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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분투기①-2] 2020 스타트업은 '업글인간'의 집단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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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다 성장 원하는 스타트업 인재들
스펙 아닌 삶 전체 커리어 관리
제 시간에 맡은 일 끝낸다는 믿음으로
자율출퇴근제·재택근무 가능해져

[스타트업 분투기①-2] 2020 스타트업은 '업글인간'의 집단 스마트 벨트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웰트 직원들이 CES2020 막바지 준비를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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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제 또래 대기업 신입사원 4년 차라면 해보지 못할 경험들이었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이 몇 뼘은 자랐음을 느끼는 새해입니다."


2일 서울 강남대로의 공유오피스 드림플러스에서 만난 정화영 웰트 책임(31)은 올해로 스타트업 4년째다. 2016년 비만도를 측정하는 '스마트 벨트'로 사업을 시작했다. 정 책임은 는 8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ICT 전시회 CES 2020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었다. 웰트는 올해 낙상을 방지하는 '스마트 벨트 프로'와 디지털 치료제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대학교에서 의공학을 전공한 정 책임은 CES 태스크포스(TF)팀의 핵심 축이다. 지난해에는 독일 의료기기 전시회 메디카에 참석해 홀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만나 영어로 발표하는 경험도 쌓기도 했다. 그는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개인은 수동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며 "스타트업은 조직이 작은 만큼 책임이 가중되나 주체성 역시 올라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중견기업에 다니다 웰트로 자리를 옮긴 입사 3개월 차 황동훈 선임(30) 역시 주체성을 스타트업의 매력으로 꼽았다. 황 선임은 "수직적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꽂는 시스템에 지쳐 있었다"며 "틀에 박힌 업무보다 동적인 업무, 포괄적 업무를 경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업글인간'. 정 책임과 황 선임처럼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계발형 인간을 뜻하는 용어다. 2020년 대한민국의 스타트업은 업글인간들의 집단이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해나감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스타트업인 것이다. 업글인간은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0'이 꼽은 올해 트렌드 키워드 중 1개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분투기①-2] 2020 스타트업은 '업글인간'의 집단 지난해 12월17일 서울 중구 을지로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 30여명의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트렌드 코리아 2020'의 저자 직강을 듣고 있다.


◆성공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업글인간= 새해를 열흘여 앞둔 지난해 12월17일 서울 을지로 공유오피스 패스트 파이브. 퇴근 시간이 훌쩍 넘은 오후 7시30분임에도 5층 세미나실이 30여명의 스타트업 종사자들로 붐볐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의 저자 직강을 듣기 위해서였다. 업글인간들인 이들은 아이디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곳에 모였다. 올해 트렌드 키워드는 '마이티 마이스(MIGHTY MICE)'. 멀티 페르소나(M), 라스트핏 이코노미(I), 페어 플레이어(G), 스트리밍 라이프(H), 초개인화 기술(T), 팬슈머(Y), 특화생존(M), 오팔세대(I), 편리미엄(C), 업글인간(E) 등 10개였다.


여행 스타트업 빨간바지에서 기획을 맡은 30대 A씨는 "2020년 새로운 투어를 구상하기 위해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키워드로 오팔세대를 꼽았다. 오팔세대란 주체성과 활발한 여가활동을 즐기는 5060 신중년을 뜻하는 단어다. A씨는 "외국어를 못 해도 가이드 없이 자유여행을 하고자 하는 신중년 세대를 위한 투어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글인간 유치는 업글인간으로부터= 성공보다 성장을 원하는 업글인간을 유치하기 위한 스타트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소수로 이뤄지는 스타트업의 경우 인재의 질이 곧 회사의 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비유니콘으로 꼽히는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 대표는 "유능한 인재는 조건이나 보상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며 "회사 다니는 맛을 나게 할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플러스알파는 함께 일할 좋은 사람들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최근 갖은 공을 들여 네이버ㆍ쿠팡 출신 정재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조직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있는가는 인재 유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즉 스타트업은 더 나은 업글인간과 일하기 위한 업글인간들의 집단인 셈이다. 스타트업이 자율출퇴근제, 재택근무제와 같은 파격적 제도를 꾸려나갈 수 있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대표는 "조직은 프로페셔널들의 집단"이라며 "맡은 일은 제시간에 완수하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유연근무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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