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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고위급회담 돌연 연기에 美예의주시…대책회의 소집 (상보)

수정 2018.05.16 07:06입력 2018.05.16 06:07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를 중단하자 미국도 당황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이 훈련을 비난하며 북미 정상회담 취소 위협도 덧붙였기 때문이다.

우선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입을 모아 맥스선더 훈련이 일상적인 것이며, 북미회담 준비는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대책회의를 소집한 상황이다.

미국 국방부 로버트 매닝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중단하기로 한 데 대해 "이러한 방어훈련은 한미동맹의 정례적 일상의 한 부분으로, 군사 준비태세의 기초를 유지하기 위한 연례 훈련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매닝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한국과 미국 군대는 현재 '2018 독수리(FE) 훈련'과 '2018 맥스선더 훈련'을 포함한 연례순환 한미 춘계훈련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 훈련의 목적은 한미동맹이 한국을 방어할 능력을 제고하고 준비태세와 상호운영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라며 "이들 연합훈련의 방어적 본질은 수십 년간 매우 분명해 왔고 변하지 않아 왔다"고 강조했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 역시 기자들에게 "아직까지 어떤 공식적인, 비공식적인 통지도 받지 않았다"며 "김정은은 과거 한미 군사훈련의 지속적인 필요성과 유용성을 이해한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정부 또는 한국 정부로부터 이번 군사훈련을 계속하지 않아야 한다거나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을 계속 준비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의 어떤 것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번 한미 군사훈련이 "도발"이라고 한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이 훈련은 많은 파트너, 동맹국들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하고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NN은 북한의 남북고위급 회담 중지 조치가 발표된 직후 백악관 및 국가안보회의(NSC), 국방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내달 12일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대책회의 이후 공식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경고 내용을 알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3시께 ‘보도’를 통해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공중선제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대규모 ‘2018 맥스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며 "이번 훈련은 판문점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도발"이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주동적이며 아량 있는 노력과 조치에 의해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과 조미대화(북미대화) 국면이 이번 전쟁연습과 같은 불장난 소동을 때도시도 없이 벌려놓아도 된다는 면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며 "선의를 베푸는데도 정도가 있고 기회를 주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소동과 대결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수뇌상봉(북미정상회담)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뜻을 담았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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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첫 재판, 일반인 방청권 응모 미달
수정 2018.05.16 16:01입력 2018.05.16 11:23
이명박 전 대통령 첫 정식 재판(23일)을 앞두고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방청권 추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식 재판을 앞두고 16일 서울중앙지법이 진행한 법정 방청권 추첨에 애초 배정된 좌석보다 적은 수의 사람이 응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이날 대법정 전체 150석 중 일반인에게 할당된 좌석 68석 배정자를 뽑기 위한 응모 절차를 진행했으나 신청자가 45명에 불과해 추첨 없이 모두 방청권을 주기로 했다.

지난해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을 앞두고 진행된 방청권 추첨에 525명이 몰려 7.7대 1의 경쟁률을, 올해 3월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방청권 추첨에 99명이 몰려 3.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과는 분위기가 대조적이다.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방청권 추첨 당시에는 추첨장 입구부터 늘어선 대기 줄이 복도를 따라 건물을 돌아서까지 이어졌지만 이날은 오전 10시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에서 응모가 시작된 이후 사람들이 줄을 서지는 않았다.

결국 응모 마감 시각에 법원에서 "미달이 난 관계로 모든 분이 당첨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청권은 23일 재판 시작 30분 전부터 서울중앙지법 서관 1층 입구 앞에서 받을수 있다. 재판 시작 시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법원은 시간이 정해지는 대로 홈페이지에 별도 고지할 예정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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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흑금성과 북한 여종업원 사건
수정 2023.03.20 13:58입력 2018.05.16 10:46
[아시아경제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제71회 칸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윤종빈 감독의 영화 '공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칸 현지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소식이다.

이 영화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실존하는 거물급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시기도 절묘하다. '공작'은 남북이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시절에 만들어졌다. 개봉을 앞둔 시기는 공교롭게도 극적인 남북 데탕트 시대가 열리고 있는 때다.

'공작'은 암호명 '흑금성'으로 불린 국가안전기획부의 스파이를 그린 첩보 스릴러물이다. 흑금성은 1997년 안기부 주도의 '북풍(北風)' 공작 사건에 연루된 실제 인물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주목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공작'을 제목으로 정한 과정도 첩보전을 방불케 해 화제다. 박근혜 정부의 영화인 블랙리스트를 의식해 원래 제목인 '흑금성' 대신 가제인 '공작'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흑금성을 다루는 영화가 제작된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공작'으로 제목이 굳어졌다니 한편의 블랙코미디다.

영화 '공작'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는 시기에 대한민국에는 '공작 2' 소재가 되고도 남을 뉴스가 지면을 장식했다. 이른바 '북한 여종업원들의 기획탈북' 의혹 사건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4월 중국 저장(浙江)성의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북한 국적 여종업원 12명이 지배인과 함께 집단 탈북해 국내로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딱 엿새 앞둔 시점이었다. 그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을 통해 기획 탈북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한동안 묻혀 가던 이 사건은 종합편성채널 JTBC의 최근 탐사보도를 통해 당시 지배인이 육성으로 기획 탈북을 증언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정부는 신중하고 조심스런 입장을 유지했다. 사건의 전모가 파헤쳐질 경우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탓이다.

기획 탈북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지난 정부의 또 다른 적폐로 끝날 일이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북한을 향해 우월적 입장에서 요구했던 인권 문제의 덫에 우리 스스로 걸려 든 셈이기 때문이다. 인권 유린에 납치, 정보기관의 총선 개입용 북풍 조작 등의 이슈가 줄줄이 따라 나올 수밖에 없는 지뢰를 밟은 격이다.

이 의혹에 대한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와는 상관이 없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에 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그렇다.

민변은 기획 탈북을 주도한 혐의로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과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을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배당했다. 검찰의 엄정하고도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

아울러 정부도 검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자체 진상조사를 벌여 국민 앞에 낱낱이 전말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적나라한 우리 내부의 민낯이 드러나도 거쳐야할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잘못이 밝혀지면 국민과 당사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용서를 빌어야 한다.

분단 시대를 다룬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인 소설가 최인훈의 '광장'. 남과 북 어디서도 정착하지 못한 주인공 이명준은 제3국으로 가던 배에서 투신해 생을 마감한다. 극단적 이데올로기들이 충돌하는 현실 세계에서 그가 추구한 진정한 광장을 찾지 못한 채 말이다.

최인훈은 분단의 시대를 고뇌하면서 경계선에 선 사람들을 회색인이라 불렀다. 그의 소설 '회색인'의 주인공 독고준은 이명준의 또 다른 자아라 할 수 있다.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 대립은 수많은 이명준과 독고준을 낳았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우리가 또 다른 이명준을 낳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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