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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환율까지 전면적 '포치'시대…中 위안화 절하로 맞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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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환율까지 전면적 '포치'시대…中 위안화 절하로 맞붙나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이후 25년 만이다. 6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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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전쟁 전면전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8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7.0039위안으로 발표했다.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고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시중 환율 결정의 기준점이 되는 인민은행 고시환율은 위안화 가치를 크게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고시환율은 위안화 가치를 낮췄다. 특히 지난 6일과 7일에는 절하폭이 각각 0.66%, 0.45%에 달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고시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은 인민은행이 공식적으로 '포치 시대'를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약세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입모은다. 실제로 고시환율의 상하 2% 범위에서 거래되는 중국 역내 외환시장과 홍콩 역외 외환시장 역시 위안화는 지난 5일부터 나흘 연속 달러당 7위안 위에서 거래되며 위안화 약세 분위기를 반영 중이다.


웨스트팩뱅킹의 프란세스 청 아시아 거시전략 대표는 "중국 금융 당국은 방어해야 한다고 느끼는 위안화 환율 마지노선을 정하지 않고 단지 외환시장의 흐름이 급격하게 변화하지 않게만 유도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고 있는 배경은 미국의 관세전쟁에 있다.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주식시장 하락과 자금유출 위험이 커지고 달러 부채가 많은 중국 기업들의 빚 부담이 커지지만, 당장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수출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관세전쟁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이 얼마만큼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느냐에 따라 환율 수준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뱅크오브 메릴린치는 미국이 예고대로 9월1일부터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위안화가치는 연말까지 7.3위안 수준으로 떨어지고, 25%까지 관세를 부과할 경우 7.5위안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위안화 가치가 위험 수준까지 하락할 때 돈을 풀어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인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여전히 3조달러 이상으로 풍부한 상황이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전날 공개한 7월 말 기준 외화보유액은 3조1037억달러로 전월 말의 3조1192억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연초 대비로는 310억달러 늘어나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중국의 의도적 위안화 평가절하를 지적하고 있는 데 대해 인민은행은 중앙은행증권 발행 계획을 공고하는 등 환율 방어 노력의 제스처를 보여주고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손을 쓰는 것이 실질적 효과를 낼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치 가오 스코티아뱅크 외환 전략가는 " 위안화의 방향은 금융, 경제적 이슈가 아니라 이미 정치적 이슈에 더 많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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