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재용의 '비메모리 전략' 베일 벗는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9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비전 세운 삼성전자
하만 인수로 전장경쟁력 확보, 차량용 반도체도 속도
파운드리 분야선 TSMC 추격…기술력 앞세워 점유율 확대
100조 실탄보유, M&A 가능성…인재육성 프로젝트도 가동

이재용의 '비메모리 전략' 베일 벗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전략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달 말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전략에는 그의 구상과 고민이 모두 담겨져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30일 경기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과 간담회에서 "아직 메모리에 비해 갈길이 먼 비메모리 사업을 육성하겠다"며 "오는 2030년 비메모리에서도 1위로 올라서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전략을 통해 메모리와 비메모리 등 반도체 전체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1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APㆍ초미세공정 투 톱 세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 분야는 66%를 차지한다. 2018~2022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전체 반도체 시장이 3.4%인 데 비해 비메모리는 4.8%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현재 사업을 진행 중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분야에서 '5G' 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났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5G 모뎀칩인 '엑시노스 모뎀 5100'과 이와 함께 구동하는 칩 등을 묶어 '5G 모델 솔루션'을 내놓았다.


여기에 시스템 반도체 1위 인텔이 백기를 들면서 호재를 맞았다. 그동안 애플에 AP를 공급하던 인텔이 5G 모뎀칩 개발을 포기하면서 애플과 퀄컴이 최대 27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특허 소송을 취하하기 합의한 것이다. 현재 5G 모뎀칩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퀄컴, 화웨이에 불과하다. 애플은 최근 삼성전자에 5G 모뎀칩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삼성이 "양산 물량이 부족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자세로 미국 내 입지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이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6년 10조원 가까운 돈을 들여 하만을 인수하면서 전장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한 센서, 카메라 뿐 아니라 스마트폰 AP보다 훨씬 뛰어난 차량용 AP 시장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AP인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했다. 엑시노스 오토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디지털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구동용으로 쓰이는 AP다. 삼성전자는 수년전부터 경기 수원 일대에서 엑시노스 오토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행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 독일 아우디 등에 이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업계 1위 TSMC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파운드리란 반도체의 설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부터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반도체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비반도체 기업의 반도체 생산 주문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얼마나 회로의 선폭을 얇게 하는지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7나노에 도달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 뿐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극자외선(EUV) 기술을 기반으로 한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설계 최적화를 통해 기존 7나노 공정 대비 면적을 25%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20% 향상된 전력 효율도 제공한다.

이재용의 '비메모리 전략' 베일 벗는다


100조원 '실탄', 인재 육성 프로젝트도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성장을 위한 '인재 육성 프로젝트'도 가동한다. 국내 최상위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하고 직접 인재를 키워낸다는 것이다. 입학생들에게 4년 전액 장학금과 졸업후 입사를 보장해주는 대신 졸업 후 곧바로 연구소 또는 생산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학과 수업을 반도체 이론 및 실무 위주로 편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형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연결기준)은 104조2100억원에 달한다. 부족한 원천기술 경쟁력을 한번에 해결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평가다. 현재 거론되는 업체로는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회사 NXP, 미국 반도체 기업 자일링스, 독일 반도체 업체 인피니언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메모리 부문에서 성공을 경험한 전문 인력과 협력사,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과 반도체 생산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며 "여기에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가전까지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의 노하우와 마케팅 역량까지 더해질 경우 비메모리 분야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이 기사와 함께 보면 좋은 뉴스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