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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00억 제조업체 스피폭스의 실험[주4일 근무시대 ⑥]

수정 2022.07.01 08:40입력 2022.06.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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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제 시행후 생산성 향상
공정자동화율 85%…주4일제 원동력
직원들 대체로 만족…특근수당 사라진 건 아쉬워

매출 200억 제조업체 스피폭스의 실험[주4일 근무시대 ⑥] 김용래 스피폭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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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주4일제 근무는 더이상 IT업종이나 스타트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디지털 전환과 공장 자동화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중소 제조기업도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주4일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주 4일 근무시대'


대표적인 기업이 경기 이천시 모가면에 위치한 스피폭스다. 1985년 설립된 스피폭스는 표면실장(SMD)형 알루미늄 전해 콘덴서 케이스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1위(55%) 업체다. 콘덴서는 휴대폰, TV, 컴퓨터 등에 쓰이는 주요 전기 부품이다. 스피폭스는 동일한 면적의 알루미늄 판에서 더 많은 양의 콘덴서 케이스를 만드는 기술을 독자 개발해 기존 강국이던 일본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스피폭스는 지난 2월부터 격주로 주4일제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는 일종의 시범단계로 올해 안으로 주4일제를 완벽하게 정착시키는 게 목표다. 김용래 스피폭스 대표는 "삶의 질 향상을 근로자 복지로 내세우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는 의무감과 사명감을 늘 갖고 있었다"면서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제조업 자체를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4일제 도입 배경을 밝혔다.


김 대표가 제조업의 위기를 주4일제로 극복하려고 한 배경은 ‘인력난’이다. 글로벌 1위 경쟁력을 갖춘 데다 높은 수준의 연봉을 제시해도 수도권 변두리에 위치한 탓에 이른바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젊고 유능한 인력이 회사의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주4일제 도입 등 산업 전반의 노동환경이 변하면서 이런 상황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매출 200억 제조업체 스피폭스의 실험[주4일 근무시대 ⑥]


물론 주4일제 도입이 쉬웠던 건 아니다. 생산직 근로자가 대부분인 제조 현장에 주4일제를 도입하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고 고객사 납품일을 제때 맞추지 못할 경우 큰 손해가 생길 우려도 있었다. 김 대표는 우선 직원들을 믿기로 했다. 그는 "주 4일 근무를 하고 5일 오버타임 수당까지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면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최근 직원들의 자발적인 마인드 변화가 더 높은 생산성을 이끌어 내는 것을 지켜보면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스피폭스가 주4일제 도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배경은 공장자동화도 한몫했다. 스피폭스는 현재 제품 생산부터 검수까지 생산라인 전 영역에 걸친 스마트공정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공정 자동화율은 85%에 이른다. 유재훈 스피폭스 생산관리부장은 "공정자동화로 단위시간당 생산 처리능력이 증가하면서 가격·품질·납기 측면에서 회사의 경쟁력이 대폭 올라갔다"면서 "이는 주4일제를 시행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정해경 스피폭스 관리·생산부 이사는 "주4일제와 공정자동화로 근무시간이 단축됐음에도 조업 집중도는 향상됐다"면서 "이는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4일제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중국 국적의 홍연(49)씨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피로감이 해소됐고 생산성도 좋아진 것을 느낀다"면서 "(특근 감소에 따른) 급여감소는 아쉽다"고 말했다. 최성용(38)씨는 "여유시간이 많아져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고, 이건문(30)씨는 "개인 생활이 많아졌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주4일제 덕인지 최근 스피폭스는 자동화 및 전기 구조시설 부문과 설계부문에서 각각 한명씩 인력을 충원했다. 현재 생산량 증대에 따른 제품 검사인원 채용 절차도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주 4일 근무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있었던 직원들도 몇 개월을 경험하면서 완벽한 주4일제로 가길 희망하고 있다"면서 "제품뿐 아니라 노동환경에 있어서도 동종업계 최고 위치를 지키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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