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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아직 어두운데…위험자산에 몰리는 자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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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해소 기대감으로 미국 등 주요 국가 증시에 훈풍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 순증…채권형 펀드선 8900억 빠져나가

전문가 "경기 반등 전 선행 반응"…안전자산 상승 조정 국면 분석도

경기전망 아직 어두운데…위험자산에 몰리는 자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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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아직 어두운데…위험자산에 몰리는 자금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오주연 기자] 내년 경기전망이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관심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 증시에는 훈풍이 불고 있고 가파르게 치솟던 금ㆍ채권 등 대표적 안전자산의 가격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해소 기대감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가 완화된 것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일시적 조정 국면 가능성이 크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아직 뚜렷한 경기개선이 경제지표로 확인되지 않은데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 채권 등에 대한 자금유입도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국내 기업들의 수출부진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민간에서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1%대 성장률을 예상하며 '1%대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집 나간 펀드자금, 다시 '컴백홈'=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최근 한달 새 순증으로 돌아섰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961개)의 설정액은 연초 이후 9864억원이 감소해 3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도 4083억원이 줄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순증으로 돌아서면서 4263억원이 늘었다. 증시 상승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아진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6.25%로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 4.44%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인도는 각각 5.91%, 3.73% 상승했으며 베트남과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2%대에 그쳤다. 이처럼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면서, 총 2281억원어치의 자금이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됐다.


특히 지난 8일 기준 코스피지수가 한달 전(지난달 10일)보다 5.4%가량 오르면서 주가지표 움직임과 연동되는 인덱스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몰렸다. 국내 인덱스 펀드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7.29%로, 이 기간동안 총 8022억원 유입됐다. 액티브펀드에서 3759억원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쏠리는 동안 국내 채권형 펀드는 찬밥 신세가 됐다. 한 달 새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887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수익률은 0.12% 감소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는 지난 8월13일 g당 6만223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금 가격은 지난 8일 5만4000원대로 떨어졌다.


◆경기 반등이냐, 기술적 조정이냐= 전문가들은 미ㆍ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바닥론, 금리인하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경기가 워낙 안좋다보니 주요국들이 통화 및 재정정책을 올해 다 쏟아부었는데 이로 인한 효과가 6개월 뒤, 즉 내년 2분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는 내년 2분기에 바닥을 찍고 올라서지만 주가 반영은 6개월 선행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현재부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가 부양을 위해 미ㆍ중 무역협상을 원만하게 이끌어 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서 "여기에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올라서면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기업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 또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말까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일어나는 건 복합적인데, 우선 경기에 대한 선행지표들이 워낙 바닥에 있었기 때문에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핵심적 이유"라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합의가 다음달까지는 이뤄진다고 볼 때 위험자산 선호도 그 정도 수준까지 뚜렷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위험자산 선호에 대해 다소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요국들의 경제지표 등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분쟁이 진전되고 있고, 브렉시트도 해결되고 여기에 미국 연준도 통화 완화정책을 취하다 보니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채권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는 그동안 많이 내린데 따른 되돌림으로, 위험자산 선호를 합리화시키려면 추가 경제지표 등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런 현상은 위험자산 선호 등 흐름의 큰 변화가 아닌 시장 가격 상승 피로감에 따른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며 "채권시장의 경우 금리가 많이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는 과정이고, 위험자산 투자 선호를 확인하려면 신흥국 주식시장의 자금유입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1%대 저성장 고착화 우려=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내년 경기 전망도 밝진 않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을 놓고 정부와 민간 경제연구소의 시각차는 크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놓은 전망치 2.5~2.6%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긍정적 시각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달 말 1.9%를 제시하면서 "'성장률 2%대 시대'가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투자증권은 1.8%를 예상했다. 특히 LG경제연구원은 수출부진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중 세계경기가 올해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미ㆍ중 간 무역 분쟁도 해소하지 못하면 교역부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역시 비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일찌감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발표했고 UBS는 1.9%로 잡았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예상보다 일찍 1%대 성장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를 보면 앞으로 당분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매년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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