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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폭언 논란' 금투협회장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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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폭언 논란' 금투협회장의 숙제 운전기사와 직원 등에게 폭언을 한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을 빚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거취에 관한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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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폭언·갑질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사퇴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 7월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될 만큼 갑질에 민감한 시대에 그의 언행은 세간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권 회장이 사퇴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럼에도 권 회장이 남은 임기를 다 채우게 된 데는 이사진의 만류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권 회장을 비롯해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 등 12명이 참석한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 이사진은 권 회장에게 남은 임기 동안 협회장직 유지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의 사퇴를 만류한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금투업계와 자본시장에서 권 회장이 보여준 굵직한 성과다. 정부로부터 지난 5월 증권거래세 0.05%포인트 인하를 이끌어낸 게 대표적이다. 이 밖에 권 회장은 자본시장 과세 체계 개선, 비상장기업투자회사(BDC) 도입, 아시아펀드 패스포트(ARFP) 도입 등을 위해 노력해왔다. 자본시장 안팎에서는 금투협과 권 회장에게 '일 잘한다'라는 평가를 쏟아냈다. 권 회장이 사퇴하면 그동안 금투협이 국회와의 관계를 다지며 추진하고 있던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 처리에 힘이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른 이유는 금투협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다. 2009년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업협회 등 3개 협회가 통합해 만들어진 금투협에선 그동안 협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나간 전례가 없다. 새 협회장을 선출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대략 1개월 반에서 2개월이다.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공고 및 지원, 임시총회 소집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회원사들의 회비 납부 비율을 산출해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 금투협의 한 임원은 "공석을 안고 갈 정도로 (금투협이) 작은 조직이 아니다"면서 "협회장 직무 대리 규정에 따라 비상근 부회장인 최 수석부회장이 업무를 대신할 수도 있지만 미래에셋대우 업무만으로도 바쁜 인사라 금투협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이사회 직후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저는 비판하시되, 금투업계와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계속 가져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본인의 잘못은 인정하는 한편 금투업계 발전도 함께 바란다는 메시지다. 권 회장의 임기는 2021년 2월3일까지다. 앞으로 15개월가량 남았다. 권 회장이 허물을 완전히 벗는 방법은 그동안 추진해온 과제를 잘 마무리해 한국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것뿐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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