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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화제 낳은 이건희 신년사로 본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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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화제 낳은 이건희 신년사로 본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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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기민 기자]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습니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냅시다.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 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 혁신, 글로벌 경영 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병상에 눕기 전인 2014년 1월에 남긴 마지막 신년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침을 겪은 2020년 재계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큰 울림을 남긴다.


코로나19 변수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고 반도체 설비 투자를 늘리며 스마트 공장 지원 등 위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몇 수 앞을 내다본 '이건희 정신'이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십 년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이 회장의 신년사는 취임 이후 매년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회장이 공을 들인 신년사에는 삼성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대표 기업의 미래 먹거리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앞둔 1996년에는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창의력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1997년에도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인간의 지적 창의력이 부의 크기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면서 10년 앞을 내다보면서 세계 표준이 될 기술 개발과 무형자산을 확대하는 데 그룹의 역량을 결집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에도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시민' 개념은 2001년 신년사에 첫 등장했다. 이 회장은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 하는 기업시민으로서 더불어 사는 상생의 기업상을 구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 회장의 신년사에는 '협력업체 껴안기'가 빠지지 않았다. 협력업체를 '하청업체'라고 부르면서 낮게 평가하던 한국 사회 풍토를 취임 3년 차인 1989년 신년사에서 일갈하며 '공동체'라고 인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삼성의 협력업체도 바로 삼성가족"이라면서 "그들에게 인격적 대우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주어 회사와 협력업체가 하나의 공동체이며 한가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줌으로써 참된 공존공영을 이룩하는 것 또한 인간 중시 경영의 하나라고 저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인식은 1990년대 젊은 세대들이 벤처기업을 세우고 도전하며 사업을 일구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위기의식 결여를 질타하면서도 용기를 북돋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98년 신년사에서 "사회 전체가 국민소득 1만달러의 허상 속에서 흥청거리는 동안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근로윤리와 근검절약 정신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면서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불황을 체질 강화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땀과 희생, 그리고 용기와 지혜"라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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