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형 산불, 지난해 9월부터 4개월째
야생동물 비롯해 가축 수천마리 숨져
수자원부 장관 "동·식물로 질병 확산 가능성 있어"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지난해 9월 호주 남동부서 발생한 화재가 4개월째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화재 피해로 사망한 가축의 사체를 처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체를 처리하지 않을 경우 질병이 확산돼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양과 소 등 수천 마리 이상의 가축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매체는 가축의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수 자원부 장관은 가축의 사체를 처분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리틀프라우드 장관은 "동·식물로 질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주 정부 기관과 협력해 선제 조치를 취하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화재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토착종에 대해서도 어떻게 복구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리짓 맥켄지 농업부 장관은 화재에 부상을 입은 가축을 진단하고 안락사시킬 수 있도록 산불이 거쳐간 주에 수의사 100여 명을 파견했다.
맥켄지 장관은 열 스트레스, 연기 흡입 등으로 야생 동물과 가축의 피해가 늘어나면서 전국 가축 떼가 황폐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체를 적절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일주일 내에 도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현재 매체들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산불방재청은 주 전역에서 20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4일 시드니 기온은 섭씨 50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로 20만 채 이상 가구가 피해를 입었으며, 2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밖에도 코알라와 캥거루, 앵무새를 비롯한 수천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들은 시드니와 멜버른 등 동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산불이 잠시 주춤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지 소방당국은 오는 10일까지 기온이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방당국은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불이 만나 더 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는 "현재 상황에서 안주할 수 없다"며 "피해 복구 방안을 논의해야 하며, 거주지를 잃은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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