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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고전 철학, 유튜브·위키피디아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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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히토시 '일 잘하는 사람은 철학적으로 생각한다'

[빵굽는 타자기] 고전 철학, 유튜브·위키피디아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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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과학과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융합적 사고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과학ㆍ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처한 환경의 변화 속도가 빨라짐을 의미한다. 그만큼 인간은 변한 환경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과학과 기술이 인간의 몸은 편하게 해줬지만 머리를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철학적으로 생각한다'는 이처럼 혼돈스러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일종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최신 트렌트를 30개 철학 이론과 연계해 최신 트렌트의 기본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설명한다. 일례로 유튜브를 영국 경험주위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의 철학과 연계한다.


유튜브는 동영상으로 우리의 일상을 장악하고 있다. 동영상은 사진이나 문자보다 시각적 효과가 크다. 베이컨은 인간의 감정을 날뛰게 만드는 '이돌라'라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돌라는 '우상'을 뜻한다. 베이컨은 여러 종류의 이돌라를 언급했다. 특히 인간의 경우 어떤 극과 접한 직후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며 이를 '극장의 이돌라'라고 설명했다. 유튜브는 현대판 '극장의 이돌라'인 셈이다.


위키피디아는 독일 정신현상학 철학자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1770~1831)의 이론과 맞닿아 있다. 위키피디아는 웹상의 백과사전이다. 인터넷 이용만 가능하다면 누구든 위키피디아의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누구나 쓸 수 있기에 정보가 부정확할 수도 있다. 때로 논쟁이나 의혹도 생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든 쓸 수 있기에 오류 수정도 가능하다.


집단지성을 통해 정보는 갈수록 확대되고 정교하고 치밀해진다. 헤겔이 주장한 변증법은 위키피디아의 집단지식과 닮았다. 헤겔은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받아들여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키피디아도 누구든 문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조치해 오류의 위험은 상존한다. 그러나 누구든 그 오류를 수정할 수 있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저자는 위키피디아식 사고법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할지 모른다고 강조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디어를 내놓기 위해 애쓰기보다 날것 같은 아이디어라도 먼저 내놓고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이 지금 같은 스피드 사회에 더 적합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3D 프린터는 인간에게 시간과 공간 개념이 처음부터 주어져 있어 사물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 독일 계몽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1804)의 사고와 연계한다.


글쓴이 오가와 히토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 철학자로 야마구치대학 국제종합과학부 부교수다. 교토대학 법학부 졸업 후 종합상사 직원, 프리 아르바이터 생활, 시청 공무원을 거쳐 철학자가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확실한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흥미로운 시도임은 분명하다.

시대가 복잡해지면서 철학을 바탕으로 한 융합적 사고에 대해 사람들의 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 1위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철학적 사고는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일례로 '일 잘하는 사람은 철학적으로 생각한다'는 사물인터넷(IoT)에 대해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의 '파놉티콘' 개념과 연계해 다소 섬뜩한 해석을 내놓는다. 파놉티콘은 일망 감시 장치를 뜻한다. IoT 세상에서는 모든 게 연결돼 있으며 인간이 모든 행동의 출처가 된다. 저자는 IoT가 담고 있는 '사물'이라는 개념에 인간도 포함돼 있다며 인간의 모든 행동이 감시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철학적으로 생각한다/오가와 히토시 지음/조은아 옮김/팬덤북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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