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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이 단순히 '성지'라서 목을 매는걸까?... 종교에 가려진 '물'전쟁

수정 2018.05.24 10:40입력 2018.05.16 10:36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으로 팔레스타인 전역이 들끓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맞춰 열린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개관식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격렬한 시위가 발생했고,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시위대 58명이 숨지는 등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시위가 계속되면서 15일(현지시간) 사망자 수는 60여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도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계속 쏟아짐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눈하나 깜짝않고 시위대에 대한 무력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곧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의미라 팔레스타인의 반발 또한 커지고 있다. 현재 예루살렘은 도시 전역이 이스라엘의 지배를 받고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공식 수도로 대내외로 선포한 상황이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서(西)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영토로, 동(東)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영토로 보고 있으며 공식적인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국가수로(National water carrier)와 지역을 연결하는 지하수도관 모습(사진=이스라엘수자원공사 홈페이지/http://www.mekorot.co.il)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사실상 수도는 텔아비브로 여겨졌으며, 각국 대사관도 이에 따라 텔아비브에 위치해있었다. 실제 텔아비브 도시 인근은 이스라엘의 수도권으로 전체 인구 절반이 넘는 400만명 이상의 인구가 텔아비브 근교에 밀집해 살고 있다. 예루살렘 일대 인구는 다 합쳐도 80만명 남짓으로 텔아비브 일대의 5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마주보고 있는 예루살렘은 분쟁지역으로 여겨져있다.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유태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란 점과 실제 고대 유적지가 많고 기독교, 이슬람교, 유태교 3대 종교의 성지(聖地)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수도로서 기능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많은 지역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어떻게든 수도로 공인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스라엘 건국 때부터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포한 이래 제3차 중동전쟁이 종식된 1968년 이후부터 30여년에 걸쳐 끊임없이 각종 주요 국가기관들을 예루살렘으로 이전시키며 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추게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둘러싸인 예루살렘의 상황을 고려해 여전히 주요 경제부처와 방위기관들은 텔아비브에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예루살렘을 대도시로 만들기 위한 건설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진행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수로(National water carrier) 일대 전경. 이스라엘 북동부에 위치한 갈릴리 호수에서 텔아비브를 비롯해 이스라엘 서남부일때까지 관통하는 거대한 수로다.(사진=이스라엘수자원공사 홈페이지/http://www.mekorot.co.il)

전 아랍권과의 마찰을 각오하면서, 인구밀집지대도 아닌데다 경제적 가치도 텔아비브에 비해 커보이지 않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이 이렇게까지 수도로서 키우려는 이유는 단순히 민족적, 종교적 요인에만 있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그러한 관념적인 문제보다는 팔레스타인 전역의 '물 전쟁'이라는 현실과 얽혀있다는 것.

현재 이스라엘 지도를 보면, 이스라엘은 현재 이 지역 전체의 젖줄이자 거의 유일한 수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요르단강 중하류 일대와 직접적으로 닿지 못한 상태다. 요르단강 상류지역인 골란고원과 갈릴리호 일대는 이스라엘이 장악한 상태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요르단강 접안 지역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속해있다. 예루살렘은 이 지역을 향해 뻗은 주먹처럼 돌출된 지역에 놓여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역사적 수도이자 성지일 뿐만 아니라 요르단강 서안지역 일대와 유태인 정착촌들의 중심도시로 요르단강 일대의 수자원에 대한 실효지배를 강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인 요충지역에 놓여있다.(지도=내셔널지오그래픽)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국제법상으로는 팔레스타인 영토로 현재 팔레스타인인이 약 200여만명, 이스라엘 정착촌 인구가 약 50여만명으로 여전히 팔레스타인인이 많이 살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으로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구이며, 사막지역이자 요르단강으로 향하는 지하수에 대한 권리를 모두 이스라엘이 쥐고 있다. 이 일대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도시는 예루살렘이며, 이스라엘은 국가수로(National water carrier)라 불리는 수로와 수도관을 계속해서 늘리면서 예루살렘과 자국민 정착촌이 사는 지역들에 물을 공급하고, 나머지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는 지역들은 사실상 고사시키고 있다.

물전쟁의 최전선이자 지대도 높고 산악지형으로 구성돼 방어도 용이한 예루살렘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입장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것. 이스라엘 수자원공사의 잇딴 개발과 담수화시설 증대로 갈릴리호수와 사해의 수량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물전쟁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정책도 친이스라엘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면서 향후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둘러싼 갈등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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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하마스, 이스라엘군에 공습중단시 시위자제 뜻 전달"
수정 2018.05.16 19:26입력 2018.05.16 19:26
이스라엘 매체 보도…하마스, 대(對)이스라엘 전략 고심할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에 공습 중단을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시위를 자제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뉴스웹사이트 '왈라' 등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습하지 않을 경우 팔레스타인인이 분리장벽(보안장벽) 근처에서 시위하는 것을 막겠다는 뜻을 이스라엘군에 전달했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군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제안이 팔레스타인 시위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공식적으로 이전한 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약 4만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약 60명이 숨졌다.

그러나 다음 날인 15일에는 팔레스타인이 '나크바(대재앙)의 날'을 맞았지만 가자지구 장벽 부근의 시위 인원이 4000명으로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나크바의 날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동예루살렘을 점령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긴 날이다.

팔레스타인은 당초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고 이름 붙인 가자지구 분리장벽 시위를 지난 3월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예고한 바 있다.

6주 동안 진행된 시위에서 이스라엘군의 실탄 사용 등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이 100명 넘게 숨졌다.

팔레스타인은 '나크바의 날' 시위까지 마친 만큼 앞으로 이스라엘과 국제사회 반응 등을 살피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16일 "하마스가 기존 전략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부 기자 interde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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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급브레이크'에 남북경협주 철렁
수정 2018.05.16 11:39입력 2018.05.16 11:39
고위급 회담 무기한 연기에 경협주 타격
테마주 일시적 조정에 그칠 듯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갑작스런 남북 고위급 회담 연기 소식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남북경협 수혜주들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큰 그림에 변화가 없는 한 테마주의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0.48% 하락 출발하며 2440에 머물다가 점차 하락폭을 좁혀 245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개장과 동시에 1%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낙폭을 좁혀 850선을 웃돌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재부각이라는 전면적 영향보다는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남북 경협주 중심으로 국지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오전 한 때 유가증권시장 비금속광물 업종지수가 5% 넘게 하락했다. 철강ㆍ금속, 기계, 건설 업종지수도 3% 안팎의 하락률을 보였다.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방대한 경협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로 인프라 관련 업종들이 주목받아왔다.

종목별로는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전날까지 46.8% 상승했던 현대건설이 5% 가까이 하락세를 보였다. 중대형 건설사들이 급등세를 보였으며 현대건설은 특히 유일하게 대북 사업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매수세가 집중됐었다.

철도 전문업체인 현대로템은 장중 한때 10% 넘게 떨어졌다. 현대시멘트현대상선도 각각 7~8% 하락률을 보이다 점차 낙폭을 좁혔다. 북한지역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가시화 전망에 떠오른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도 1~2% 하락 중이다.

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를 문제삼으며 이날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관련 테마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취소가 아닌 한 전체 증시 흐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미 정상회담까지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처음으로 변수가 생겼다는 인식에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은 있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상 이번 회담 취소는 북한이 협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낸 일시적 불협화음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오는 6월 중순 북미 정상회담이 국내 증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센터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 정상회담보다 중요한 이유는 북한 경제 재제 해제의 주도권을 미국이 쥐고 있어서다. 북한의 경제 개혁과 개방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이며 잘 성사되면 북한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될 수 있다"라고 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주가는 테마성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심리에 따라 출렁일 수 있겠지만 이번 회담 취소에 큰 의미 부여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대북 관계 개선의 방점이다. 북한 핵폐기 단계가 진행되면서 유엔의 경제 재제가 풀릴 것이고 이후 경협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증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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