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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강칼럼] 산책은 나의 힘
최종수정 2020.02.20 13:38기사입력 2020.02.20 13:38
[건강칼럼] 산책은 나의 힘


요즘 같은 겨울철엔 햇볕을 쬘 수 있는 시간이 짧다. 추위를 피해 집안에 움츠러들기 쉽다. 의욕도 떨어지고 운동량이 줄어드니 입맛도 없고 잠도 잘 안 온다. 이유 없이 몸도 여기저기 아프다. 자칫 잘못하면 우울증이 오기 쉬운 계절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년 중 특정한 시기에만 나타나는 우울증이다.


특히 겨울에 해가 짧아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들 때 많이 발생한다. 위도가 높아 겨울철 일조량이 많이 줄어드는 지역에 계절성 우울증이 많이 생기고, 일조량의 변화가 작은 적도 가까운 지역은 적게 발생한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뇌 안에 있는 '생물학적 시계'에 이상이 생기는 것과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어떻게 하면 춥고 어두운 이 계절에 우울한 마음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일본의 한 연구에서는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는 사람의 뇌 혈류를 적외선 센서로 측정했다. 겨우 15분 동안 자전거를 탔을 뿐인데도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뇌 회로의 활동량과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수치가 높아졌다. 세로토닌의 기능이상은 우울증과 가장 연관성이 깊다. 우울증 환자에서는 세로토닌의 활성이 저하된다. 또 한 가지 실험이 있다. 미국의 한 병원에서는 척추수술 후 회복 중인 환자들이 머무는 각 병실에 일조량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했다. 의사들은 햇빛이 환한 병실로 옮긴 환자들이 통증에 대한 내성이 높아져 진통제를 덜 요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밝은 햇빛은 세로토닌 생성을 도와 의지력을 향상시킨다. 활동 의욕이 생기게 하고, 기분도 끌어올린다. 게다가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시켜 수면의 질을 높인다. 영국 사람들은 1년 중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구름 사이로 비치는 조그만 햇빛만 봐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일광욕을 즐긴다. 우울증을 이기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방식일지도 모른다. 실제 병원에서는 우울증 치료에 광치료를 이용한다. 광치료는 이른 아침 1만룩스의 밝은 빛을 30분에서 1시간가량 쪼임으로써 하루의 수면ㆍ각성 일주기리듬의 변화를 조절해 우울증상을 개선시키는 치료법이다. 운동, 햇빛, 세로토닌 그리고 우울증은 이렇게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생활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우리의 뇌신경도 따라서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은 여러 뇌 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뇌의 전기 활동, 화학적 구성, 신경세포를 만드는 능력도 달라진다. 이렇게 뇌가 변하면 뇌 회로가 다시 조율돼 또 다른 긍정적 삶의 변화로 이어진다. 예를 들면 운동을 하면 잠잘 때 뇌의 전기 활동에 변화가 일어나고, 이는 다시 불안을 줄이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운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더 많이 만들어 낸다. 이와 비슷하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면 세로토닌이 생성돼 이것이 다시 기분을 좋게 하고 나쁜 습관을 떨치게 도와줘 고마워할 일이 더 많아진다. 즉 행동하면 뇌가 변화하고, 뇌가 변화되면 기분이 달라지고 결국 삶까지 달라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 행동에 옮기자. 아직은 쌀쌀하지만 실내에만 있지 말고 한낮에 적어도 몇 분은 바깥에 나가보자. 산책을 하거나, 햇살 아래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 틀린 것 없는 옛말에,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라고 했다. 밖으로 나가자. 햇볕을 쐬자. 그리고 걷자.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건강해진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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