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bar_progress
닫기

글자크기 설정

칼럼

[시론] 부동산 통계의 괴리

최종수정 2020.09.17 14:39기사입력 2020.09.17 13:00

이창무/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시론] 부동산 통계의 괴리

시장에서 체감되는 가격 변동과 괴리된 정부 내 정책 결정자들의 인식이 계속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논란의 근원은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다. 얼마 전 문재인 정부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1%에 불과하다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주장으로 홍역을 치른 통계다. 해당 시점의 또 다른 국가승인통계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로는 45%의 상승률을 보여 논란은 가중됐다.


요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관련된 논란을 보면서 2006년 당시 부동산거래신고제도로 국내에서 처음 실거래가 자료가 쌓이며 벌어진 해프닝이 떠올랐다. 정부는 실거래가를 공개함으로써 호가라는 시세 상승 유인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도 현재처럼 노무현 정부의 성공적이지 못한 연이은 대책 이후 발표된 8ㆍ31 대책의 시장 안정 효과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그런 시점에 실거래가의 평균값으로 산정해보니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2006년 3월부터 4개월간 14% 하락세를 보였고, 당시 건설교통부는 이를 시장 안정의 증거로 발표했다.

그러자 한 언론에서 공개된 실거래가 자료를 이용해 반복매매지수의 개념인 동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거래된 사례들만 연결해 변동률을 산정하니 오히려 가격이 5.7% 상승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대한 건교부와 언론 간 논박이 이어지며 갈등이 심화했다. 결론은 해당 기간은 민간 시세지수로도, 차후 발표된 실거래가지수로도 급등세가 발생한 시기였다. 평균 가격이 낮아진 것은 8ㆍ31 대책의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대응하는 다주택자들의 자산 조정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싼 아파트 거래가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최근에도 정부가 변동이 거의 없는 한국감정원 주간주택가격동향조사 통계를 기반으로 서울 아파트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을 피력하며 논란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이후 변동률이 0.6%에 불과한 감정원 통계와 달리 국민은행 가격지수는 6.5%, 부동산114 시세지수는 4.5%의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 추이가 안정되던 2013년 1월 말을 기점으로 올해 7월 말까지의 누적 변동률을 산정해보면 그 괴리 현상은 더 심각해진다. 감정원의 월간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는 해당 기간 30% 상승에 불과한데 국민은행 지수는 42%, 부동산114 지수는 103%,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부동산114지수와 유사한 97%의 누적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각 통계의 특징 차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괴리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라 앞으로 명확한 평가가 필요한 사안이다. 특히 정부 공식 통계인 주택가격동향조사의 지속적인 저평가 경향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표본 기반 지수로 표본 보정이 시장의 재고 변화를 발 빠르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에 기인할 수 있다. 동일한 표본 기반 지수인 국민은행지수도 저평가 경향성을 보인다. 모집단 변화를 발 빠르게 반영하는 표본 선택과 보정 과정에서 자유로운 부동산114 지수가 오히려 실거래가지수와 유사하다.


감정원의 주장과 달리 조사원들의 판단이 신고되기 전 실거래 사례를 먼저 인지하는 해당 단지 전문 중개사들보다 정확하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시세지수가 실거래가지수보다 후행하는 현상을 보면 호가로 시세 상승이 유도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통계 작성 기관의 독립성 보장도 기본적인 전제다. 통계 역시 독점은 위험한 선택이다. 결국 합리적인 시장과 정부의 선택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경쟁적인 구도를 통해 통계의 질적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오늘의 토픽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