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 규제, 日에 부메랑 될 수 있어…민간 외교 역할 중요"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지한파 경영자로 유명한 다카스키 노부야 전 한국후지제록스 회장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부메랑처럼 일본을 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치 상황이 어려울 수록 민간 외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15일 일본 교도통신그룹 매체 NNA가 보도했다.

다카스키 전 회장은 NNA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경제인으로서 세계 경제나 한일 경제협력 발전 등 글로벌 관점에서 볼 때 반도체 소재의 수출 규제가 전략으로 유효한 지 의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의 파장으로 자유무역을 주장해온 일본의 대외 신인도가 흔들리고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수출에 대한 사무 절차에서 시간이 소요될 경우 제품 수주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반도체 소재 공급에 지장이 생기면 사태가 한일 양국만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반도체 소재를 생산해내는 일본 기업으로서는 대규모 고객인 한국을 잃으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한국 기업이 재료 조달처를 다양화하고 국산화하게 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다카스키 전 회장은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빠르게 경제 성장을 했으나 "여전히 '한국은 가난한 나라'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인들이 많다"면서 이번 조치도 이러한 편견 하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다카스키 전 회장은 "양국의 정치, 외교가 어려워 질수록 시민에 의한 민간 교류 활동 등 민간 외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구에 그는 현 정권 하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지 경제인과 시민들을 이해하고 협력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