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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조직이 더 빨리 성장…다양한 인재들 몰릴 것"[찐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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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34주년 창간 인터뷰
브라이언 엘리엇 미국 퓨처포럼 의장(슬랙 수석 부사장)①

"'유연근무' 조직이 더 빨리 성장…다양한 인재들 몰릴 것"[찐비트] 브라이언 엘리엇 미국 퓨처포럼 의장(슬랙 수석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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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유연성을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은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쯤 뒤에는 미래지향적이고 유연한 접근방식을 취한 기업이 더 빨리 성장하고, 산업화로 후퇴한 기업을 얼마나 능가할 수 있는지 결과가 드러날 거라고 생각해요."


브라이언 엘리엇 미국 퓨처포럼 의장(슬랙 수석 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바꿔놓은 업무 환경의 핵심으로 ‘유연성(Flexibility)’을 언급했다. 엘리엇 의장은 13일 아시아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유연성은 더 이상 특권이 아닌 경쟁 우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슬랙이 2020년 9월 만든 조직문화 관련 컨소시엄 퓨처포럼의 의장으로 팬데믹 기간 중 미국 등 주요국의 업무 환경 변화를 꼼꼼히 들여다봤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근 ‘일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How The Future Works)’라는 책을 내놨다.

◇ 유연성은 불가피한 트렌드

엘리엇 의장은 "유연성을 제공하면 더 다양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인재를 유지하고 다양한 업무 스타일을 수용하고 인재 풀을 보다 넓게 확장할 수 있다"면서 "유연성을 제한하는 기업의 임원은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유연성을 제공하는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핵심인 인력 확보에 유연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선언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에서는 머신러닝을 담당했던 인공지능(AI) 전문가 이안 굿펠로가 회사의 주 3일 사무실 출근 정책에 반대해 구글로 이직했고,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일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인재 확보를 위해 ‘평생 재택근무’ 조건을 내걸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출근제를 폐지하고 원격근무를 제도화하겠다고 선언, 적용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유연근무' 조직이 더 빨리 성장…다양한 인재들 몰릴 것"[찐비트]


엘리엇 의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 수장들이 100년이 넘는 세월의 규범에 뿌리를 둔 경직된 업무 관행을 재설계하고 구조적 변화를 추구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C레벨 직급 중심에서 임직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됐고 선택된 소수가 아닌 모두에게 더 적합한 업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결국 리더가 유연성을 통해 신뢰를 갖고 조직을 이끌며 포괄적인 업무환경을 만들고 물리적 사무실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에도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엘리엇 의장은 특히 "과거와 달리 지식 업무가 복잡해져 이에 대한 빠른 대응이 필요해졌고 안정적인 팀의 개념은 약화됐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부서 관리자들로 하여금 직원들의 업무와 진행 방식을 추적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리자에게 더 나은 교육과 더 나은 툴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팀과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공유하는 방법이나 직원들이 더 많은 상태 업데이트를 적용하지 않고 일종의 줌 피로 현상을 느끼지 않도록 비동기적으로 상태를 업데이트하는 명확한 프로세스를 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디지털본사에 투자, 소속감 높아져

엘리엇 의장은 팬데믹 기간 중 대면 업무가 불가능해지면서 조직문화가 약화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조직문화는 재택근무 중에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하며 조직은 이러한 문화적 변화를 인지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물리적인 업무 환경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도 조직문화는 구축된다"면서 슬랙의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장소와 시간에서 유연성을 추구한 직원들에게서 더 높은 소속감과 회사와의 유대감,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다고 진단했다.

"'유연근무' 조직이 더 빨리 성장…다양한 인재들 몰릴 것"[찐비트]


엘리엇 의장은 원격근무 환경에서의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투자를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본사(Digital HQ)에 투자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술에 투자하는 조직에서 직원의 소속감은 100% 이상 높아졌고 전반적인 업무 만족도가 거의 200% 증가했다"면서 "디지털 본사의 구축은 단순히 대면 회의를 화상으로 전환하는 것만이 아니라 가상 공간에서의 브레인스토밍이나 비동기식 협업을 위한 툴을 사용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리더들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자주 연락하는 것 또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슬랙이 기존에는 한 달에 한 시간씩 대면 회의를 했는데 이제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전화를 걸어 격주로 20분씩 진행되는 미팅으로 타운홀 미팅과 유사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바꾼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 "日, 美·유럽 비해 원격근무 비율 낮아"

퓨처포럼은 2020년 9월부터 매 분기 미국, 호주,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등 6개국의 업무 환경의 변화를 살펴왔다. 이 중 한국과 가장 유사한 동아시아 국가인 일본에서 보이는 특이점이 있었냐는 질문에 엘리엇 의장은 "다른 국가에 비해 가장 낮은 원격근무 비율을 보였으며 최근 사무실 복귀를 한 비율도 다른 국가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유연근무' 조직이 더 빨리 성장…다양한 인재들 몰릴 것"[찐비트] 퓨처포럼 설문조사 결과


실제 퓨처포럼이 지난 4월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완전 사무실 근무 비율은 50.9%로 글로벌 평균(34.4%)을 크게 웃돌았다. 향후 12개월 내 다른 직장을 찾겠다는 응답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53.4%로 전체 평균(45.3%)을 크게 웃돌았다. 일본 기업들이 업무 유연성을 갖추기 위해 주 4일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는 보도가 다수 나왔지만 전반적인 업무 환경은 다른 국가에 비해 보수적인 편이라는 의미다.


◆ 브라이언 엘리엇 의장은…


- 현 슬랙 수석 부사장 겸 퓨처포럼 의장 / 노스웨스턴대 학사, 하버드대 MBA / 구글 익스프레스 전 총 책임자 / 보스턴컨설팅그룹 전 파트너 / 책 '일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저자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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