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진전이 있고 추가 협상 준비가 돼 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증시에서도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상장기업 컨설팅 업체 피터앤파트너스 고성민 대표는 "연내 종전협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어 도로, 건설, 주택 등 재건 관련주들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관계가 설정돼 있는 종전, 재건 관련 기업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WB)·유럽연합(EU)·우크라이나 정부가 올해 2월 공동 발표한 전후 재건 평가 보고서(RDNA4)에 따르면 주택, 운송, 상업·산업 부문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교량 290여 개, 도로 약 9000km가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재건 비용은 486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유럽 현대사에서 가장 큰 재건 프로젝트 중 하나다.
증시에서는 HD현대 관련주들이 전후 복구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전쟁 이전 우크라이나 건설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했던 강자다. 우크라이나 정부와는 전후 복구 프로젝트를 꾸준히 논의해왔으며, 지난 9월에는 우크라이나 영토개발부 차관이 HD현대건설기계 울산 사업장을 방문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재건 시계가 빨라질수록 두 기업의 시장 복귀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에너지 구조개편 수혜주로는 HD현대중공업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27년 가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폴란드가 건설을 추진 중인 부유식 LNG 터미널 프로젝트(FSRU)에 참여한 HD현대중공업도 재건·에너지 인프라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EU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맞물리면서 LNG·가스 인프라 분야의 신규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에스지이(SG)는 우크라이나 도로·운송 인프라 복구의 수혜주 후보로 꼽힌다. 재건 첫 단계는 유실된 도로 인프라를 복구하는 것이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에코스틸아스콘은 기존 아스팔트 대비 내구성 최대 4배, 시공 시간 20% 이상 단축되는 친환경 포장재로,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이미 시범 시공돼 운영 되고 있다.
에코스틸아스콘은 일반 골재 대신 철강 부산물인 슬래그(Slag)를 사용한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 철강 생산국으로 슬래그 자원이 풍부해 현지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국영기관으로부터 키이우 시범 포설 구간의 품질 인증을 받으며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SG는 2023년 우크라이나 현지법인을 설립해 재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에코스틸아스콘 관련 러시아 특허도 출원해 전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의 재건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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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문 필수 장비도 수혜를 보게될 가능성이 높다. 전진건설로봇은 국내 최대 콘크리트 펌프카(CPC) 제조업체로, 레미콘을 현장에서 원하는 위치로 고압 송출하는 건설 현장 필수 장비를 생산한다. 60개국 이상으로 펌프카를 수출하고 있으며, 연간 1000억원대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70% 이상에 달한다. 전후 재건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대규모 인프라·도시 재건에 필요한 필수 장비 공급사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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