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전철프로젝트, 세번째 연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말레이 정부 재개 발표 한달도 안돼…내년 4월말까지 또 연기 요청
차질 빚고 있는 양국 고속철도와도 연관

[아시아경제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를 연결하는 전철 건설 프로젝트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기존 교통수단의 기능이 이미 한계에 이른 상황이지만 양국 간 입장 차이가 크다 보니 사업이 연기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12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콰분완 싱가포르 교통부 장관은 최근 싱가포르~조호바루 간 4㎞ 구간을 교량으로 연결하는 RTS(Rapid Transit System) 프로젝트를 내년 4월 말까지 6개월간 연기해줄 것을 말레이시아 정부가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말레이시아가 프로젝트 재개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안 돼 사업이 또다시 미뤄지게 된 것이다. 당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공사 재개 방침을 밝히며 프로젝트 범위와 구조 개선을 통해 1조 3792억원이었던 사업비를 8840억원으로 낮추는 방안까지 제시했었다. 이번 사업기한 연장은 2017년 양국이 사업 추진 계획을 내놓은 지 벌써 세 번째다. 지난 5월에도 말레이시아 측은 프로젝트 중단을 요청하면서 60만싱가포르달러(약 5억원)의 위약금을 물었다.


이번 사업 연기로 당초 2024년 말로 예정됐던 두 지역 간 전철 연결 시기 역시 일정기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전철프로젝트, 세번째 연기
AD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바루와 싱가포르 북부의 우드랜드 간 해상구간을 전철로 연결하는 이 프로젝트 연기는 현지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사이에 2개의 교량이 있음에도 RTS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기존 교통망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싱가포르는 교량을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넘어오는 근로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북부의 우드랜드와 서부의 투아스 두 곳에 출입국관리소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매일 45만명이 넘는 말레이시아 근로자들이 싱가포르를 오가면서 출입국 절차에만 평균 2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별도의 통근기차가 운행되고 있지만 이 역시 하루 10차례 운행하는 데 그치고 있어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드랜드~조호바루 구간 RTS가 완공되면 시간당 1만명의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RTS는 2020년 개통 예정인 싱가포르의 지하철(MRT) 톰슨라인과도 연결돼 기존 출퇴근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철역에는 각국의 세관과 이민국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그럼에도 이처럼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간 고속철도(HSR)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HSR 사업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 간 350㎞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 16조~29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지난 5월 15년 만에 총리직에 복귀한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 정권이 1조873억링깃(약 292조원)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7000억링깃으로 축소,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HSR 사업을 연기한 상태다. 과도한 국가부채로 대형 건설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 과정에서 RTS 사업 역시 영향을 받아 수차례 연기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RTS 건설이 양국 이익에 모두 도움이 되는 만큼 사업이 조기 완료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싱가포르의 입장에서는 건설,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비교적 임금수준이 낮은 말레이시아 노동력 활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조호바루 지역은 상당수 싱가포르인들이 주말이나 공휴일을 보내는 대표적인 휴양지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sor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