객만 100% 이해할 것"
최종수정 2019.04.22 13:47기사입력 2019.04.22 13:47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적인 작품이다. 칸국제영화제 관객은 100% 이해하지 못할 거다." 새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가세한 봉준호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제작보고회에서 "한국관객이 봐야만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이 곳곳에 있다"고 밝혔다. "모순되는 이야기지만, 부유한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의 극과 극의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이라며 "외국 관객도 한국관객 못지않게 교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의 칸영화제 진출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괴물'이 2006년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2008년 '도쿄!'와 2009년 '마더'가 각각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됐다. 2017년에는 넷플릭스와 함께 제작한 '옥자'로 경쟁 부문에 가세했다. 아직 수상 경험은 없다. 그는 "이번에도 어마어마한 감독들이 경쟁 부문에 포진해 있어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배우들의 수상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며 웃었다. 기생충에는 송강호를 비롯해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봉 감독은 "이 영화의 훌륭한 면은 배우들로부터 나온다. 모두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화학 작용을 하며 톱니바퀴처럼 굴러간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 중심에 자리한 송강호는 '설국열차' 뒤 6년 만에 봉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그는 봉 감독에 대해 "매번 놀라운 상상력과 통찰력 있는 영화를 만들며 꾸준히 도전하는 연출자다. 기생충은 '살인의 추억'이 개봉한지 16년이 지난 오늘, 봉 감독과 한국영화의 진화를 보여준다"고 했다. "봉 감독을 안 지 20년이 됐는데, 그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는 늘 감탄스럽다. 작업할 때도 즐기게 된다"고 했다. 칸영화제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송강호는 "제가 칸에 가지고 간 작품들이 경쟁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전도연)과 심사위원상(박쥐)을 받았다"며 "그 전통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봉 감독은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네 편이나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했다. "강호 선배와는 더 과감해질 수 있고, 더 어려운 시도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축구에서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작은 몸짓으로 경기 흐름을 바꿔놓는 것처럼 영화 전체의 흐름을 규정해버리는 강호 선배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봉 감독은 "영화에 기생충이 나오지는 않는다. 모든 인물도 위생적으로 완벽하다"며 웃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기생충의 뜻을 추측해볼 수 있다"며 "내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다"고 했다. 그는 "2013년 겨울, 지인에게 이 영화의 이야기를 처음 했다. 두 가족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일상에서 전혀 마주칠 않는 것 같지 않은 두 가족이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처음에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했다. "부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데 마주치는 일이 별로 없다. 인위적으로 구분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공간이 나뉘어있다"며 "그 두 공간의 대비가 필요했다. 영화에서는 그 크기 차이가 더 극명하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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