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종합]강남역 살인사건 4주기 민주당·여성단체 등 "젠더폭력 우리 사회 만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0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17일 '강남역 살인사건' 4주기 성폭력 규탄 집회
민주당 "'여혐'없는 안전 사회 만들 것"
정세균 "성범죄 끝까지 추적하겠다"
여성단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여성 성폭력 멈춰달라"

[종합]강남역 살인사건 4주기 민주당·여성단체 등 "젠더폭력 우리 사회 만연"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4주기를 맞은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강남역 살인사건 4주기인 1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종 여성단체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이날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 4주기에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016년 5월17일,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화장실에서 한 20대 여성이 무참히 살해당했는데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며 "이는 묻지마 살인이 아닌,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타까운 죽음으로부터 4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성에 대한 혐오를 비롯한 젠더폭력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며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통해 여성들의 삶이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뼈아픈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n번방을 통해) 여성을 향한 범죄가 예전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치밀하게 이뤄짐과 동시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 사회로부터 성차별과 젠더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해 민주당은 법과 제도를 더욱 꼼꼼히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여성들이 운이 좋아 살아남는 세상이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 오롯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며 "그로부터 무수한 차별이 철폐되고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과 삶이 지켜지는 '더 나은 사회'로의 문이 열릴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은 한 여성이 서울 도심에서 생면부지의 남성에 의해 목숨을 잃은 ‘강남역 살인사건’ 4주기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그날 이후 벌써 네 번의 봄이 찾아왔지만, 피해자 가족들의 슬픔은 여전히 차가운 겨울 속에 갇혀 있을 것이다. 가족들께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n번방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여성이 안심하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디지털 성범죄를 비롯한 성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고,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치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여성에 대한 '묻지마 범죄'는 인류에 대한 공격이다"라며 "성 인지적 관점에서 사회 전반에 양성평등의 기반을 구축하고, 어느 한쪽 성에 불리한 정책과 제도가 있다면 과감히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종합]강남역 살인사건 4주기 민주당·여성단체 등 "젠더폭력 우리 사회 만연"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n번방까지 : 성폭력 규탄 이어 말하기'에서 n번방에분노한사람들 관계자 및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성단체들도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4주기를 맞아 "우리 사회에 여전히 만연한 일상의 성폭력을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소속 회원들은 이날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강남역 살인사건 4주기 성폭력 규탄 이어말하기 집회'를 열고 n번방 운영자와 이용자 신상을 공개하고 강력 처벌할 것을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은 많은 여성이 자기 자리에서 싸우기 시작한 계기"라면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겪는 일상적 차별·멸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2018년 '미투'로 이어졌고 우리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세상이 여성들의 요구에 발맞춰 움직여야 할 때"라며 "n번방 이용자 26만 명을 전원을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영은 서울여성회페미니스트대학생 연합동아리 활동가는 "4년 전 오늘 한 사람이 여자라는 이유로 꿈을 펼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야 했다"며 "운 좋게 살아남은 여성들은 사회를 바꾸자고 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활동가는 "강남역부터 n번방까지 사회가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은 서로 닮았다"며 "여성이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경희 페미니즘번쩍단 활동가는 "성폭력이 범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표현 욕구라고 치부하는 법정이 n번방을 용인하고 양산해왔다"며 "'n번방은_판결을_먹고_자랐다' 해시태그 운동이 말하듯 n번방 사건은 성폭력 가해자에게 우호적인 법정, '나중에'라고 말하며 여성 문제를 사소화하는 정치, 차별적 성 인식과 성 고정관념이 만연한 사회가 함께 만든 결과"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려면 성 착취 범죄에 참여한 남성들이 자신의 범죄를 반성하게 해야 한다"며 "자신의 범죄로 피해 여성들에게 어떤 일이었는지 이들이 뒤늦게라도 깨닫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서는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시민들의 관심이 끝까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4년 전인 지난 2016년 5월17일 서울 서초구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해 20대 여성이 숨진 사건이다.



가해자가 화장실에서 여섯 명의 남성을 지나치고 여성만을 기다려 범행을 저지른 점, 이후 그가 '여성에게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한 점 등에서 여성혐오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