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 덧댄 유니폼' 망신…수영연맹 임원 수사의뢰

문체부,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사태 특정 감사결과 발표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전에서 테이프로 특정 상표를 가린 상의를 입은 우하람이 입장하고 있다(왼쪽). 국가대표 유니폼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다음날 한 선수가 임시방편으로 국가명을 붙인 상의를 입고 있다(오른쪽)[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테이프를 덧댄 부실한 수영복을 지급해 논란을 일으킨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들이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실시한 대한수영연맹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감사 결과 문체부는 용품 후원 업체 선정과 교체 과정에서의 마찰로 마케팅 대행사와 계약을 종료하면서 이미 보장됐던 현금 수입금 9억원에 대한 손실을 초래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지용 수영연맹 회장과 A부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도 이 사안에 대해 수영연맹에 기관경고 조처와 함께 김 회장 및 A부회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수사 의뢰 외에도 수영연맹에 대해 징계 14건, 기관경고 4건, 기관주의 1건, 시정 1건, 권고 3건의 처분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영연맹이 용품 후원사 교체로 2년 기준, 총 13억8000만원의 손실을 초래했고 대회에 참가할 국가대표의 선발 과정에서도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으며 마스터스대회 준비 부적정, 이사회 및 각종 위원회 운영 부적정, 권한 없는 사인(私人)에 대한 업무 위탁 등 사무처 운영에서도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수영연맹은 용품 후원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준비 기간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 7월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서 국제수영연맹(FINA) 규정에 부합하지 않은 의류와 용품을 우리 선수단에 지급해 망신을 초래했다.

대표 선수단은 대회 초반 'KOREA'라는 국가명도 없이 브랜드 로고를 테이프로 가린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수영연맹은 비판이 일자 임시방편으로 로고 자리에 천을 덧대고 그 위에 'KOREA'를 새긴 유니폼을 다시 지급해 논란이 더욱 커졌다. 또 오픈워터 수영 국가대표는 국제규정에 맞지 않은 수영모를 지급받은 탓에 경기 직전 퀵서비스를 통해 새로 전달받은 수영모에 직접 펜으로 'KOR'라 적은 뒤 출전하는 일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