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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분투기①-3]'원칙, 페인포인트, 즐기기' 그들은 이렇게 성공했다
최종수정 2020.01.09 11:18기사입력 2020.01.02 11:50

성공 스타트업 3인방의 남다른 창업 철학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당신 근처의 마켓'이란 뜻을 지닌 당근마켓은 구글플레이가 선정한 '2019년 최고 애플리케이션'에 선정됐다.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동네 인증과 매너 평가, 거래 후기 등으로 거래자 간 신뢰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2015년 창업 4년 만인 2019년 누적 다운로드 1000만회를 넘기고 400억원의 투자를 받는 등 스타트업계의 성공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당근마켓을 창업한 김재현 대표는 성공 비결로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기반의 직거래라는 창업 당시 원칙을 깼다면 오히려 길을 잃고 실패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당근마켓처럼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그들만의 철학이 있다. 국내 1위 원어민 회화 앱 튜터링을 개발한 김민희 대표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ㆍ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는 페인 포인트는 새로운 시장의 출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전 세계 80여개국의 630여개 도시를 잇는 종합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 대표는 "정말로 해보고 싶은 것을 찾고, 도전하고, 버텨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들을 따라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걷되, 인내를 가지고 위기를 견디는 근성이야말로 스타트업의 성공 DNA라는 것이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 "원칙, 끝까지 고집 부려라"
[스타트업 분투기①-3]'원칙, 페인포인트, 즐기기' 그들은 이렇게 성공했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는 스타트업의 생존 조건을 "첫째도, 둘째도 고집"이라며 "원칙으로 정했다면 끝까지 고집 부리라"고 조언했다. 당근마켓은 구글이 뽑은 올해의 베스트 앱이자 국내 1위 중고거래 앱이다.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기존 중고거래 앱과는 달리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는 '우리 동네' 사람하고만 거래할 수 있다. 인구밀도에 따라 우리 동네의 범위가 다르지만 큰 틀에서 대치동 사람은 대치동 사람과의 거래만 가능하다.


김 대표는 "'왜 옆동네 거래가 안 되나?' 하는 사용자들의 불만을 초기부터 지금까지 4년6개월 동안 듣고 있지만 여전히 말을 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칙이 허물어지면 지역 기반 직거래가 갖는 안정성, 신뢰성, 이동편의성 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의 고집이 통했다. 당근마켓은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회를 넘겼고 월 방문자 수도 400만명에 달한다. 김 대표는 "가까우니 싸게 팔고 1만원 받을 것을 8000원 받는 사례가 종종 등장한다"며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서로가 이웃사촌이니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무리한 깎기도, 고장난 물건을 팔 걱정도 없다"고 말했다. 즉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 매너거래'가 활성화됐다는 이야기다. 자체 조사 결과 사용자 1000명 중 994명이 만족도를 나타냈다.

당근마켓은 올해 지역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지역 생활정보 플랫폼에서 진화할 계획이다. 월 방문자 수도 1000만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쿠킹 클래스를 열거나 강아지 산책을 시켜주는 등 지역을 다양한 모양으로 연결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우리 동네의 범위는 지금보다 더 좁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희 튜터링 대표 "페인 포인트부터 찾아라"
[스타트업 분투기①-3]'원칙, 페인포인트, 즐기기' 그들은 이렇게 성공했다 김미희 튜터링 대표. 강진형 기자aymsdream@


국내 1위 원어민 회화 앱 튜터링을 개발한 김미희 튜터링 대표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기획자 출신이다. 챗온, 삼성 허브, e북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다. 그러나 살아남은 서비스는 튜터링 단 하나뿐이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페인 포인트를 찾으라'다.


사실 튜터링의 시작은 김 대표의 아픈 곳이었다. 영어회화는 학창시절과 직장인 시기를 지난 김 대표에게 풀지 못한 숙제와 같았다. 영어학원을 다니기에 바빴고 1 대1 과외는 비쌌다. 전화영어는 콘텐츠가 한정적이었고 온라인영어는 상호작용이 부족했다. 김 대표는 "지구상에서 나만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튜터와 회원을 이어주는 튜터링이 탄생했다. 2016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김 대표는 "창업자의 페르소나와 고객의 페르소나가 같으니 모든 의사결정에서 비용이 최소화됐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을 꾸려나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선택의 연속이다. 그중 90% 이상이 합리적 지표가 아닌 직관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김 대표는 "고객과 나의 페인 포인트가 같다면 효율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며 "고객의 선택이 궁금할 때 '나라면 어떡할까' 질문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료 사용자를 추적한 결과 그들 다수의 페르소나가 성격이 급하고 종이책보다 e북을 선호하는 등 김 대표의 그것과 일치했다. 그는 "페인 포인트가 확실하다면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비교해 가지는 사람, 인프라, 돈의 약점을 만회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물론 페인 포인트가 지속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들을 위한 끊임 없는 동기부여가 이뤄져야 한다. 김 대표는 "튜터링은 회사의 성장보다 개인의 성장을 더 중시한다"며 "어떻게 하면 개개인을 성장시키느냐가 회사의 미션"이라고 했다. 이어 "1+1의 합이 2 이상이 돼야 하는 조직이 스타트업"이라며 "개케터(개발자 같은 마케터)와 마발자(마케터 같은 개발자)가 스스로 자라나도록 그들의 호기심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일단 해봐, 그리고 버텨라"
[스타트업 분투기①-3]'원칙, 페인포인트, 즐기기' 그들은 이렇게 성공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전 세계 80여개국의 630여개 도시를 잇는 종합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총 거래액이 3600억원에 이르렀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인한 차세대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사)이기도 하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창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냐'며 말리는 스타트업 대표들도 있지만 나는 반대"라며 "해보고 싶으면 무조건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창업이 고팠던 이 대표는 대학생 시절 들은 창업강연에서 '여행이 유망하다'는 힌트를 얻고 거기에 경험을 얹어 국내 최초 가이드 중개 서비스를 시했다. 이 대표는 "독일 교환학생 시절 재독교포 2세와 함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에 간 적이 있다"며 "혼자 다니는 것보다 훨씬 큰 재미와 정보를 얻으며 한 사람을 통해 경험의 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떠올렸다.


이렇게 시작된 마이리얼트립은 프랑스 파리 미대생과 크로키 그리기, 스페인 바르셀로나 훈남 셰프와 장보러가기 등 특색 있는 가이드 중개로 여행업계 새로운 충격을 안겼다. 이 대표는 "한국 여행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와 같은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무작정 시작했어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은 '인내'라고 강조했다. 그는 "2~3년 차에 비슷하게 시작한 스타트업이 고공행진하는 것을 보며 심적으로 힘들었다"면서 "고공행진은 드문 케이스이며 스타트업은 많은 노력과 오랜 과정이 필요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내의 결과 마이리얼트립은 매년 세 배씩 거래액을 증대시키는 데 성공했다. 잡플래닛이 선정한 '2020년 성공 가능성 높은 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마이리얼트립은 '다닐 맛 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자율출퇴근제, 재택근무제와 같은 파격적 유연근무제를 채택했다. 최근에는 인재 영입에 몰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 좋다'고 10번 말하는 것보다 '우리 회사에 이런 사람이 있다'고 한 번 외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며 "최근 신임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영입한 이후 개발자 지원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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