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유로존 최대 독일도 ‘R의 공포’…대규모 부양책 준비 마친 메르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유로존 최대 독일도 ‘R의 공포’…대규모 부양책 준비 마친 메르켈
AD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도 이른바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2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칠 수 있다는 독일 중앙은행의 경고 직후 당국자들은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재차 진화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르면 9월부터 양적완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신호를 재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19일(현지시간) 발간한 월례보고서를 통해 3분기 산업생산 위축 등의 여파로 자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분데스방크는 "제조업 수주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기업심리도 크게 악화하고 있다"며 "수출 부진이 가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분데스방크의 보고서는 독일 정부에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2분기 -0.1%를 기록했다. 분데스방크의 전망처럼 3분기에도 GDP가 쪼그라들 경우 독일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뜻하는 기술적 경기침체에 진입하게 된다. 특히 자동차 수출산업이 주력인 독일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여파가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오는 10월에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도 예정돼있다.


분데스방크는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가 지난 3~6월 독일의 경제성장률을 0.1% 감소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올해 독일의 성장률 전망치도 0.5%에서 0.2~0.3%선으로 하향조정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발표하는 8월 경기기대지수는 -44.1를 기록하며 2011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경기침체 신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독일 정부 역시 이른바 '딥 리세션(Deep Recession)'을 피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정부가 내수와 소비를 촉진시키고 대규모 실업은 막기 위한 재정부양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당시 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했던 것과 비슷한 소비진작 대책도 검토 중이다.


전날 올라프 숄츠 재무부 장관이 500억유로(약 67조원) 규모의 재정지출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도 독일 정부의 입장전환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균형재정에 정책 우선순위를 뒀던 독일이 이를 포기할 수 있음을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공공부채는 약 10년전 GDP의 83%에서 최근 60%까지 줄어든 상태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경기부양책의 장애물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정상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하원에 위기선언을 해야만 가능하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를 피했을 경우와 비교해 (독일 경제가) 연말까지 1% 이상 둔화할 수 있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300억~1100억유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기침체 우려가 더 확산되기 전 ECB가 양적완화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른다. ECB 통화정책결정위원인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도 "위원회는 중기 물가전망이 계속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한 상태"라며 "상당 수준의 통화정책 부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에도 이르면 9월 ECB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단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우선 자산매입프로그램 재개, 예금금리 인하 등이 점쳐진다.



한편 지난 3월부터 마이너스권을 기록 중인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0.69%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는 -0.22%를 나타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