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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한강변 아파트 63빌딩과 키재기…스카이라인 확 바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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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한강변 아파트 63빌딩과 키재기…스카이라인 확 바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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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화된 ‘성냥갑 아파트’ 대신 시원하게 뻗은 현대적인 건축물. 시선을 사로잡는 최고 56층과 47층의 초고층 단지.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로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자랑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와 성동구 트리마제 아파트의 모습이다. 강북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바꾼 대표적인 건물로 통하는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11년 시장직에서 사퇴하기 전에 만들어진 단지들이다. 부지 25% 이상을 기부채납하는 정비사업에 대해 최고 50층 건립을 허용했던 당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덕이다. 현재 두 곳은 ‘한강 르네상스’, ‘디자인 서울’을 기치로 내걸었던 오 시장 정책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꼽힌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다시 한 번 한강변 스카이라인의 대대적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경직됐던 용적률·용도지역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부터다. 답답했던 도시 미관을 ‘글로벌 선도도시’라는 목표에 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뉴욕·런던·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만 볼 수 있던 독특한 디자인의 초고층 빌딩 라인을 미래의 서울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의미래]한강변 아파트 63빌딩과 키재기…스카이라인 확 바뀌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래미안 첼리투스. 최고 56층 높이인 이 단지는 강북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바꾼 대표적인 건축물로 통한다. [사진=아시아경제DB]

63빌딩만큼 높은 여의도 아파트, 고층 오피스 내려다본다
[서울의미래]한강변 아파트 63빌딩과 키재기…스카이라인 확 바뀌다 지난달 16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내려다본 여의도 일대 전경.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와 고층 오피스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여의도 일대다. 일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노후아파트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주택정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해 초고층 단지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35층 높이 제한이 폐지되면서 층수가 50층이 넘는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현재 여의도 일대를 주름잡는 사무용 건물을 내려다보는 아파트 등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대표적인 사업 추진 단지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다. 지난해 11월 신통기획 1호로 확정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이 단지는 최고 65층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1971년 준공돼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이 아파트는 현재 최고층수가 15층에 불과하다. 재건축을 통해 45~50층 가량 더 올라가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63빌딩(높이 250m)이나 파크원(333m)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200m 내(최고 60~65층)에서 ‘U’자형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도록 계획지침을 마련했다. 이 구상대로 추진되면 서울 내 재건축 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건축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아파트도 지난 1월 신통기획안을 통해 최고 54층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1975년 준공된 이 단지는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해 본격적인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2018년 ‘여의도 통개발(마스터플랜)’ 논란에 가로막혀 사업 추진이 보류된 바 있다. 이번 신속통합기획안으로 이 단지는 588가구 규모에서 1000가구 규모로 거듭난다.


무엇보다 한양아파트 일대는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입지규제최소구역)’의 시범사례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하는 대신 주거 중심 단일 기능에서 벗어나 비주거시설과 오피스텔, 외국인 전용 주거 등 다양한 주거유형을 도입할 예정이다.


신속통합기획에 나선 것은 이들 단지뿐만이 아니다. 59층 높이로 재건축을 준비 중인 대교아파트는 지난달 30일 신통기획 자문사업 기획안을 영등포구청에 제출했다. 마찬가지로 인접 단지인 삼부아파트도 지난 1월 용적률 500%를 적용해 최고 56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내용 정비계획안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단지도 신통기획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밖에 진주아파트도 58층으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을 구청에 제출한 상태다.


‘강남부촌 1번지’의 부활, 압구정에 최고 70층 아파트 가능성도
[서울의미래]한강변 아파트 63빌딩과 키재기…스카이라인 확 바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이 단지들은 최근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라 50층 이상의 높이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사진=아시아경제DB]

‘강남부촌 1번지’로 불리는 강남구 압구정동도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시는 압구정 일대 재건축의 밑그림을 담은 신속통합기획안을 발표했다. 기획안에 따르면 50층 높이의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서면서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압구정 아파트지구에 ‘서울 랜드마크’를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가 직접 초안을 그린 것이다.


압구정 아파트지구는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구성된다. 이 중 2~5구역만 2021년 12월부터 신통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4개 구역에 포함된 아파트는 19개 단지, 8430가구로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모두 이 구역에 속한다.


서울시가 지난 25일 압구정 아파트지구를 대상으로 발표한 신통기획안에는 높이 50층짜리 아파트를 건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강변과 인접한 전면부 아파트는 20층 높이로 제안됐다. 이는 지난달 한강변 아파트 ‘15층 높이 제한’이 폐지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각종 기부채납 조건을 충족했을 경우 2구역은 용적률 최대 300%까지, 3구역은 322.6%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3구역 조합은 70층짜리 4개 동을 검토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월 "혁신 디자인이 적용되는 특별계획구역 건축물에는 용적률을 120%로 상향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시도다.


현대8차, 한양3·4·6차로 구성된 4구역은 북쪽으로 한강, 남쪽으로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랜드마크타워 2개 동을 배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플로팅 매스’도 도입된다. 플로팅 매스는 건물 동 사이를 이으며 떠있는 듯한 복도식 구조물이다.


시는 이틀간 이어진 설명회에서 이 일대를 한강변 생활권에 특화한 미니 신도시로 만든다는 마스터플랜을 함께 제시했다. 압구정 2~5구역의 재건축 후 서울숲, 응봉산, 달맞이봉공원 등 강북의 주요 자원과 통경축(조망 확보 공간)을 연결하고 현재 획일적인 한강 경관을 초고층 건물과 수변 저층 건물이 어우러진 파노라마 조망 거점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현재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한강은 입체적으로 잇는다. 압구정 3구역에 성수동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보행교를 신설하고, 아파트 단지에서 한강변에 이르는 구간의 도로 위에 덮개공원을 만든다. 시는 여기에 들어갈 사업비 2500억원을 기부채납 방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반포·잠실 한강변에도 초고층 아파트, 한강과 어우러진 ‘수변 특화 단지’도

강남구 외에도 같은 강남3구로 분류되는 서초구와 송파구도 한강변 고층아파트 재건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는 재건축 내용의 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 서초구 내 노후 단지가 기획안을 확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변 요지에 위치한 신반포2차는 그동안 재건축 이후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는 문제를 놓고 주민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신반포2차를 한강과 어우러진 ‘수변 특화 단지’로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변 특화 디자인을 설계하는 조건으로 50층 안팎의 초고층 계획을 허용했다. 용적률 299.5%를 적용받은 것으로 기존 계획인 용적률 262.1%보다 37.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대신 공공기여 중 일부는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받았다. 서릿개소공원 쪽으로 입체 보행교를 신설하는 게 대표적이다. 전면 보행교로 바뀌는 잠수교와 연결되는 문화공원도 조성한다.


송파구에서는 잠실주공5단지가 층수 상향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일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송파구청에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이는 잠실역 인근 대로변 4개 동은 최고 50층까지, 나머지 한강변에 위치한 동은 38층 전후로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역세권 단지인데다 북쪽으로는 한강을 끼고 있어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혀왔다.


천지개벽 꿈꾸는 한강이북, 제2래미안 첼리투스 나온다
[서울의미래]한강변 아파트 63빌딩과 키재기…스카이라인 확 바뀌다 지난달 16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내려다본 용산 일대 전경.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가 한강변을 따라 위치하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서울 한강이북에서는 용산구 일대가 초고층 스카이라인 구축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이촌동에서는 한강맨션아파트가 68층 높이의 초고층 재건축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마찬가지로 1971년에 입주한 이 단지는 기존에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한강변 35층 높이 제한을 폐지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해 고도 제한이 풀리자, 시공사의 설계안대로 최고 68층 재건축안을 검토한 것이다.


현재 한강변 최고층 아파트는 같은 용산구에 위치한 래미안 첼리투스(56층)다. 이 단지는 오 시장이 과거 재임시절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정책에 따라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됐다. 한강맨션의 설계안이 받아들여지면 래미안 첼리투스를 넘어서는 한강변 최고층 아파트가 되면서 상징성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도 제한이 풀리면서 다른 단지들도 층수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근 서빙고동에서는 신동아아파트가 초고층 스카이라인을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신통기획에 합류한 이 단지는 정남향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용산공원과 인접하는 등 최상의 입지를 가졌다.


여기에 총 1326가구 규모로 단지 규모도 커 압구정 현대아파트,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함께 서울 3대 대장주가 될 거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서쪽부터 한강맨션, 래미안 첼리투스, 신동아아파트가 일렬로 배치돼 있어 스카이라인을 고려하면 신동아 아파트도 50층 이상의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전망이 크다.


이외에도 한강변에 위치한 산호아파트도 최고 47층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 방향을 바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용적률을 30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 단지는 서울시가 국제업무지구로 개발을 추진 중인 옛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와도 인접해 있다. 3개 동은 정면으로 한강을 볼 수 있는 조망권을 갖췄다.



한편 재개발 지역인 성동구 성수동 전략정비구역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박원순 시장 취임 이전의 오세훈 시장 시절 한강 르네상스 사업 일환으로 50층 계획을 수립했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한강변 35층 높이에 규제가 생기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이후 2011년 지구단위계획이 바뀌면서 4개 지구로 나눠 총 8200여 가구를 공급하는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번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35층 층수 제한이 없어지면서 고층 개발을 하려던 원안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의미래]한강변 아파트 63빌딩과 키재기…스카이라인 확 바뀌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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