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시비비] 자유는 모든 것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7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시시비비] 자유는 모든 것이다
AD


대학에 기관원들이 상주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것도 공공연히. 수집하고 싶은 정보가 대학에 없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군다나 억압 정권의 핵심 저항세력이 젊은이들이었고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이 대학이었으니 권력기관의 집중 관찰 대상이 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길지 않은 경제 발전의 여정에서 자유에 대한 우리의 열망은 특별한 것이었다. 4월 혁명이나 광주의 저항, 6월 혁명 그리고 많은 개인의 희생은 자유에 대한 우리 국민의 특별한 의지 표명이었다. 어렵게 쟁취한 지금의 자유가 시인 김수영이 그토록 부러워했던 프랑스의 자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에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본다.


자유를 흔히 정치적 자산으로 여긴다. 그러나 자유는 경제, 사회, 문화, 언론을 포함해 모든 분야에서 발전의 기본요소이다. 생산요소로서의 자유를 망각하고 사는 것은 그것이 공기와 같은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산업혁명의 원인으로 많은 것들이 운위되지만 자유를 기본으로 한 세계 최초의 민주주의 국가 미국이 식민지로부터 독립하고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이후 19세기에 꽃핀 것은 우연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자유가, 특히 대학에서 그토록 소중한 것은 모든 창의력과 아이디어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상상해볼 수 없을 때 창의, 개혁, 꿈은 억압되고 끝내는 고사한다. 모든 것, 그것도 불가능한 것을 꿈꾼다는 의미에서 김수영이 말했듯이 자유는 불온한 것이다. 그런 불온한 자유가 없었다면 인류의 현재는 지금과 크게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한 신문 칼럼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자기들을 찍지 말자고 했다고 더불어민주당이 필자와 담당자를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고는 여론이 심상치 않자 취하했다고 한다. 칼럼에 개인적 판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이 틀린 것 같지도 않고 특별히 선동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언론의 자유에 권력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보면 집권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말끝마다 '촛불'을 앞세우며 자유와 정의의 화신임을 자부하는 정당이 취한 조치로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위선이 아닐 수 없다.


몇 년이나 집권했다고? 엉터리 선거법을 만들어 놓고는 그것을 빌미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집권세력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억압하는 입법과 조치, 언사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마치 무슨 실험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법무장관이라는 사람은 그저 정권의 치부를 숨기는 데 급급해하고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고 한다. 야당의 극렬한 반대에도 야합을 통해 권력기관을 재편한 당대표라는 사람은 50년을 집권하겠다고 한다. 독재를 꿈꾸지 않고는 어려운 조치와 발언들이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제안이 뭐 그리 법과 상식에 어긋난다는 말인가? 그 정도 표현의 자유가 용납되지 않는 선거법이 오히려 위헌이고 문제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수천 번 외치고 싶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다른 정당에 대해서도 같은 발언을 아무런 제약 없이 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럴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아닐까?


자유는 민주와 자본주의 체제의 모든 것이고 인류발전의 전제이다. 자유 없이 발전도 문화도 선진국도 없다. 당연히 봉준호도 없다. 자유에 책임이 따르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묻지 않아야 할 책임을 묻는 법과 제도는 하루빨리 개혁되어야만 한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