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톺아보기] 대한민국의 소멸을 막기 위한 메가시티 전략의 성공열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6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톺아보기] 대한민국의 소멸을 막기 위한 메가시티 전략의 성공열쇠
AD

우리나라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집중현상이 유독 심하다. 5000만명의 인구 가운데 절반인 2500만명이 수도권에 모여 산다. 인구밀도가 높은 만큼 심각한 문제도 많다. 단적으로 2020년 기준 전국의 주택보급율은 103%인데, 서울 94.9%, 경기 100%, 인천 98%로 수도권은 평균에 못 미친다. 서울 도심에서 출퇴근 시 교통난은 물론 경기,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기 위해 쓰는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다. 주거비 등 물가도 높아 생활비용도 많이 든다.


그럼에도 국회의사당, 행정부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주요 헌법기관과 주요 기업들의 본사가 자리하고 있고, 사람들이 원하는 현 입시제도에 부합하는 교육기회를 누리는 등 문화적, 경제적 기회가 월등히 많은 장점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사람들이 몰려 사는 중요 이유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수도권에서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수도권의 기능이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는 점과 지방은 쾌적한 생활환경에도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장래를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메가시티 전략은 지방에 거대한 새 도시를 만들어 수도권의 인구와 자원을 분산해 고른 발전을 꾀하자는 것이다. 수도권도 살고, 지방도 사는 방법으로 메가시티를 만들자는 데는 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메가시티는 주변 생활권 도시의 인구를 포함해 1000만명인 도시를 말한다. 이 메가시티를 어디에, 어떻게 만들 건가 하는 구체적 방법은 다소 다르다. 수도권 인구 분산 효과의 극대화를 고려하고 우리나라 인구 수와 국토환경을 생각하면 영남과 호남에 각각 1곳씩 만들어 하나의 벨트를 형성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본다. 각 메가티시는 인구 50만명에서 100만명 사이의 핵심도시를 만들어 교통망을 따로 구축해서 연결하는 방법으로 도시 하나가 아닌 여러 도시를 묶어서 큰 도시를 만드는 것이 구조의 핵심이다.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인데 멀리 떨어져서 보면 하나의 큰 도시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5~10개의 크고 작은 도시들이 효율적인 교통망을 통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있는 것이다.


메가시티의 물리적 구조보다 중요한 것은 메가시티가 사람들에게 제공할 서비스가 매력적인지 여부다. 무엇보다 청년세대가 수도권을 벗어나 이주해 올 수 있어야 하는데, 주거가 안정적이어야 하고, 국내외 유명 대학 등 이들이 선호하는 대학의 캠퍼스를 유치해 교육 기회에 대한 갈증이 없어야 한다. 취업 및 창업 기회가 풍부하며 금융공급이 원활하고, 문화예술활동이 자족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청년 세대가 희망을 가지고 수도권에서 눈을 돌려 지방의 메가시티로 가려면 수도권보다 더 좋은 생활환경과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이를 위해 법제도적으로 메가시티에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돼야 한다.


현재의 법제상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에 매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특별자치도법과 세종특별자치시법에서 상당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메가시티가 성공하려면 국방과 외교를 빼고 대학입시를 비롯한 교육제도, 주택 및 부동산공급 방식, 혁신기업의 산업실험 보장방안 등 사회, 문화, 교육,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메가시티의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설계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해야 한다. 메가시티의 자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조세징수권도 통째로 이양해야 한다. 대한민국 안에 싱가포르 같은 작은 나라를 세운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메가시티를 구성하는 각각의 도시들이 자족적이면서도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운영될 필요가 있다. 하나의 메가시티 안에 대학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학도시, 창업가들을 위한 창업가도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문화예술도시 등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유럽의 유서 깊은 대학도시나,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창업가 도시는 이미 익숙하고, 중국 개혁개방 초기 과감한 결단으로 첨단도시로 바뀐 선전, 조선업 도시였던 스웨덴의 말뫼가 조선업 불황을 딛고 새로운 스마트 도시로 거듭난 사례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 소멸을 막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메가시티 전략이 절실하고 메가시티 전략의 성공의 열쇠는 젊은 세대들이 기회의 땅으로 이민을 간다고 느낄 정도로 그곳이 매력적인지 여부다.



백주선 법무법인 융평 대표변호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