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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칼럼]싱가포르 코로나19에도 휴교 안 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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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칼럼]싱가포르 코로나19에도 휴교 안 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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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쉽게 우리를 떠날 것 같지 않다. 초기 대응 부진이 전 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잠잠하던 유럽과 북미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에서도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각국이 급격한 전염 앞에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에서 나오는 국제 뉴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이 한국 정부의 대처 방안이었다.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민주적인 대응 방법을 고수해 다른 나라들이 참고하는 상황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한국도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 배워야 할 점이 분명히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개학 연장을 두고 여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개학을 마냥 미룰 수 있는지, 개학을 미루기 어려우면 온라인 학습을 도입해야 하는지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흥미롭게 여러 기사에서는 필자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가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오히려 학교가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학교를 계속 운영하고 있으니 학생이 등교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한국도 이런 인식의 변화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각국이 차별적인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지만 적절히 바꿔 적용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싱가포르의 개학 시기는 매년 1월이다. 올해 학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강타한 것이다. 방학 중에 코로나19가 확산해 개학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한국과는 사정이 일단 달랐다. 또 싱가포르는 학부모 대다수가 맞벌이 부부로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더욱이 식료품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학교 휴교는 다른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싱가포르는 또 한국보다 이른 시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했다가 오랫동안 잠잠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소강상태 기간에 휴교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휴교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한국의 일각에서 주장되고 있는 '싱가포르 학교는 휴교하지 않았으니 우리도 개학을 진행해야 한다'라는 대목은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라 해외 이동 인구가 많다는 점에 민감하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수 자가격리 기간에 외출하면 우리 돈으로 1000만원의 벌금과 6개월의 징역 처분을 받게 된다.


우리가 이런 강력한 처벌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각 국가의 대처 방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특징보다는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한다. 해당 국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한 후 적절한 판단에 따라 우리 현실에 맞는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도와 말레이시아가 싱가포르를 모방해 외출하는 이들을 그 자리에서 즉시 체포하는 강력한 대처 방안을 시행했지만 오히려 부작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스웨덴은 느슨한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지만 개인정보를 국가가 보유하고 있다. 그에 따라 지역별로 충분한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스웨덴에서는 중고교는 휴교 내지는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반면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이고 어린 자녀를 돌볼 수 없는 현실을 정책적으로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각 국가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처 방안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김혜진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정치국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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