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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nudge리더십]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한 걸음만 더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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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배웅의 길, 나누는 말 한 마디

[쓱nudge리더십]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한 걸음만 더 하기'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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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안녕히 계십시오. 들어가세요"라고 하니 "괜찮아요. 귀한 발걸음 하셨는데……."라며 10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1층 정문까지 나와서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거기다 건물에서 1분 정도 거리에 있는 지하철역 입구로 들어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며 배웅을 해줬다. 잔잔한 감동이었다. 돌아오는 길 내내 '나도 앞으로 그렇게 해야겠구나'라며 마음속 다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작년 이맘때 어느 회사 사무실을 방문해서 미팅을 하고 나올 때 있었던 일이다. 일을 하며 첫 만남 이후 다음 단계로 이어질 때는 반드시 상대방 회사를 직접 방문한다. 사무실이나 공장 등을 현장 방문하고 나올 때 다양한 형태의 작별 인사나 배웅을 받으며 나의 교훈으로 삼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맺거나 비즈니스로 만남을 통해 좀더 유익하고 재미있게 살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만남의 질서와 상호존중을 위한 행동지침으로 예절이나 에티켓, 매너 등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생활환경의 변화와 사용하게 되는 디바이스의 급격한 발전으로 혼란스럽고 처신이 곤란할 때도 많다. 예를 들면 지하철, 회전문, 단체 급식식사, 좁은 항공기에서의 운신 등이 그런 것이다. 또 하나 궁금했던 것이 고층빌딩 사무실 방문과 배웅이다. 승용차를 이용해 방문했거나 배웅할 때의 행동 기준은 더 어려웠다. 그런 고민 중에 앞에서 말한 경험이 새삼스러웠다.


우리나라의 전통 예법을 찾아봤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1741~1793)가 남긴 예서 '사소절(士小節)'에서 비슷한 상황을 언급하고 있었다. "집에 온 손님을 떠나보낼 때는 마루 아래까지 따라가서 보내고 동년배일 때는 두 손을 마주잡고 일어서서 그가 뜰에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자리에 앉을 것이다. 손님이 겨우 몸을 돌려 아직 문 밖에 나가지 못했는데 저쪽에서 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앉아버리는 것은 거만한 일이다." 새겨둘 말이었다.


여기에 작은 배려를 하나 더했으면 좋겠다. 미팅장소에서 배웅하러 입구까지 같이 가는 길에 '쓱'하며 마음나누기를 하나 더했으면 좋겠다. 짧은 시간이지만 상대를 감안한 대화나 질문 하나만 남겨두자. 상대가 어색하게 느낄 때 '쓱' 한 번 건네는 것이다. "날씨가 쌀쌀한데 따뜻하게 입으셨느냐. 근처가 많이 막히는 편인데 운전 조심히 하셔라. 다음엔 맛집에서 식사라도 대접하겠다. 돌아가서 대표님께 꼭 안부 전해달라. 다음엔 나도 한 번 그 회사를 방문하면 좋겠다" 등이다.


글로벌시대에 고리타분한 소리일지 모르지만 거래나 인간관계조차도 초박빙의 경쟁 상황임을 감안하면 정중함이나 고객만족 차원으로 적극 행동할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지나칠 정도의 예법이나 매너 있는 배려로 배우고 습관화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직급자나 선배, 어른이 솔선수범으로 보여준다면 좋은 모범이 될 것이다.


며칠 전 사무실에 30대 후반의 후배가 본인 결혼식 소식을 가지고 찾아왔다. 까마득한 군대 후배인데 글로벌청년사업가(GYBM) 양성과정 연수생 출신이기도 하다. 필자가 동남아시아로 해외취업을 지원하는 연수생 출신이다. 이야기를 마치고 엘리베이터까지 가서 배웅하며 문이 닫힐 때까지 눈으로 인사를 나눴다. 어색한 표정이 역력해 1층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잠시 후에 감사의 뜻을 담은 문자 메시지가 날아온 것을 보니 괜찮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하나 더 실천할 생각을 했다. 가끔 집을 찾아오는 딸이나 사위에게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집이 아파트 17층이지만 배웅할 때는 1층까지 내려가서 차로 주차장을 돌아나갈 때까지 손을 흔들 것이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넛지리더십'이란?



-'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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