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자퇴 두고 부친과 크게 다툼…폭행 신고까지 연결
의대·약대 중도탈락 1000명 돌파…역대 최대
전문가 "적성·흥미 무시한 진학, 가정 갈등과 부적응 초래"
묻지마 의대 진학을 둘러싸고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7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한 경찰서에는 20대 의대생 A씨가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다"며 신고 전화를 걸었고,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는 부친과 심하게 다투고 있었다. A씨는 의대 자퇴서를 제출하며 진로를 바꾸려 했지만, 이를 반대하던 부친과 의견 충돌이 격화된 상황이었다.
A씨는 부친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경찰에 제출하며 폭력 정황을 주장했으나, 현장 조사에서 욕설이나 신체적 폭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양측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부친 역시 의사로, 아들이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옆에서 설득하고 싶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육계는 이번 사례가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확산하는 '묻지마 의대' 현상의 단면이라고 분석한다. 학생들은 적성과 흥미를 충분히 고려하기보다 사회적 압박과 부모 기대에 맞춰 의대 진학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2년간 의대 정원 확대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통계에서도 의대 및 관련 전문대학의 중도 탈락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한 해 의·치·한·약대에서 중도 탈락한 학생은 1004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계열별로는 약대 398명, 의대 386명, 한의대 138명, 치대 82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권 대학에서 탈락자가 가장 많았으며, 주요 5개대 의대(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에서도 지난해 16명이 중도 이탈해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의대 열풍이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보다는 안정적인 직업 선택에 집중되면서 부적응과 가정 갈등을 초래한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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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의대 진학이 무조건 성공적인 경로라는 사회적 통념이 강해지면서, 특히 의사 가정의 자녀들은 세대를 넘어 진로 압박을 경험하게 된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진로 결정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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