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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도... 안미현도..." 뇌관에 불 붙인 건 '이상한 인사'

수정 2018.05.17 14:57입력 2018.05.16 12:13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15일 진행된 안미현 검사의 기자회견을 본 검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용기있는 선택을 했다며 앞으로 그의 앞길을 걱정해주는 검사가 있는 반면 특별수사의 체계를 잘 모르는 풋내기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고 혀를 차는 검사도 있었다. 안 검사에 이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검사장)까지 검찰총장을 향해 칼을 겨누면서 검찰의 존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검사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결국 ‘외부의 입김이 서린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부당한 처우를 받은 검사에게 ‘가해자’의 입김이 서린 불공정한 인사발령이 내려진 것이 대형참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안 검사 주변의 검사들은 하나같이 이번 사태의 진행경과를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올해 1월 28일 의정부지검으로 전보될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불만이나 문제를 표시한 적이 없었던 안 검사가 일주일 뒤(2월 4일)에 전혀 다른 얼굴로 언론 인터뷰를 했다는 것이다.

안 검사와 춘천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간부급 검사 P씨는 “(첫 번째 수사는)전임자로부터 넘겨받은 사건인데 처리가 늦어져 빨리 진행하라고 했다”면서 “(사건에)관심을 두는 것 같지 않았고 처리 과정에서 자신의 견해를 강하게 제시하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안 검사가 ‘외압을 행사했다’고 지목한 대검 관계자도 비슷한 반응이다. 그는 “처리과정에 대해 안 검사가 특별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견해를 강하게 내세운 적이 없다”면서 “올해 1월 의정부지검으로 발령이 난 뒤에도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는 등의 인사를 전해 왔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또 다른 대검관계자는 “강원랜드 수사 후 안 검사에게 최고 등급의 인사평가점수를 줬다”면서 “갑자기 대검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한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황당해했다.

이와 관련해 안 검사 측은 15일 기자회견에서 “2017년 12월 권성동 의원 보좌관을 소환하려다 실패한 뒤 수사에서 배제되고, 이듬 해 의정부지검으로 전보되는 과정에 권성동 의원의 입김이 강하게 개입됐다”고 주장했다. 안 검사는 “박모 춘천지검 부장검사가 ‘권성동 의원이 안미현 검사 인사과정에 개입된 것 같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실제로 검사인사를 맡은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과 권 의원이 여러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도 안 검사의 인사가 통상적이지는 않다 의견이다.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본인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전보인사가 났다는 것이다.

검찰출신 법조계 관계자는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경우 총 4년 동안 통영지청에 재직했고 본인이 이동을 원하는데도, 육아휴직 등 실제 재임기간 2년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타지역 전보발령을 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검사의 인사이동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내부에서도 “검사인사에 정치권 등 외부의 입김이 개입되면 결과적으로 수사의 공정성을 해친다”면서 “제도적인 보완책이 시급하다”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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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위급 회담 새벽 무기한 연기 통보(종합)
수정 2018.05.16 12:15입력 2018.05.16 11:43

개최 제안 15시간 만에 "한미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도전"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설 기자] 북한이 16일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빌미로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한미 훈련을 문제 삼았지만 북한 비핵화 방법론과 관련해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미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정부는 남북관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다음 주로 예정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북·미 정상회담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3시경 송고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날 오전 9시를 넘긴 시각에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고 제한한 지 15시간여 만에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를 통보한 것이다.

중앙통신은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공중 선제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대규모의 '2018 맥스 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낭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맥스선더 훈련은 이달 11∼25일 진행되는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훈련으로 F-22 스텔스 전투기 8대, B-52 장거리폭격기를 비롯한 F-15K 전투기 등 100여 대의 양국 공군 전력이 참가한다. F-22 8대가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거론했다.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라고 언급한 것은 최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국회에서 강연과 저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한 것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생긴 건 아닌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는 건 아니다”며 “중요한 건 이런 상황에서도 저희가 멈추거나 굽히지 않고 일관되게 계속해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입장에는 우리나 북이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측이 남북고위급 회담 일자를 우리 측에 알려온 직후 연례적인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4월 27일 양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의 근본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북측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조속히 회담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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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글로벌 경영 원년"… 이부진의 '면세 한류' 첫 성과(종합)
수정 2018.05.16 10:58입력 2018.05.16 10:23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 영업 첫 분기만에 흑자
이부진 사장 '면세 한류' 내세워 글로벌 공략 속도
올해 해외 매출 목표 '1조원 플러스 알파' 성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호텔신라 주주총회'를 마친 뒤 총회장을 나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2018년을 호텔신라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해외 신규 면세점 사업장을 조기에 안착시켜야 한다."(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지난 3월21일 호텔신라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

이부진 사장의 '면세 한류'가 돛을 달았다. 이 사장이 공언한 '글로벌 원년'의 시금석이 될 홍콩 첵랍콕공항점이 실적으로 화답했다.

16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942억원, 당기순이익은 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시작 첫 분기만의 흑자다. 면세점은 인테리어 비용과 제품 구매비용 등 사업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오픈 첫 분기부터 흑자를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신라면세점은 이같은 해외 실적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 1조143억원, 영업이익 476억원 등 역대 분기 단위 실적 중 최대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4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글로벌 1, 2위 업체인 DFS, 듀프리를 꺾고 화장품ㆍ향수ㆍ패션ㆍ액세서리 분야 총 6개 매장의 사업권을 따냈다. 매장 규모는 3300㎡(약 1000평)이다. 이들 매장은 이전까지 DFS가 운영했다. 지난해 12월 일부 영업을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그랜드 오픈한다.


이 사장은 그동안 '면세 한류'를 내세워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왔다. '면세점이 한류 전시장'이라는 것이 이 사장의 지론이다.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현재 마카오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총 다섯 곳의 해외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이 사장은 특히 화장품 면세사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한국 화장품이 신라면세점의 '면세 한류' 전략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 신라면세점은 현재 인천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화장품ㆍ향수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세 공항의 이용 여객 수를 모두 합치면 연간 약 2억명에 달한다.

지난해 신라면세점의 해외 매출은 6000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실적을 감안하면서 이 사장이 주총에서 공개한 올해 해외 면세점 매출 목표 '1조원 플러스 알파'는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2022년 글로벌 톱3 면세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약속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홍콩 첵랍콕공항점 외에도 2014년 오픈한 마카오 공항점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은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28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 아시아 주요 허브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며 키운 전문성 덕분에 홍콩에서 빠르게 흑자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해외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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