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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 K금융]동남아 최고 규제장벽·현지 대형銀과 경쟁…급할수록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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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아세안금융협력센터' 출범…국내 금융회사 전방위 지원사격

[新남방 K금융]동남아 최고 규제장벽·현지 대형銀과 경쟁…급할수록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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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인도네시아)=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인도네시아는 빨리 돈을 벌려다가는 탈이 나는 시장입니다. 은행은 100개가 넘지만 현지 대형 은행 몇 곳이 시장점유율(MS)을 거의 다 차지하고 있어요. 여기에 금융당국의 규제장벽은 동남아에서 가장 높습니다."


이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국내 은행 현지 법인 임원들은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시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금맥'임은 틀림없지만 토종 은행은 물론 수많은 외국계 은행과의 격전 속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외국계 은행에 배타적인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국내 은행이 맞닥뜨리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다.


OJK는 외국계 은행에 대해 본국 직원수를 8명 이내로 제한한다. 외국인이 담당할 수 있는 업무도 한정적이다. 준법감시인, 인사부 인력은 반드시 현지인 채용이 원칙이다. 국내 은행이 현지에 인력을 대거 파견해 빠른 시간에 금융 노하우, 인프라를 이식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ㆍ허가 지연은 일상 다반사다. 과거 340년 동안 네덜란드 식민 지배를 받은 아픈 경험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용호 주아세안대표부 재경관은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외국계 은행이 자본, 노하우를 앞세워 수익만 뽑아먹고 나갈 수 있다는 데 대한 경계심이 크다"며 "국내 은행들은 현지 금융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한편 정부 차원에서도 개방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도네시아 당국에 지속적으로 알리고 규제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아세안 금융협력센터'를 출범시킨다. 신남방 전략 아래 아세안 지역 인프라 개발 금융지원과 함께 현지 진출 국내 금융회사ㆍ기업들을 전방위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센터 출범에 맞춰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한국금융연구원 등으로부터 인력을 파견받을 예정이다.


금융이 '신뢰'에 기반한 만큼 조급증을 버리고 중장기적 시각으로 천천히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업과의 공동성장, 상생에 기반한 수익모델 구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일본처럼 아세안 공적개발원조(ODA), 인프라 개발 협력 확대를 통해 장기 신뢰를 구축, 국내 금융회사를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최 재경관은 "ODA, 인프라 금융 협력 등을 통해 앞으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창출되지 않더라도 상호 신뢰를 쌓고 중장기적으로 양국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상생, 협력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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