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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플랫폼이야” 폐쇄적 주류시장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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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리포트] 주류 유통 플랫폼 벨루가 김상민 대표 인터뷰
주류업계 바꾸는 혁신 유통 플랫폼에 도전

“바보야, 문제는 플랫폼이야” 폐쇄적 주류시장에 도전장 국내 최초 수제맥주 정기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벨루가가 주류 도매 유통 플랫폼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김상민 벨루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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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구독경제 활성화와 함께 국내 최초 맥주 정기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벨루가는 지난해 7월 돌연 배송 사업을 중단했다. 당국의 주류 규제로 인한 두 번째 사업 중단이었다. 벨루가 김상민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절치부심한 끝에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종합 주류 유통 플랫폼을 지난해 8월 론칭하며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김 대표는 앞서 맥주 정기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고객 이탈을 줄이기 위해 '큐레이션'을 도입했다. 그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수제맥주 수입사, 도매업 사장들과 관계가 돈독해졌고 자연스럽게 주류 유통구조의 폐쇄성을 알게 됐다고 설명한다. "원하는 주류를 어디서 파는지조차 모를 만큼 업계 내 정보 비대칭이 심각했어요. 이를 시스템화해 간편한 발주가 가능하게 하고 다양한 주류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유통 플랫폼을 만들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플랫폼 개발에 도전했습니다.“


벨루가는 주류를 직접 양조하거나 수입하는 공급사, 물류와 유통을 담당하는 도매상, 그리고 다양한 주류상품 취급을 원하는 소매상을 연결하는 B2B 주류 유통 채널을 구축했다. 기존의 주류 유통은 소매상이 도매상 영업사원을 통해 접한 폐쇄적 상품 정보 안에서 주류를 선택하고, 이를 전화로만 주문하는 구조였다. 김 대표는 "각 상점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해서 힘든 영업사원과, 영업사원으로부터 받은 일방적 정보만으로 합리적 결정이 어려운 상점간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고 강조했다.

“바보야, 문제는 플랫폼이야” 폐쇄적 주류시장에 도전장

'깜깜이' 전화 주문에서 온라인 플랫폼 론칭하니 저절로 이용자 증가

먼저 공급사가 취급 상품을 플랫폼에 등록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간편하게 온라인 카탈로그를 만들어 홍보하면서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다. 도매상은 발주 내역과 거래처 관리를 온라인으로 일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소매상은 주류업계 최신 트렌드를 빨리 파악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 직접 발주가 가능해졌다. 상품 홍보와 발주사고 예방, 트렌드 파악 등 공급사와 도매상, 소매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일들이 플랫폼 안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자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해결하니 특별한 홍보 없이도 이용자들이 스스로 플랫폼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오픈 10개월 만에 벨루가는 월 조회 수 20만 뷰, 확보 상품 수 4200개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행법상 전통주를 제외한 온라인 주류판매는 불법이다. 유통 플랫폼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벨루가는 주류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류 영역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주류 시장에서 단일 주종으로서 6조원의 맥주 시장이 가장 크다는 것에 착안, 통상 1년인 맥주의 유통기한에 주목했다. 맥주 수입 시 선박 이동과 통관 절차를 거쳐 소매상 입고까지 평균 6개월이 걸린다. 이 때문에 수입사는 분석이 아닌 감에 의존해 예상 수요를 파악해왔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공급사가 필요 물량만 한 컨테이너에 싣고 왔다면, 벨루가는 한 컨테이너에 여러 회사의 주문 상품을 한데 모아 들여오고, 공유 창고를 운영해 수입 기간과 유통비용을 줄이는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며 “예상 수요만큼 발주하게 되면 재고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여기서 절감되는 시간과 비용을 바탕으로 유통 선순환을 이루고 싶다”라고 부연했다. 벨루가는 고객사로부터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별·시기별 수요예측 데이터를 제공해 각 공급사가 통계적으로 제품 수요를 미리 준비하는 시스템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국세청의 주류고시 문제로 두 번이나 폐업을 경험했다. 그러나 벨루가는 지난 3월 스마트오더를 통한 주류판매 허용 당시 국세청의 주류 업계 의견 수렴의 자리에 초청될 만큼 주류유통사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플랫폼 서비스 상용화를 통해 전체 시장 거래액의 30%가 벨루가에서 이뤄지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누구나 주류사업에 도전할 수 있게끔 돕는 이커머스이자 물류 풀필먼트(상품의 입고, 분류, 재고 및 품질관리, 배송 등 고객에게 도착하는 전 과정) 플랫폼으로 시장의 큰 파도를 직접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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