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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우 제조업 마비…韓 성장률 추가 하락 불가피"
최종수정 2019.08.02 17:19기사입력 2019.08.02 11:21

화이트리스트 제외 '경제 후폭풍' 전문가 전망

"워낙 많은 품목이 대상…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

日 정부가 '어떤 품목 수출 거부할 것인가'가 핵심

성장률 하향조정에도 무게…"1.73~1.96%까지 하강" 분석도


"최악의 경우 제조업 마비…韓 성장률 추가 하락 불가피"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심나영 기자, 주상돈 기자] 일본 정부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제조업 전반이 마비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국민의 불안 심리가 가중되면서 수출뿐 아니라 투자와 내수도 크게 위축, 결국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몰라"…높아진 불확실성=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불확실성이 더 커져 성장률 측면에서는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수출을 막는 게 아닌 만큼 당장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예측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앞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입되는 어떤 품목이 제한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 제조업 생산 라인이 받을 타격은 마비 수준에 가까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낮음을 떠나 우리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이 없으면 굴러가지 않는 분야가 많다"며 "포괄에서 개별 프로세스로 전환되면 당장 우리가 필요한 제품을 수입하는 데 시간이 걸리게 되고 이는 결국 국내 생산에 장애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며 "워낙 많은 품목이 대상이 될 수 있고 수출 신청을 해서 일본 정부가 승인을 내주는 기간이 실제로 얼마나 걸릴지, 일본 정부가 어떤 품목의 수출을 거부할 것인가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의 전략물자 통제 품목'은 모두 1120개다. 이 중 민감 품목, 즉 군수ㆍ국방용 또는 원자력 화학무기용 등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민감 품목이 263개, 이 밖의 비민감 품목이 857개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비민감 품목 허가가 포괄에서 개별로 바뀌게 된다.


"최악의 경우 제조업 마비…韓 성장률 추가 하락 불가피"

◆올 성장률 1%대로 떨어지나=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3%(전년 대비)로 전망하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를 '부분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 전망은 이보다 훨씬 부정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3분기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급이 부족해져 생산과 수출에 타격을 입는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1.73~1.96%까지 하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KERI) 선임연구위원 역시 반도체 소재가 20% 부족해지면 GDP가 2.2%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서도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덮치며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는 큰 리스크이며, 미ㆍ중 무역 분쟁 협상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조치로 수출이 감소하면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민간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 구성 요소에 전방위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권처윤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수출 부진, 주가 하락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7.5까지 떨어져 석 달 연속 움츠러들었다"고 밝혔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포함해 한일 무역분쟁이 결국 외교경제에도 회복하기 힘든 악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그는 "미·일동맹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경제동맹축에 공히 주도적 역할을 하는 일본, 미국과의 근본적인 국가신뢰관계가 무너져 아시아 태평양지역 경제협력체제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투입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되면 구윤철 2차관 주재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열어 추경 집행을 독려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추가적인 경기 전망 수정은 없다"면서 "경기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3분기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1분기처럼 마이너스는 아닐 것"이라면서 "정부 목표치를 보면 1.0%에 가까운 정도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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