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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배민 오프"…전국 자영업자 집단행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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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배달앱 대응 집단행동
"또 다른 배달 플랫폼 보이콧도 계획"
배달플랫폼 이해관계자 상생안 목표

"각자 사정이 다르니까. 꼭 모든 사장님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경기도 광명에서 아귀찜집을 운영하는 김모씨(33)의 핸드폰은 21일 조용하다. 매일 사용하던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앱)을 꺼놨기 때문이다. 한 시간에도 몇 번씩 울리던 주문 알림이 오지 않지만, 김씨는 오히려 기대감에 가득 찼다. 김씨는 "단체 행동 결과가 미비하고 저조할지라도 상관없다"며 "배달 앱의 악행에 끌려다니지 않고, 우리도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 자영업자들이 하루 동안 '배민배달'(배민이 배달하는 자사 서비스) 주문을 받지 않는 보이콧 운동에 나섰다. 그간 배달 앱에 대응하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영업자들이 직접 조직을 만들어 집단행동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늘 하루는 배민 오프"…전국 자영업자 집단행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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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전국 사장님 모임'(공사모)은 하루 동안 배민배달 주문을 끄고 '가게배달'(점주가 배달하는 서비스) 주문만 받는 전국 자영업자 집단행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공사모는 전국 자영업자 300여명이 모인 온라인 모임이다. 김영명 공사모 위원장은 "배민배달로 인해 점주와 배달 대행사들의 경영난, 배민 라이더들의 단가 하락, 배송 지연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고객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실질적인 참여율보다 이런 단체 행동을 시행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다른 배달 플랫폼을 대상으로 보이콧을 계획하고 있으며 최종 목표는 배달플랫폼 이해관계자들의 상생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배달 앱이 잇따라 무료배달을 시작하면서 자영업자들은 과도한 수수료와 배달비를 부담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매달 8만8000원을 지불하던 기존 요금제(울트라콜)와 달리 무료 배달을 적용받기 위해선 점주들이 정률제 요금제인 '배민1플러스'에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개 수수료 6.8%에 카드 수수료와 점주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서울 기준 3300원)까지 더해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일할수록 손해 보는 구조'라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다.


보이콧 운동에 참여한 점주 비율은 전체의 10% 내외로 추산된다. 서울 강서구에서 야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준형씨(33)도 집단행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김씨는 "이번 행동으로 고객들께 가게배달의 낮은 가격과 더 나은 서비스를 경험시켜 드리고 싶다. 가게배달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광주광역시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조모씨(38)는 "모든 피해를 자영업자가 짊어지고 있다"며 "우리도 뭐라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윤미정씨(38)는 "무료배달 정책을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하는 업주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하루빨리 언론과 정치권 개입으로 배민과 쿠팡이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자영업자들의 집단행동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달 앱 입점 점주들은 가게 규모, 업종 등 모든 부분에서 공통적인 특성을 찾기가 힘들다"며 "이러한 문제로 인해 그동안 누군가 단체를 대표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등에 문제를 제소하기도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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