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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5G 오픈랩'에 여론 싸늘…"기술 탈취 우려에 실익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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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5G 오픈랩'에 여론 싸늘…"기술 탈취 우려에 실익도 없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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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황준호 기자] 화웨이가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한다며 30일 '5G 오픈랩'을 개소했지만 반응이 싸늘하다. 어렵사리 기술을 개발해봤자 화웨이의 '가격 압박'에 시달릴 것이 뻔한데다 그 과정에서 핵심 기술이 화웨이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등 갑질을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5G 오픈랩은 '쇼잉'(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본지 5월27일자 거짓상생으로 기술탈취까지...도넘은 화웨이 갑질 참조).


당초 화웨이는 5G 오픈랩 개소식을 거창하게 치를 계획이었지만 최근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화웨이 주장에 따르면, 5G 오픈랩은 화웨이의 5G 장비가 설치된 연구 공간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이곳에서 기술을 개발해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네트워크 장비 개발 업체 관계자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화웨이가 덥석 받아줄 리가 없으며, 오히려 공급가를 낮춰야 하는 압박이 거셀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웨이에 기술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업체와 납품 경쟁을 해야 하는데 상대가 워낙 싼값에 공급하고 있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면서 "그렇게 몇년 하다보면 회사가 거덜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웨이의 기술 탈취 전력도 중기가 손사래를 치는 이유중 하나다. 5G 오픈랩의 성격상 제품 테스트와 실증을 거치는 사이 관련 기술을 서로 논의해가며 기술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술만 뺏기고 제품 공급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기술 탈취를 경험한 국내 기업들은 5G 오픈랩을 더더욱 경계하고 있다. 한때 화웨이의 국내 파트너였던 KMW의 김덕용 회장은 "2G와 3G 시절 화웨이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기술 탈취를 경험한 바 있다. 이후 화웨이로부터 비슷한 제안들이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면서 '화웨이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5G 오픈랩'을 앞세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우리나라를 끌어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면서 개소식은 첩보작전을 벌이듯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당초 화웨이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물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동통신 3사,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을 초청할 계획이었지만 모두가 손사래를 치자 몇몇 협력사들만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도 여론을 의식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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