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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속도 내는 UAM 상용화…수상택시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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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꽉 막힌 출·퇴근 시간, 강변북로를 운전하다 보면 드는 생각이 있다. ‘저기 뻥 뚫린 한강 위, 아니면 하늘로 다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생각은 만화 속 상상에 그치지 않는다. ‘수상 택시’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를 통해서다.


최근 가장 관심을 받는 것은 UAM이다. 정부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업들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UAM 관련 취재를 하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다. 수상 택시의 선례가 떠올라서다. 수상택시 사업은 서울의 교통체증을 피해 한강을 가로질러간다는 구상으로 탄생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출·퇴근 시간대 이용객을 대상으로 활동에 나섰지만 이용객이 하루 한두명에 그쳐 사실상 실패 판정을 받았다.


가장 큰 논란은 접근성이다. UAM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한정적이다. 현재 UAM 실증 사업은 안전을 이유로 한강변 주변에서 운행이 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만약 UAM 운행 중 사고가 난다고 하더라도 한강 위에서 움직인다면 대형사고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증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 이후에도, UAM을 이용하려면 먼저 한강까지 이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서울에서 한강변에 사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또 한강변에는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 주요 도로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진입하기도 만만치 않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한강까지 간 다음 UAM을 타고 이동한 뒤 다시 목적지로 향하는 것보다,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차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게 더 빠를 수 있는 것이다. 수상택시는 초기에는 각광을 받았지만 한강을 중심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시간적 이득이 크지 않아 점차 외면을 받았다.


촘촘한 정류장 건설도 관건이다. 수상택시의 경우 정류장이 너무 듬성듬성 있어서 결국 목적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도착해 되돌아가는 일이 많았다. 이와 함께 접근성을 높이려면 많은 정류장도 필요하지만 연계교통을 감안해야 한다. 일단 UAM 정류장까지 접근이 편해야 UAM을 이용하든 할 것 아닌가.


안정성도 문제다. UAM의 가장 큰 장점인 ‘하늘을 난다’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다. 만약 상공에서 기기 오류나 날씨 등의 영향으로 사고가 난다면 인명피해가 벌어질 공산이 크다. 우리가 타고 다니는 버스나 지하철이 사소한 오류로 연착 정도의 불편을 겪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안심하고 탈 수 있을 만큼 기술 고도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까. UAM이 언급되면 항상 등장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2025년까지 완성될 지는 알 수가 없다. 한 교수는 "수십년간 연구한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도 아직 완전한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재 항공기 등은 자동운항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지만, 수 많은 UAM이 좁은 도심에서 한꺼번에 날게 된다면 더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UAM의 시대가 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수상 택시처럼 설익은 정책으로 UAM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면 오히려 대중이 외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UAM 상용화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기술보다는 낯선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오는 ‘사회 심리적 장벽’이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사회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최대한 많은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UAM 시스템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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