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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빅체인지]식품·패션 '온라인' 둥지…네이버·카카오 동침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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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식품·외식 e커머스 강화 전략'…분주한 식품업계 '온라인 재단장'
패션 자사몰 강화 움직임·명품 공식몰 잇따라 오픈…ICT 플랫폼과 '전략적 협업'

[빅테크,빅체인지]식품·패션 '온라인' 둥지…네이버·카카오 동침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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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식품·패션업계가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강력한 메기로 떠오른 네이버와 카카오에 시장을 통째로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소비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자사 온라인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동시에 네이버·카카오와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면서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있다.


◆'너도 나도 1위 식품몰'…제품·배송 강화= 22일 식품업계가 온라인몰 경쟁력 강화에 힘을 쓰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향후 식품·외식과 관련 장보기 등 e커머스 강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온라인몰 단장에 나선 것. 새벽 배송은 물론 전문 온라인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동원F&B는 2007년 선보인 '동원몰'의 역량 강화를 위해 배송 서비스에 집중한다. 현재 '밴드 프레시 서비스'를 통해 전날 오후 5시까지 주문한 제품에 대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을 완료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동원몰은 2019년 기준 연간 주문량이 80만건에 달하는 국내 1등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다. 1000여 종의 식품과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의 생활·주방용품, 미용제품, 가전제품, 유아동 제품에 이르기까지 12만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7년 연간 거래액 약 2억원에서 출발해 12년간 평균 55%의 성장률을 보였다. 동원몰은 새벽 배송 서비스에 집중해 2021년 1000억원의 거래액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가정간편식(HMR) 전문 온라인몰 '더반찬'도 수도권 새벽 배송을 기존 주 5일에서 주 6일로 확대해 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은 일요일 오전 6시까지 주말 동안 주문한 음식을 월요일 새벽에 집 앞으로 배송받아 월요일 아침 식사부터 이용할 수 있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더반찬의 주문량은 주초와 주말을 앞두고 많이 늘어나는데, 월요일 배송을 통해 고객들이 더욱 계획적인 일주일 식단관리를 할 수 있게 생산과 배송시스템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축산물 온라인몰 '금천미트' 역시 배송 서비스에 사활을 건다. 구매한 제품은 당일 주문 익일 배송 시스템을 통해 전국 대부분 지역을 담당자가 직접 냉동냉장 차량을 통해 신선하게 배송한다. 공휴일 및 토요일에도 정상적으로 배송돼 주말 영업에 집중하는 사업장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금천미트는 올해 거래액 23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 전문몰 'CJ더마켓'은 소비자 편의성에 최적화된 다양한 콘텐츠와 맞춤형 서비스 등을 앞세워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식품전문몰'로 육성하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소비자들이 CJ더마켓에서 모든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도록 CJ제일제당의 다양한 제품은 물론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신선·제철식품, 대용량의 제품을 실속 있게 구매할 수 있는 B2B(기업 간 거래)형 제품 등을 선보인다. HMR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대표기업인 만큼 고객의 식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취향에 맞춰 메뉴와 상차림을 제안하는 상품 큐레이팅 서비스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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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고객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최적의 상품 콘텐츠 기획, 브랜드 스토리텔링 디지털 콘텐츠 제작 등 디지털 마케팅을 확대해 다양한 볼거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이 CJ더마켓에서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에도 신경 써 소비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CJ더마켓'을 대한민국의 식탁을 책임지는 고객 식문화 라이프스타일의 대표 플랫폼으로서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상은 온라인쇼핑몰 정원e샵 사업을 확대해 대상그룹의 통합온라인쇼핑몰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온라인전용브랜드 '집으로ON'을 앞세워 온라인채널 내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으로 '집으로ON'의 매출을 향후 5년 안에 1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구야쿠르트는 온라인몰 '하이프레시' 리뉴얼을 통해 자사 제품인 발효유제품부터 가정간편식 제품 뿐 아니라 타사 브랜드 제품까지 주문이 가능한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이 온라인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이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비대면 트렌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몰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가 작은 외식 브랜드들은 별도의 온라인몰 구축에 드는 비용 대신 적극적인 협업을 선택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국내 최대의 e커머스 업체드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카카오톡 선물하기 중 거래액 1위는 카페, 2위는 베이커리, 3위는 아이스크림이 차지했다. 5위 치킨, 6위 패밀리레스토랑, 9위 피자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측은 거래액 상위 브랜드와 제품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카카오 베스트 제품을 보면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BBQ 등 외식업계 1위 브랜드가 선물하기에서도 1위인 것으로 추정된다.

[빅테크,빅체인지]식품·패션 '온라인' 둥지…네이버·카카오 동침도 불사


◆프라다 가방·구찌 신발 "카톡 선물하는 시대"…전략적 협업 가속화= 패션 브랜드들은 네이버·카카오와 전략적 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일일 이용자 45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메신저 내 선물하기 탭에서 원하는 상품을 곧바로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의 배송지를 몰라도 선물이 가능하고, 받는 사람이 원하는 사이즈나 색상 등 세부 옵션을 직접 변경할 수 있어 실속과 간편함을 추구하는 2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지난달 6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 신제품 및 베스트셀러 116개를 선보였고 이후 한 달 만에 '브랜드 의류' 부분 판매에서 상위 5개안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고가의 명품 패션·잡화 브랜드들도 잇따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고 있다. 180만원대 프라다 가방과 110만원대 구찌 시계가 '명품 선물' 부분 인기 1위에 오르는 등 이미 명품 카카오톡 선물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샤넬은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럭셔리 브랜드 최초로 전문관을 오픈했다. 샤넬이 국내 온라인몰에 정식 입점한 것은 백화점 온라인몰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구찌는 네이버와 손을 잡고 브랜드스토어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코스메틱에 한정된 샤넬과 달리 수백만원 상당의 가죽 핸드백, 신발, 의류 등 본격적인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온라인몰 오픈·강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를 럭셔리 플랫폼으로 키울 방침이다. 럭셔리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올해 1분기에만 총 5개의 명품 브랜드를 들여왔다. 에스아이빌리지 담당자는 "해외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 판권을 국내 유통사에 주는 경우가 드물지만 에스아이빌리지의 고급화 전략으로 많은 브랜드가 온라인몰에 입점하고 있다"며 "믿을 수 있는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럭셔리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빅테크,빅체인지]식품·패션 '온라인' 둥지…네이버·카카오 동침도 불사


한섬 역시 온라인 사업 강화를 최대 경영 화두로 선정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흩어져 있는 온라인 사업들을 하나로 모으는 반면 한섬은 운영중인 3개 온라인몰의 특성을 강화하며 각개전투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지난달 말 출범시킨 온라인 편집숍 EQL의 경우 브랜드 라인업에 집중한다. H패션몰의 경우 현재 리뉴얼 작업을 추진중이며 앞으로 수입 패션 전문몰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은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기피했던 온라인몰에 백기를 들었다. 에르메스와 까르띠에 등이 결국 지난달 한국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의 품질과 프리미엄 이미지 고수 등의 이유를 내세워 오프라인 매장만 고집했던 명품 브랜드들이 하나둘 온라인 둥지를 트고 있다"면서 "비대면(언택트) 트렌드 가속화로 플랫폼에서 명품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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