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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의 법조스토리]'고발사주' 의혹 감찰·수사로 밝혀야 할 쟁점은?

수정 2021.09.07 22:49입력 2021.09.07 15:45
[최석진의 법조스토리]'고발사주' 의혹 감찰·수사로 밝혀야 할 쟁점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최석진의 법조스토리에서는 법원, 검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법조계의 다양한 이슈들을 다뤄보려 합니다. 주요 사건의 법적 쟁점이나 전망, 사건의 이면, 기사로 쓰지 못한 뒷얘기 등을 주제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조금은 자유롭게 써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그 여덟 번째 스토리로 최근 대선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대선 정국의 최대 이슈로 부각된 '고발사주'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엇갈린 입장을 내놓으며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법무부와 대검은 현재 각각 감찰의 전 단계인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곧 합동감찰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직접 수사에 나설지도 관심입니다.


뉴스버스는 지난 2일 '[단독] 윤석열 검찰, 총선 코앞 유시민·최강욱·황희석 등 국민의힘에 고발 사주'라는 제목의 기사를 시작으로 여러 후속보도를 내며 지난해 4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끌었던 검찰이 야당에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 제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도의 핵심은 지난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의원을 통해 범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 등 첨부자료를 야당에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손 전 정책관이 개입됐고, 고발장의 피해자로 기재된 사람들이 윤 전 총장 본인과 부인 김건희씨,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 등인 만큼 윤 전 총장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뉴스버스의 주장입니다.


특히 뉴스버스는 2일 함께 보도한 '[배경 설명] 검찰총장 무력화 시도에 윤석열 야당 고발 사주로 대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제의 고발장이 접수된 시점, 즉 지난해 4월 3일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 전 총장이 극한 대립을 이어가던 시기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사를 통해 추 전 장관이 이른바 '윤석열 라인'을 한직으로 몰아내고 자신의 대리인격인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혀 총장을 무력화시키려는 상황이었던 데다가, 4·15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조국 수호'와 야권의 '윤석열 지키기'가 맞붙었던 상황이었던 만큼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반전 카드가 필요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같은 해 3월 31일과 4월 1일 이틀에 걸친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로 측근 한 검사장 등에 대한 감찰과 수사가 시작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 전 장관에게 대응하기 위한 카드로 자신에게 반감을 가진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사주를 시도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고발장 작성자·전달자, 윤 전 총장 관여 여부 확인 필요… 사실관계 확정이 우선

뉴스버스 보도는 '지난해 4월 손 전 정책관이 김 의원에게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해 고발을 사주했고, 그 배후에는 윤 전 총장이 있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만일 감찰이나 수사를 통해 뉴스버스가 제기한 의혹이 모두 사실로 밝혀진다면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법적으로 직권남용이나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떠나 총장의 지위를 이용해 자신에게 반감을 표한 여권 정치인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면, 그 자체로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반면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를 지시했거나, 손 전 정책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는 등 당시에 상황을 인지했다는 점이 구체적인 진술이나 증거를 통해 입증되지 않는다면, 설령 감찰·수사 과정에서 손 전 정책관의 연루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도 윤 전 총장이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또 다른 야권의 대선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 전 총장이) 설사 몰랐다고 하더라도 지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는 당시 검찰의 총책임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일단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검사 출신 변호사 A씨는 "여러 사실관계 중 중간 단계에서 한두 가지만 달라져도 경우의 수가 확 늘어나기 때문에 가정을 전제로 법적 책임을 논하기는 쉽지 않다"며 "진상이 나와야, 감찰이나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법리 적용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규명돼야 할 부분은 ▲고발장을 쓴 사람은 누구인지(손준성인지, 김웅인지, 제3의 인물인지) ▲손준성이 김웅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게 맞는지(맞다면 고발을 사주하기 위한 전달인지, 검토 요청을 받은 뒤 다시 돌려준 건지, 제3자가 전달했는데 손준성이 전달한 것처럼 조작됐는지) ▲윤석열 전 총장의 관여가 있었는지 등 3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의문점들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정이 되면, 비로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나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는지를 따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락가락 진술 바뀌는 김웅 의원… 혼란 가중시켜

일단 위 세 가지 의문점 중 첫 번째인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는지와 고발장을 누가 김 의원에게 전달했는지는 김 의원 본인과 손 전 정책관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안입니다.


먼저 고발장 작성자의 경우 뉴스버스의 보도는 '윤석열 검찰'이 고발장을 작성해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인 만큼,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된 손 전 정책관 내지 검찰 내 또 다른 인물이라는 게 뉴스버스 보도 취지입니다.


하지만 손 전 정책관은 이 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는 전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금일(6일) 한겨레 신문과 뉴스버스는 제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 및 첨부자료를 발송하였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며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송부하였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향후 이와 관련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이로 인한 명예훼손 등 위법행위에 대하여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고발장 작성은 물론 전달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뉴스버스가 보도한 사실관계가 허위라는 주장입니다.


뉴스버스의 기사 내용과 손 전 정책관의 입장 두 가지만 놓고 본다면 손 전 정책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뉴스버스가 취재해 보도한 내용이 틀렸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논란을 키우고 있는 사람은 김 의원입니다.


손 전 정책관이 맞건 틀리건 명확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반면, 김 의원의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진술은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뉴스버스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애초 뉴스버스와의 전화 인터뷰 당시 "(고발장을) 전달만 한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고발이 있었으면 왜 고발이 들어왔는지 물어봤을 것이기 때문에 기억이 날 텐데,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단순히 전달만 한 것 같다는 취지였습니다. 2020년 4월 3일 전달된 첫 번째 고발장 관련 답변입니다.


그러면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추가 고발장(2020년 4월 8일 전달된)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당내에서 제일 먼저 문제제기를 했고, 고발장 초안도 잡았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자신은 고발장을 전달만 했을 뿐 직접 고발을 하진 않았고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국회의원도 공익신고를 받는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안다며 국회의원인 자신에게 신고하는 것 역시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에 이후 김 의원은 다른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 대표 관련 고발장은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고 시인했습니다.


첫 번째 고발장에 김건희씨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는 '검찰측 입장에서 들어왔던 것 같다', '그쪽(검찰) 문제인 것이지 제가 요구를 하거나 그랬던 것도 아니다'며 고발장 작성에 검찰이 관여했다는 듯한 뉘앙스로 답변했습니다.


그는 또 다른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뉴스버스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는 술에 취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가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오락가락했던 답변을 뉴스버스 측이 보도에 유리한 내용만 짜깁기해 내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발장에 담긴 김씨 관련 내용이 검찰 측에서 전달된 것 같다고 자신이 답변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뉴스버스는 내가 한 말을 짜깁기했다. 거짓말 대잔치다"라고 강력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진술이 왔다갔다 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경우를 나눠서 답했습니다.


먼저 손 전 정책관이 고발장을 작성해 보냈거나 제3자가 작성한 고발장을 손 전 정책관이 자신에게 보냈고, 그것을 자신이 당에 전달했다면 그것은 아무 혐의가 없다는 것입니다. 도덕적으로 부적절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법적으로는 책임질 일이 없다는 취지입니다.


두 번째로 뉴스버스가 보도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손 전 정책관으로부터 자신이 고발장을 받아 당에 보낸 것일 텐데, 손 전 정책관이 아니라고(고발장을 보낸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뉴스버스 보도가 맞다'고 하면 당장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증거를 대라'고 할 텐데, 이미 텔레그램 대화방을 다 지워서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본인 입장에서는 입증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죠.


이처럼 김 의원은 고발장의 작성 주체, 전달 주체와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최강욱·황희석 등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형사고발이라는 중대한 사안에 대한 기억이 불과 1년 5개월 만에 이렇게 희미해질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다만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 의원과 뉴스버스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번 사건과 윤 전 총장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첫 통화 때 강력하게 부인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 의원은 고발장 전달을 윤 전 총장으로부터 요청받고 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아니다. 그쪽과 연결된 건 없다", "윤 전 총장하고는 전혀 상관없다"고 답했습니다.


뉴스버스가 이번 사건에 윤 전 총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이 같은 불리한 인터뷰 내용을 의도적으로 싣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해당 기자는 당시 김 의원이 기차에 타고 있는 상태여서 제대로 인터뷰를 못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손 전 정책관이 왜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보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준성이하고 이야기는 했는데 그거 제가 만들었다"며 "'이게 법리적으로 맞느냐', 이런 것을 한 번 물어봤을 수는 있다"고 답했습니다.


김 의원은 손 전 정책관과 사법연수원 29기 동기지만 나이가 네살 많습니다. 뉴스버스 측이 제시한 텔레그램 캡처 사진에 손 전 정책관이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보냈다는 표시가 나오는 것과 관련, 자신이 작성한 고발장 내용에 대한 법리 검토를 동기인 손 전 정책관에게 부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보입니다.

감찰 거쳐 수사로 이어질 듯… 공수처 수사 대상 해당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전날 이번 의혹에 대한 법무부·대검 합동감찰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감찰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감찰을 통해서는 당장 검찰을 떠난 김 의원에 대한 조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증거확보를 위해서도 강제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날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번 의혹과 관련 윤 전 총장과 한 검사장, 손 전 정책관 등을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사세행의 18번째 공수처 고발입니다.


뉴스버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는 전제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토될 수 있는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해사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국가공무원법 위반, 실명 판결문과 관련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입니다.


전현직 검찰총장이나 검사는 공수처법 적용을 받는 고위공직자에 해당되고,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는 고위공직자의 재직중 범죄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권을 갖는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됩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경우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범죄는 아니지만 관련범죄로써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수처가 이번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무부와 대검의 진상조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감찰이 시작되면 감찰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수처가 직접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몇 가지 드는 의문들

아직까지 드러난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데다가 당사자들의 진술도 엇갈리고 있어 현재로선 이번 사건의 결말을 점치기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검찰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을 고려해 다들 숨죽이며 법무부와 대검의 진상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뉴스버스 보도를 통해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이런 저런 의문점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먼저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 김 의원간의 인적 연결고리입니다.


뉴스버스 보도는 윤 전 총장이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검찰 출신 정치인인 김 의원(당시 후보자)에게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 고발을 사주했다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고발사주 행위가 드러날 경우 윤 당시 총장이 당장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됨은 물론,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그 같은 일을 진행하려면 어느 때보다 은밀히, 그리고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통해 진행하고자 했을 것이라는 건 상식입니다.


뉴스버스는 수사정보정책관이라는 직책 자체가 총장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과 더불어 총장의 눈과 귀가 되는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의 연결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 이같이 추정하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손 전 정책관은 2020년 1월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추미애 전 장관이 취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직접 임명한 사람입니다.


윤 전 총장은 2019년 8월 임명된 전임 김유철 전 수사정보정책관의 유임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추 전 장관이 불과 임명 6개월이 채 안 된 김 전 정책관을 교체하고 앉힌 사람이 바로 손 전 정책관이라는 것이죠.


조국 전 장관 수사를 시작으로 법무부와 대검의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추 전 장관이 선택한 인물을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라는 위험한 거사를 맡길 심복으로 보는 건 어딘가 부자연스럽습니다.


윤 전 총장과 김 의원 간의 관계도 검사 선후배라는 것 외에는 특별한 연결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김 의원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이라는 요직을 맡고 있다가 윤 전 총장 취임 직후 단행된 2019년 8월 인사에서 한직인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교수로 밀려났다가 결국 검찰을 떠난 사람입니다.


김 의원이 사석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강한 불만을 수시로 표현했다는 것은 검찰 주변에선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실제 김 의원이 윤 전 총장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면 이번 대선을 앞두고 유승민 후보 대선캠프가 아닌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을 맡았겠죠.


손 전 정책관과 김 의원의 사이 역시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사주'를 함께 기획할 정도로 가깝지는 않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특히 고발장이 전달됐다는 2020년 4월 당시에는 손 전 정책관의 장인인 김광림씨가 미래통합당 현역 의원 신분이었다고 합니다. 손 전 정책관이 윤 전 총장의 지시를 받았든, 본인이 의도했든 간에 야당에 고발장을 전달하고자 했다면 장인을 통해 당내 법률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정점식 의원(전 대검 공안부장)에게 은밀하게 전달하는 것이 훨씬 안전했을 텐데 굳이 김 의원을 통했을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뉴스버스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고발장을 놓고도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훈련받은 검사가 작성한 것 같다", "공소장처럼 작성됐다"는 등 법조계 인사의 반응을 보도하기도 했지만 고발장을 접한 일부 검사들은 "고발장 문구나 표현이 어색하다", "훈련이 안 된 초짜가 작성한 것 같다", "검사가 작성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흉내를 냈거나 아니면 엄청 못 쓴 고발장"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고발장 말미에 '고발이유'라는 별도 항목을 만들어 고소의 배경과 관련된 정치적인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을 두고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 어려운 증거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4월 3일 전달된 고발장 17페이지에는 "피고발인들은 채널A 기자 관련 내용을 제보한 뒤, 이를 '검언유착'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나, 국회의원 총선 결과를 좌지우지하고자, 정치적 목적으로, 사기 전과가 있는 '전속 제보꾼'을 내세워 어용 언론사들에게 검찰총장의 가족과 측근 검사장을 비방하는 허위 정보를 제공하여 보도되게 하여 투표를 앞둔 국민들을 호도, 기망하는 행위야말로 심각한 '정언유착'으로서 범죄행위라고 할 것입니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 등장한 '정언유착'이라는 표현은 권력(여당)과 언론(MBC나 KBS)의 유착을 의미하는 '권언유착'이라는 표현과 함께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나온 뒤 한참이 지나서야 사용됐던 표현입니다. 최소한 고발장이 전달된 시점에는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그 같은 표현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죠.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근거로 고발장이 사후에 작성된 허위 고발장일 가능성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뉴스버스가 기사 내용을 뒷받침할 근거자료로 제시한 고발장 별첨자료 사진 파일 중 텔레그램을 캡처한 사진에 대해서는 진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사진 상단에 표기된 '손준성 보냄'이라는 문구의 조작 가능성에 대한 논란입니다.


'고발장을 작성한 적도 보낸 적도 없다'는 손 전 정책관의 얘기가 거짓말이 아니라면 남은 가능성은 조작밖에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검찰 출신 변호사 B씨는 "캡처를 했건 직접 사진을 찍었건 기본적으로 사진 파일은 포토샵(컴퓨터용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통한 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손 전 정책관이 아예 고발장이나 첨부자료를 보낸 적이 없는데 보낸 사람 이름을 수정했거나, 손 전 정책관이 다른 파일을 보낸 텔레그램 대화창을 합성해 조작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뉴스버스에 이번 의혹을 제보한 제보자와 보도 시점을 놓고도 여러 가지 이갸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버스 측은 제보자가 국민의힘 관계자라고 밝혔고, 김 의원은 자신이 제보자를 알고 있다며 이번 제보의 목적이 윤 전 총장과 유승민 후보 양측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년 전 발생한 일이 왜 대선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 제보돼 보도로 이어졌는지, 또 첨부자료로 제공된 '검언유착' 사건의 제보자 지모씨의 실명 판결문은 누가 어떤 경로로 입수해 유출시켰는지도 이번 사건을 풀어갈 실마리 중 하나가 될 전망입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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