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침수차량 사후처리 진행
현장 엔지니어 “입고 차량 중 90% 이상은 수리 안 돼…사실상 전손처리”
[아시아경제 윤진근 PD] “어휴, 냄새가…”
현장 엔지니어가 침수차량 중 한 대의 문을 열자, 습기와 함께 물비린내와 오물 냄새가 섞인 악취가 코를 찔렀다.
지난 8일 수도권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차량 침수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손해보험 업체들이 서울·수도권 전 지역에 긴급 재해재난 지역 현장보상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등 자동차보험 업체는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을 임대해 침수차량 사고 접수, 점검, 사후처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영상] 오물 범벅에 악취까지…‘물폭탄’ 맞은 침수차 이곳에](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81120003684489_1660215636.png)
11일 오후 서울대공원 주차장에는 침수된 자동차들이 견인차 등에 실려 쉴 새 없이 입고됐다. 현장 엔지니어들은 일사불란하게 자동차를 하차하고 차량을 점검했다.
![[현장영상] 오물 범벅에 악취까지…‘물폭탄’ 맞은 침수차 이곳에](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81120032484491_1660215803.png)
서울대공원 주차장에는 국산 자동차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 자동차까지 수많은 차들이 모여 있었다. 주차장에 모인 침수차는 침수 정도와 증상이 제각각이었다. 헤드라이트 안쪽으로 물이 차거나 전면 흡기구에 오물이 다수 묻는 등 외견만으로 침수를 판단할 수 있는 자동차도 있었다. 수차례 물에 잠긴 듯 여러 층의 띠 모양이 새겨진 자동차도 눈에 띄었다. 주행 중에 침수된 듯 와이퍼가 세워진 자동차도 있었다.
또한, 침수가 많이 진행된 차는 운전석과 조수석 등 좌석은 물론 문 손잡이와 핸들 등에도 흙먼지가 앉아 있었다. 더러는 빗물과 오물이 뒤섞여 차 문을 열자마자 악취를 풍기기도 했다.
![[현장영상] 오물 범벅에 악취까지…‘물폭탄’ 맞은 침수차 이곳에](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81120021784490_1660215736.png)
일부 자동차 내부에는 자동차용 액세서리, 물병, 사진, 옷가지, 신발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차 안에서 짐조차 챙기지 못할 정도로 당시 상황이 긴박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조성진(53) DB손해보험 네트워크운영팀 차장은 현장 상황에 대해 “9일부터 (재해·재난 지역 보상서비스) 운영을 시작해 150여 대가 입고돼 있고, 계속해서 차가 들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침수는 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조 차장도 경험해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20년 9월 호남지역 폭우 당시에도 (저희 보험사만) 400~500여 대의 침수차량이 나왔지만, 이렇게 대규모 침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현장영상] 오물 범벅에 악취까지…‘물폭탄’ 맞은 침수차 이곳에](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81120045184492_1660215891.png)
조 차장은 차량 수리 가능성을 묻자 “90% 이상은 수리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보상 팀에서 20년 가량 경력을 가진 그는 “전자 장비를 가지고 테스트하지는 못하지만, 내부의 에어 클리너 혹은 점화장치 등을 살펴보면 (자동차를) 수리해 사용이 가능한지는 판단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고객(차주) 동의 후 전부손해처리 후 매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조 차장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강남역 등 수도권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약 7000여대 이상의 차량이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10일 오후 기준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차량 피해는 총 7678대로 집계됐다. 손해액은 약 977억6000만원에 달한다.
윤진근 PD 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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